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영전에 우승 트로피를!"...PBA 무명돌풍 강민구

"할아버지 영전에 우승 트로피를!"...PBA 무명돌풍 강민구

2019.07.11. 오전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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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개막한 프로 당구리그, PBA 투어 첫 대회에서 무명의 강민구 선수가 준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낳았습니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실력을 닦아 온 대기만성형 선수인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고 있습니다.

양시창 기자가 만나 봤습니다.

[기자]
그리스 카시도코스타스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강민구가 먼저 축하 인사를 건넵니다.

세트 스코어 4대 3.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펼친 강민구의 선전에 팬들은 환호했습니다.

우승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무명 선수가, 공보다 벽을 먼저 맞추는 뱅크샷도 주저하지 않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강민구 / PBA 투어 선수 : 당구를 친 걸 후회하지 않게 된 계기, 그런 의미가 가장 크죠. 저에게는 가장 큰 대회인데. 결승까지 올라가서.]

하지만 프로 당구 선수로 우뚝 서기까지, 강민구도 적잖은 부침을 겪었습니다.

어린 시절 도맡아 키워주셨던 할아버지가 당구를 그만두라는 유언을 남겼을 정도로 반대가 심했습니다.

조부모 뜻대로 유학을 떠나 한동안 당구대를 멀리했지만, 아버지 사업 실패로 학업을 중단하면서 다시 큐를 잡았습니다.

[강민구 / PBA 투어 선수 : 아버지 회사가 부도가 난 거죠. 갑자기 할 수 있는 게 막막해졌어요. 아, 내가 당구에 목숨을 다시 걸어야겠다, 해서 선수가 됐습니다.]

할아버지 영전에 우승컵을 바치겠다는 간절함까지 더해진 강민구.

초대 챔피언 카시도코스타스를 포함해 쿠드롱과 강동궁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돌풍을 이어갈지 관심입니다.

PBA 투어 2차 대회는 오는 22일 시작됩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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