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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남미에서 K팝 아이돌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 많이들 들어보셨죠.
그런데 아이돌뿐 아니라 20년 전 드라마의 주연 배우까지 '왕자' 대접을 받고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거대한 중남미 시장에서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K문화의 현주소를 이준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수많은 인파를 향해 손 키스를 날리자, 비명에 가까운 함성이 터져 나옵니다.
아이돌 못지않은 환영의 주인공은, 드라마 '천국의 계단' 한태화 역을 맡았던 배우 신현준입니다.
[신현준 / 배우 : 제가 연기한 한태화를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미 팬 여러분 가슴 속에 항상 사랑이 넘쳐나길 바랍니다.]
23년 세월을 거스른 이례적 역주행 열풍, 그 출발점은 2002년 월드컵 당시, 정부가 참가국들에 드라마 판권을 무상 공급하며 뿌려둔 씨앗이었습니다.
[아메리카 테산 / 멕시코 한국문화원 홍보팀장 : 한국이 멕시코에서 존재감을 갖기 시작한, 혹은 한류가 멕시코에 자리 잡게 된 중요한 계기 중 하나는 2002년 한국이 개최한 월드컵의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출생의 비밀과 지고지순한 희생을 다루는 중남미 국민 드라마 '텔레노벨라'의 정서와 한국형 멜로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우리 '한'과 '흥'의 정서는 현지의 K팝 팬들과도 폭발적으로 공명하고 있습니다.
[비앙카 포르토카레로 / 멕시코 방탄소년단 팬 '아미' : 가사가 아미와 정말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 여동생은 아미가 아니지만, 제가 BTS 가사를 보내줬더니 동생도 깊이 공감했거든요, 그렇죠?]
뇌종양과 싸우던 72살의 칠레 할머니는 K팝을 통해 다시 삶의 의지를 되찾았고,
[마리아 유헤니아 곤살레스 / 72살 칠레 '아미' : BTS 이야기만 해도 북받쳐요. 저를 다시 살게 해줬거든요. 우울증이 심했는데, 노래가 제 영혼을 가득 채워줍니다.]
멕시코에선 대통령까지 나서 BTS 공연을 늘려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는데,
이후 중남미 5개국에서 열리는 BTS의 14차례 공연은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 멕시코 대통령 (지난 5월) : 이미 BTS에게 내년에도 꼭 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현지 언어와 리듬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습니다.
에이티즈는 제목부터 라틴식 발음인 '바드'를 내세우며, '브라질리언 펑크' 리듬으로 챌린지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BAD' - 에이티즈 : Tu me tienes loco, toda noche, loco contigo (너 때문에 미치겠어, 밤새도록 너한테 미쳐있어.) Wild when you tease, tan lento, ritmo peligroso (날 애태울 땐 아찔해져, 아주 느리게, 위험한 리듬으로)]
엔하이픈의 '블러디 파라다이스'나 에스파의 '레모네이드'처럼 라틴 리듬과 스페인어 가사를 활용한 곡도 쏟아집니다.
['LEMONADE' - 에스파 : 무표정으로 난 Savour (음미해) Muchas gracias mi amor. (정말 고마워 내 사랑)]
'아기상어'로 유명한 핑크퐁 역시 망자의 날 등 현지 문화를 입힌 스페인어 채널로 2천만 구독자를 모았습니다.
음악을 넘어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겁니다.
[크리스 디 카를로 / 멕시코 K팝 댄스 학교 대표 :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신념이자 문화, 삶의 방식이며 새로운 10대 세대가 고유한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6억6천만 명이 넘는 인구의 라틴아메리카는, 미국 내 6천5백만 히스패닉과 언어·문화적으로 맞닿아 있어 문화 산업의 요충지로 꼽힙니다.
특히 음악 시장에선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17%대의 성장률로 16년 연속 확장세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공들여온 일본이나 중국에 비하면, 현지 기반은 아직 얕은 편입니다.
단기 흥행을 넘어, K문화를 품고 자란 젊은 세대가 주류가 될 때까지 끈기 있는 기억의 축적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영상편집 : 마영후
디자인 : 김서연
화면제공 : Maria Eugenia Gonzalez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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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에서 K팝 아이돌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 많이들 들어보셨죠.
