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대 실험' 마침표...코로나 불안 못 떨친 축제

'인류 최대 실험' 마침표...코로나 불안 못 떨친 축제

2021.08.08. 오후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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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열린 지구 최대 스포츠 축제 도쿄올림픽은 축하보다는 우려 속에 17일 열전을 마쳤습니다.

관중을 포기하면서까지 '안전'을 강조했지만, 일본 내 코로나 감염이 폭증하면서 폐막 때까지 '불안'을 떨치지 못했습니다.

도쿄에서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코로나19로 1년 늦춰진 올림픽은 개막식부터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감염병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차분한 분위기, 개회 선언에선 '축하한다'는 문구가 사라졌습니다.

[나루히토 / 일왕 (지난달 23일) : 제32회 근대 올림픽 대회를 '기념'하며 도쿄올림픽대회 개회를 선언합니다.]

대부분 경기에는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 취재진뿐이었습니다.

감염 우려에 올림픽 125년 역사상 처음 관중 없이 치른 대회입니다.

선수들과 팬들 사이에도 경기장 안과 밖으로 사회적 거리가 생겼습니다.

[토마스 바흐 / IOC 위원장 (지난달 8일) : 모든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엄격하게 조치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우리 모두 만족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림픽 참가자들은 동선 곳곳에서 현지인들과 쉽게 마주쳤습니다.

접촉을 막아 감염 위험을 없앤다는 '올림픽 버블'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들뜬 도쿄 거리에는 경계심이 사라졌습니다.

[야마모토 히로키 / 도쿄 회사원 : 긴급사태가 벌써 네 번째, 다섯 번째예요. 사람들이 이미 무뎌져서 효과가 전혀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일본의 코로나 감염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개막일 4천 명대이던 하루 확진자 수는 폐막이 다가오면서 만 5천 명대까지 늘었고 누적 백만 명을 넘었습니다.

그런데도 IOC와 일본 정부는 칭찬 일색입니다.

코로나 확산은 올림픽과 관련 없고, 대회도 성공적이었다고 스스로 평가합니다.

[토마스 바흐 / IOC 위원장 (지난 6일) : 이번 올림픽은 세계가 간절히 기다리던 희망을 상징하는 순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노심초사 지켜본 사람들 평가는 정반대입니다.

일본의 '재건'과 '부흥'을 알리려던 올림픽이 일본인들에게 '재앙'과 '부담'으로 남을 거란 겁니다.

[마이클 베이커 / 뉴질랜드 오타고대 보건학과 교수·방역 전문가 : 올림픽을 치르면서 일본은 분열됐습니다. 일본인들도, 일본 의료 전문가들도 원치 않았습니다. 이득은 거의 없지만, 매우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지구촌 축제로도 감염병을 이겨내거나 불안을 떨쳐낼 수 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남긴 채 올림픽은 17일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도쿄에서 YTN 조성호입니다.

YTN 조성호 (cho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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