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박은선 '성별 논란' 확산

여자축구 박은선 '성별 논란' 확산

2013.11.06. 오후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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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자 축구 박은선 선수의 성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여자축구 관계자들은 박은선의 출전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대한축구협회에 성별에 대한 명확한 유권 해석을 요구했습니다.

취재 기자 연결합니다. 김재형 기자!

박은선 선수의 성별 논란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기자]

여자 실업축구 감독들이 여자축구연맹에 문제 제기를 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서울시청을 제외한 6개 구단 감독들은 최근 간담회를 갖고 내년 시즌 박은선의 경기 출전을 금지해달라고 여자실업축구연맹에 요청했습니다.

여성인 박은선 선수의 성 정체성이 의심된다는 이유입니다.

감독들은 자신들의 요청이 수용되지 않으면 내년 시즌 리그 참가를 보이콧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박은선 선수는 180cm의 키와 당당한 체구로 청소년 시절부터 주목받던 선수였습니다.

각급 대표팀을 거치며 A매치 11골을 넣은 특급 공격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낮은 목소리와 남성적인 외모 때문에 2000년대 초반부터 성별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특히, 중국 대표팀에서 성별에 의혹을 제기한 2010년 이후에는 국가대표와도 멀어졌습니다.

여자축구 구단들은 기량이 뛰어난 박은선이 국가대표에 뽑히지 않는 이유가 성 정체성 때문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앵커]

박은선 선수와 여자실업축구연맹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먼저 당사자인 박은선 선수는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통해 답답한 심경을 밝혔습니다.

박은선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웃으며 인사하고 걱정하셨던 분들이 저를 죽이려고 드는 게 마음이 아프다'면서 '성별 검사를 한 두번 받은 것도 아니고 월드컵과 올림픽까지 출전했는데 지금 상황이 수치스럽다'고 전했습니다.

여자축구연맹은 감독들의 사적인 자리에서 논의된 내용이 공론화됐다며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특히, 박은선 선수가 인권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우려했습니다.

당초 여자축구연맹은 오늘 단장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자축구연맹은 박은선의 선수 등록과 경기 참여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여자실업축구연맹 김정선 사무국장의 얘기입니다.

[인터뷰:김정선, 여자실업축구연맹 사무국장]
"은선이는 여자라고 해서 여자 주민등록증이 나와서 현재 여자로서 경기를 뛴 거 아닙니까.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성별 검사는) 국가대표에 차출됐을 때, 타국에서 이의를 제기했을 때 발생하는 사안이잖아요. 국내에선 아무 문제가 없어요. 경기를 뛰는데..."

[앵커]

민감한 사안인데요, 축구계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우선 축구보다 인권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여론재판식으로 몰아갈 경우 박은선 선수가 입을 상처가 크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현재 여자축구연맹은 국제축구연맹 FIFA로부터 성별과 관련한 규정을 받아 유권해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국내 여자축구에는 성별과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박은선 선수를 놓고 잡음과 혼란이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선수 자격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지금까지 YTN 김재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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