그런데 아이돌뿐 아니라 20년 전 드라마의 주연 배우까지 '왕자' 대접을 받고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거대한 중남미 시장에서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K문화의 현주소를 이준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수많은 인파를 향해 손 키스를 날리자, 비명에 가까운 함성이 터져 나옵니다.
아이돌 못지않은 환영의 주인공은, 드라마 '천국의 계단' 한태화 역을 맡았던 배우 신현준입니다.
[신현준 / 배우 : 제가 연기한 한태화를 사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미 팬 여러분 가슴 속에 항상 사랑이 넘쳐나길 바랍니다.]
23년 세월을 거스른 이례적 역주행 열풍, 그 출발점은 2002년 월드컵 당시, 정부가 참가국들에 드라마 판권을 무상 공급하며 뿌려둔 씨앗이었습니다.
[아메리카 테산 / 멕시코 한국문화원 홍보팀장 : 한국이 멕시코에서 존재감을 갖기 시작한, 혹은 한류가 멕시코에 자리 잡게 된 중요한 계기 중 하나는 2002년 한국이 개최한 월드컵의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출생의 비밀과 지고지순한 희생을 다루는 중남미 국민 드라마 '텔레노벨라'의 정서와 한국형 멜로가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우리 '한'과 '흥'의 정서는 현지의 K팝 팬들과도 폭발적으로 공명하고 있습니다.
[비앙카 포르토카레로 / 멕시코 방탄소년단 팬 '아미' : 가사가 아미와 정말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제 여동생은 아미가 아니지만, 제가 BTS 가사를 보내줬더니 동생도 깊이 공감했거든요, 그렇죠?]
뇌종양과 싸우던 72살의 칠레 할머니는 K팝을 통해 다시 삶의 의지를 되찾았고,
[마리아 유헤니아 곤살레스 / 72살 칠레 '아미' : BTS 이야기만 해도 북받쳐요. 저를 다시 살게 해줬거든요. 우울증이 심했는데, 노래가 제 영혼을 가득 채워줍니다.]
멕시코에선 대통령까지 나서 BTS 공연을 늘려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는데,
이후 중남미 5개국에서 열리는 BTS의 14차례 공연은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 멕시코 대통령 (지난 5월) : 이미 BTS에게 내년에도 꼭 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현지 언어와 리듬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습니다.
에이티즈는 제목부터 라틴식 발음인 '바드'를 내세우며, '브라질리언 펑크' 리듬으로 챌린지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BAD' - 에이티즈 : Tu me tienes loco, toda noche, loco contigo (너 때문에 미치겠어, 밤새도록 너한테 미쳐있어.) Wild when you tease, tan lento, ritmo peligroso (날 애태울 땐 아찔해져, 아주 느리게, 위험한 리듬으로)]
엔하이픈의 '블러디 파라다이스'나 에스파의 '레모네이드'처럼 라틴 리듬과 스페인어 가사를 활용한 곡도 쏟아집니다.
['LEMONADE' - 에스파 : 무표정으로 난 Savour (음미해) Muchas gracias mi amor. (정말 고마워 내 사랑)]
'아기상어'로 유명한 핑크퐁 역시 망자의 날 등 현지 문화를 입힌 스페인어 채널로 2천만 구독자를 모았습니다.
음악을 넘어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겁니다.
[크리스 디 카를로 / 멕시코 K팝 댄스 학교 대표 : (K팝은)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신념이자 문화, 삶의 방식이며 새로운 10대 세대가 고유한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6억6천만 명이 넘는 인구의 라틴아메리카는, 미국 내 6천5백만 히스패닉과 언어·문화적으로 맞닿아 있어 문화 산업의 요충지로 꼽힙니다.
특히 음악 시장에선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17%대의 성장률로 16년 연속 확장세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공들여온 일본이나 중국에 비하면, 현지 기반은 아직 얕은 편입니다.
단기 흥행을 넘어, K문화를 품고 자란 젊은 세대가 주류가 될 때까지 끈기 있는 기억의 축적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영상편집 : 마영후
디자인 : 김서연
화면제공 : Maria Eugenia Gonzalez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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