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하며 쓰러진 트라이애슬론 선수들..."日, 날씨 거짓말"

구토하며 쓰러진 트라이애슬론 선수들..."日, 날씨 거짓말"

2021.07.27. 오전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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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하며 쓰러진 트라이애슬론 선수들..."日, 날씨 거짓말"
사진 제공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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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트라이애슬론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은 땅에 그대로 쓰러졌다.

더운 날씨로 고통받는 선수들을 돕기 위해 코치진이 달려들었고 몇몇 선수들은 부축을 받아야 했다. 이날 우승한 크리스티안 블루멘펠트(노르웨이)를 비롯한 몇 선수는 구토를 했다.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를 진행하는 '철인의 경기' 트라이애슬론은 높은 지구력을 요해 경기 후 구토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미국 야후스포츠 칼럼니스트 댄 웨트젤은 칼럼을 통해 이 상황이 '전쟁터' 같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최 측이 폭염으로 인해 경기 시작 시간을 오전 6시 30분으로 옮겼지만 당시에도 기온이 30℃에 달했고 습도는 67.1%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예정된 시작 시간에 맞춰 출발 신호가 나왔지만, 주최 측 보트가 수영 코스 위에 떠 있던 탓에 10분 뒤 재출발을 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웨트젤은 "선수들이 이런 무더운 조건에서 지쳐가고 있기 때문에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사과해야 한다. 그들은 날씨에 대해 거짓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측이 '온화하고 맑은 날이 이어지는 이 기간은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기에 이상적'이라며 하계 올림픽 개최를 추진했다고 꼬집었다.

트라이애슬론 외에도 야외에서 치러지는 테니스, 비치발리볼, 사이클 등의 종목에서도 폭염에 대한 우려가 높다.

러시아 여자 테니스 대표팀 아나스타샤 파블류첸코바는 지난 24일 경기를 마친 후 "전혀 즐기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세르비아 테니스 스타 노박 조코비치도 "극도로 더운 날씨와 높은 습도에서 경기하는 건 매우 어렵다. 도쿄 날씨가 더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와서 경험하기 전에는 이 정도일 줄 몰랐다"고 말했다.

웨트젤은 하계 올림픽이 7~8월에 열리는 이유가 이 기간 올림픽 TV 중계 시청률이 높아지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 중계 방송사 NBC는 미국 프로풋볼 NFL, 대학 풋볼 경기와 올림픽을 경쟁시키려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폭염 외에도 트라이애슬론이 열리는 도쿄 오다이바 해상공원 수질 문제는 올림픽 개막 전부터 우려의 대상이었다.

지난 2019년에는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트라이애슬론 테스트 경기가 수질 악화로 인해 취소된 바 있다. 당시 오다이바 해상공원의 대장균 수치가 국제 트라이애슬론연맹이 정한 기준치를 넘어서면서 주최 측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YTN 문지영 (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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