쇼트트랙 황대헌 '분노의 질주'..."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쇼트트랙 황대헌 '분노의 질주'..."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2022.02.10. 오후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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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황대헌 '분노의 질주'..."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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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젯밤 쇼트트랙 황대헌 선수가우리나라에 첫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편파 판정에도 의연했던 황대헌은 9바퀴를 남기고도 내내 선두를 지키며 통쾌한 레이스를 펼쳤습니다.

올림픽 소식,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 보겠습니다. 조은지 기자!

[기자]
중국 베이징입니다.

[앵커]
간만에 진짜 눈물 흘렸다.

대한민국에서 나아가 대헌민국이다, 이렇게 기쁨을 표현하신 분들도 많더라고요.

현장에서 느낀 감동은 더 짜릿했죠?

[기자]
정말 틀에 박힌 표현이지만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습니다.

탄성이 절로 나왔고요.

이렇게 깔끔하게 또 완벽하게 이길 수 있구나 감탄한 경기였습니다.

어제 남자 1500m 6명이 뛰는 결승전에 무려 10명이 올랐죠.

초반에는 뒤쪽에 있었는데 우리 황대헌 선수, 9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나왔고요.

이후 한 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그 어떤 접촉이나 실격 여지도 없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사실 맨 앞에서 달리면 공기저항을 온몸으로 받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굉장히 크거든요.

황대헌 선수,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끝까지 초인적인 레이서 펼쳤고요.

무릎 꿇고 세리머니도 했습니다.

이준서, 또 박장혁 선수와 포옹하는 장면도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황대헌 선수, 이로써 우리 베이징 선수단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습니다.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에서 첫 우승을 하는 쾌거도 이뤘는데요.

안방 평창 올림픽 때는 고등학생, 막내로 출전했지만 500m 은메달 땄어요.

그런데 1000m, 1500m에서 모두 넘어지면서 진한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임효준이 중국으로 귀화해서 린 샤오쥔이 된 그사이 황대헌은 에이스 중책을 맡고 1000m의 억울함을 이틀 만에 보란 듯이 완벽한 경기력으로 금을 캤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봤던 에이스들은 김동성, 빅토르안, 안현수, 린샤오쥔, 임효준.

이런 선수들은 키가 170cm 전후로 뒤에서 호시탐탐 체력을 비축하다가 후반에 절묘한 파고들기로, 혹은 날 밀기로 우승을 했던 선수들인데요.

황대헌 선수는 180cm의 늠름한 체구로 피지컬로 정말 압도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에이스, 분노의 질주가 돋보였다, 그걸 보여줬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조은지 기자, 분노의 질주라고 말씀해 셨는데 사실 황대헌 선수, 1000m 때도 어제처럼 완벽한 경기 펼쳤지 않습니까?

그런데 황당하게 실격 받았었잖아요.

편파 판정을 이길 비밀이 있다고 했었는데 금메달 딴 뒤에 설명했다고요?

[기자]
경기 전에는 텃세 판정 이길 전략 나 있지만 한국어 하는 사람이 많아서 비밀이다, 이러면서 김선태 감독도 빅토르 안 코치를 의식한 듯한 재치 있는 말을 했었는데 어제 끝나고 깔끔한 경기 중에 가장 깔끔하게 경기를 하려고 했다라고 전략을 설명을 했습니다.

아무도 저에게 손대지 못하게 하는 전략이다라고 얘기했고요.

사실 사람이니까 본인도 안 괜찮았다라면서도 절실하게 두드리면 안 될 게 없다라고 의젓하게 말을 했고요.


어제 경기, 본인에게도 인생 최고의 하루였다고 하고 그동안 치렀던 경기 중 가장 뜨거웠다, 이렇게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은메달 딴 캐나다 뒤부아 선수 인터뷰도 아주 흐뭇했는데요.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선수들이 앞 동료 엉덩이를 잡듯이 황대헌 선수 뒤를 바짝 따라와서 끝까지 온 선수였죠.

