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품은 이창동 '가능한 사랑'...24년 만에 또 은사자상

베니스 품은 이창동 '가능한 사랑'...24년 만에 또 은사자상

2026.09.13. 오전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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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앵커
■ 전화연결 : 윤성은 영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베니스 영화제에서 공개된 뒤 호평이 이어졌던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이 은사자상인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며 우리 영화계에 낭보를 전했습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와 함께 이 소식, 더 자세히 짚어봅니다. 평론가님 나와 계시죠?

[윤성은]
안녕하세요, 윤성은입니다.

[앵커]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가능한 사랑. 우리 영화계에 참 기쁜 소식을 전해줬는데요. 우리 영화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이죠, 심사위원 대상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요?

[윤성은]
정리를 해드리면 1987년에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강수연 배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요. 그리고 2002년도에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감독상을 받은 적이 있고 2012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14년 만에 한국영화 수상작이 나온 건데요. 가능한 사랑이 최초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앵커]
이창동 감독이 이번에는 은사자상을 자신의 영화 이력에 추가하며 세계적 거상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는데요. 세계 3대 영화제 중 칸에서 잇따라 주목받아왔는데 이번엔 오랜만에 베니스영화제에서 좋은 소식 들려줬네요?

[윤성은]
최근에는 칸영화제 출품이 잦았고 또 칸에서 수상을 이어왔지만 베니스영화제는 어떤 의미에서 이창동 감독에게 고향과 같은 곳이거든요. 오아시스라는 작품이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으면서 해외에서 이창동 감독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 가능한 사랑으로 수상하게 되어서 굉장히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이번 가능한 사랑에서도 이창동 감독이 늘 주목해 왔던 타자의 고통이라든가 이해, 혹은 구원의 가능성, 불가능성이라는 주제가 이어져 왔기 때문에 수상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앵커]
이창동 감독이 수상 소감을 통해서 8년 만에 신작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또 출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는데요. 수상 모습 보고 다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오늘 여러 번 봤습니다마는 다시 봐도 자랑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현지에서 첫 상영을 하고 7분 동안 기립박수가 쏟아졌다는데 기자회견이 끝나고 취재진들이 우르르사인을 받을 만큼 언론의 호평도 줄을 이었다고 하는데요.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가요?

[윤성은]
가능한 사랑은 해고 노동자 부부와 해고 노동자들을 카메라에 잡는 다큐멘터리 부부를 담은 작품입니다. 사실 두 부부에게는 경제적인 차이나 자라온 환경을 비롯해서 공통점이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으로는 서로 친밀해질 수도 있고 친밀해져야 한다고 믿는데요. 그렇게 표면적으로는 상당히 거리감을 좁혀가지만 다큐멘터리가 더 진행되면 될수록 뿌리 깊게 자리한 계급 간에 위화감과 인간 본연의 위선이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제목 그대로 우리 사회에서 인간과 인간 사이에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은 가능한가, 혹은 가능한 사랑의 깊이는 어느 정도인가를 심도 깊게 묻는 작품입니다.

[앵커]
이창동 감독이 30년간 인간과 사회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탐구해온 세계적 거장이잖아요. 베니스 영화제가 이 작품의 어떤 특별한 점을 특히 눈여겨 봤을 거라 생각하시나요?

[윤성은]
이번에 보면 심사위원장을 맡은 맥은 배우이자 감독이고 또 두기봉 감독도 있고 데니얼 블룸버그 같은 음악감독도 있습니다. 여러 대륙의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심사위원들에게 고루 인정받았다는 건 어디서나 통하는 보편적인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물론 절대적인 완성도와 또 주제의 깊이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논의를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번 영화, 화려한 출연진 면면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도 수상의 공을 주연 배우들에게 돌리기도 했는데 특히, 전도연 씨는 외신에서 100년 만에 한번 나올 연기라는 극찬도 받았네요?

[윤성은]
전도연 배우는 이미 국제무대에서도 너무 잘 알려진 연기력을 가진 배우인데요. 이창동 감독매우 밀양에서 보여준 연기로는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수상하기도 했고요. 이번에는 해고노동자의 아내 역할을 맡아서 내면에 쌓여 있는 회한과 인고의 시간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든 밝은 성격으로 극복해보려고 애써 웃음으로 포장해내는 연기까지 내밀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저도 이 영화를 봤는데요. 전도연 씨뿐만 아니라 조여정 씨, 설경구 씨, 조인성 씨도 각자의 캐릭터를 매우 잘 표현해 줬고 무엇보다 이 네 배우의 앙상블에 빈틈이 없었다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앵커]
또 이 영화가 내년 3월에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되기도 했잖아요. '기생충'과 '미나리'에 이어 아카데미에서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지 기대해도 될까요?

[윤성은]
이번 베니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 수상을 하면서 더 전망이 밝아졌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아카데미 수상까지 가기에는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충분히 아카데미 회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강렬한 이미지와 주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영화가 하마터면 제작되지 못할 뻔했다고 하더라고요.

[윤성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가 아시다시피 타협 없는 날카로운 리얼리즘, 묵직한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성은 늘 극찬을 받았지만 최근에 2편, 시와 버닝이 BP를 넘기는 데 실패했거든요. 그런 요인들이 투자사들이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동을 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돌파구가 되면서 거장에게 안정적인 제작 환경을 만들어준 덕분에 극장에 먼저 걸린 뒤에 나중에 OTT로 볼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줬습니다.

[앵커]
영화제의 뜨거운 반응과 대비되는 한국영화의 현실인데요. 이창동 감독이 최근 프랑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구조적 위기에 놓인 한국 영화 산업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해법 제시하기도 했는데 어떻습니까?

[윤성은]
소피카라는 정책을 소개하면서 국내에 도입하는 게 어떠냐고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프랑스가 영화 영상산업에 민간 자금을 유입시키기 위해서 대표적으로 만들어온 선진 투자 세제 지원제도입니다. 그래서 민간 자본이 들어왔을 때 파격적으로 세제를 감면해 주는 혜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이런 식으로 국내에서도 여러 방면의 투자를 통해서 독립, 중, 저예산 영화들을 육성시키는 방안들을 논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박찬욱이나 봉준호, 이창동 뒤를 잇는 세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걱정도 있는데 우리 영화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윤성은]
방금 말씀드린 다른 나라들에서 하고 있는 그런 지원 제도를 우리나라에서도 논의해 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고요. 결국 독립영화를 제작하고 신인감독을 육성하고 중저예산 장르 영화에 투자하는 것이 계속 새로운 작품을 관객들도 볼 수 있고 또 새로운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드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이런 작품들이 선보일 수 있는 영화제도 분명히 존속시키는 게 필요하고요. 이런 영화들을 또 지속적으로 틀 수 있는 독립예술영화 극장을 존속시키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과제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윤성은 영화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윤현숙 (yunh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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