은메달 따고 결승선까지 너무 멀어서 이렇게 달려도 되나? 뛰면서 중간에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뭐 어때 하는 심정으로 그저 황대헌을 따라갔더니 내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런 인터뷰를 했습니다.

본인의 첫 올림픽에서 감격적인 첫 메달을 땄고요.

어제 황대헌의 역주 정말 좋았고 그에 앞서서는 여자 3000m 계주 간판 최민정 선수가 막판 반 바퀴 짜릿한 역전극을 펼치면서 에이스의 위엄을 뽐냈습니다.

다른 나라 선수도 열심히 뛰었지만 최민정 선수, 부스터를 단 듯 장기인 아웃코스를 주름잡는 모습으로 쑥 앞으로 나왔고요.

앞서 1000m 예선에서도 이변 없이 1위로 당당히 준준결승에 올랐습니다.

이유빈과 함께 내일 1000m 메달 도전에 나섭니다.

황대헌의 좋은 기운을 이어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오늘은 피겨 간판이죠. 차준환 선수도 메달에 도전하죠?

[기자]
황대헌의 금메달 기운이 녹아 있는 그 링크, 베이징캐피털 실내 경기장에 1시 54분에 차준환 선수가 섭니다.

그제 쇼트프로그램에서 무결점 클린, 완벽 연기로 4위에 올랐는데 오늘 프리 4분 10초에 12가지 연기를 꽉꽉 채워야 하고요.

4회전 점프 2개를 차준환 선수가 넣었는데 연기 시작하자마자 쿼드로플 토루플 있고요.

그 두 번째로 쿼드러플 살코를 배치했습니다.

4회전 토루프 성공률이 반반인데 첫 번째 점프를 성공한다면 시상대도 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경쟁자들 사실 경쟁적으로 4회전 점프를 배치를 했습니다.

점프 기계인 미국의 네이선 첸 선수, 무려 5개의 4회전 점프를 넣었고요.

이에 맞서는 올림픽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일본의 하뉴, 아직 1명도 성공하지 못한 쿼드러플 악셀을 비롯한 모두 4개의 4회전 점프를 배치했습니다.

그래서 쇼트 8위 이 성적을 만회하려고 하는데요.

우리 차준환 선수는 평창 때 15위에 올랐었는데 올림픽에서 우리 남자가 톱10에 든 적 없습니다.

메달권에 든다면 남자 최초이자 2014년 소치 때 김연아의 은메달 이후 8년 만에 입상을 하게 됩니다.

방금 스켈레톤 첫날 경기가 끝났는데요.

평창 금메달 윤성빈 또 샛별인 정승기 선수, 아쉽게도 톱10에 들지 못했습니다.

베이징 북서쪽 옌칭트랙은 사실 쉬운 코스라서 실수 하나가 치명적인데요.

또 동계 종목 가운데 홈 이점에 가장 많은 종목이기도 합니다.

중국 선수 1000번 탔다는 옌원강 선수가 1차에서 3위로 안착했고요.

내일 3, 4차 주행까지 합쳐서 메달 색을 가리게 됩니다.

오늘 저녁에는 평창 은메달을 땄던 여자컬링 팀킴이 첫 경기에 나섭니다.

첫 단추, 컬링 강국인 캐나다를 상대하는데 재미있는 게 우리 팀의 피터 갤런트 감독이 캐나다 사람입니다.

아들 브렛은 캐나다 남자 국가대표이고요.

브렛의 약혼녀이자 갤런트 감독의 예비 며느리쯤이 될 피터먼 선수가 캐나다 여자 국가대표로 베이징에 왔습니다.

갤런트 감독은 평창 때 은메달을 이끌었고 사실 팀킴이 지도자 갑질 문제로 힘들 때도 든든하게 편을 들었던 감독인데요.

6년간 선수들과 지내서 딸처럼 느껴진다.

평창 때도 캐나다와 첫 경기했다, 나 한국팀 가르치니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소감을 남겼는데요.

오늘 관전 포인트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YTN 조은지입니다.

YTN 조은지 (zone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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