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스타' 회장에게 밉보였더니 월급이 포인트로 들어왔다?

'SNS 스타' 회장에게 밉보였더니 월급이 포인트로 들어왔다?

2026.06.05. 오후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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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ON-AI RADIO]
□ 방송일시 : 2026년 6월 5일 (금)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출연: 최민석 작가 (녹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 의 메인 토크 시간, 시간입니다. 명실공히 가장 사랑받는 문학과 문학을 둘러싼 여러 가지 해석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벽돌 책 뿌수기> 오늘도 YTN 라디오 온에어의 독서 셰르파 최민석 작가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민석 : 안녕하십니까, 최민석입니다.

◇ 김우성 : 오늘도 어떤 산을 오르게 될지. ‘아 저거 어떻게 올라’라고 하지만 이분 따라가다 보면 금방 오르고요. 재미있습니다. 재밌어야 모든 일을 하죠. 오늘은 한국 단편을 가져왔습니다. 해외 작품들을 많이 다뤘고 5.18 즈음에서 저희가 <소년이 온다>도 소개했지만 이번에는 ‘장류진 작가’ 아시는 분 있으세요? 저도 많이 알지 못했는데,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작품인데요. 먼저 인공지능 에어가 간략하게 이분 소개하고 돌아오겠습니다.

● 에어 : 장류진은 1986년에 태어난 소설가입니다.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판교의 IT 회사에서 십 년 가까이 일했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이던 어느 날, 문화센터에서 소설 쓰기를 배우며 처음 글을 썼고요. 그렇게 쓴 단편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2018년, 제21회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등단합니다. 이 작품은 2018년 가을, 창비 홈페이지에 무료로 공개됐는데, 트위터를 타고 퍼지면서 누적 조회수 40만 건을 넘겼습니다. 이듬해인 2019년, 같은 제목의 첫 소설집으로 묶여 나왔고요. 이후 장편 《달까지 가자》 등을 통해 오늘의 젊은 직장인, 그 삶의 결을 꾸준히 그려 온 작가입니다.

◇ 김우성 :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 많이 들어본 제목 같고 익숙해 보여요.

◆ 최민석 : 그렇죠 원래 이 책의 제목은... 이게 책이라고 하는 이유가 원래는 ‘단편 소설’입니다. 그런데 단편 소설집을 낼 때 소설집을 대표할 작품을 하나 고르잖아요? 그걸 표제작이라고 하는데 이 단편 소설이 표제작이 된 거죠. 그래서 단편 소설의 제목이자 동시에 소설집의 제목이 된 거죠. 아무튼 이게 좀 익숙할 텐데 왜 익숙하냐면 알랭 드 보통이 쓴 <일의 기쁨과 슬픔> 그 책 제목을 가지고 와서 쓴 겁니다. 이거는 작가가 작가의 말에 밝혀둔 겁니다.

◇ 김우성 : 저도 그래서 알랭 드 보통과 이 <일의 기쁨과 슬픔> 우리나라에서 많이 소개된 작품이기도 하고 얘기여서 익숙하다 싶었는데, 이분 저희 에어가 소개했지만 이 단편으로 ‘창비신인소설상’을 2018년에 받으면서 등단을 해요. 우리 최민석 작가님도 창비신인소설상을 받으셨는데.


◆ 최민석 : 저는 2010년에 같은 상을 받으면서 데뷔를 했는데, 아무튼 이 작품이 창비신인소설상 당선작인데 그때 출판사가 요즘은 X라고 하지만 옛날 트위터 시절에 트위터에 그 작품 원고를 링크를 걸어서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를 했어요. 그때 직장인들의 갑이 아니라 ‘을의 삶을 극사실주의로 담아냈다’ 이런 평가를 받으면서 굉장히 많은 화제가 됐거든요. 그 와중에 또 되게 슬프잖아요? 을의 삶이라는 게. 그런데 이걸 굉장히 유머러스하게 다뤄서 흔히 말하는 웃픈 상황을 잘 담아냈다 그런 평가를 받았고요. 읽어보시면 문장이 짧아요. 그래서 몰입도가 굉장히 높고 가독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젊은 독자층에게 아주 뛰어난 반응을 얻으면서 열화와 같은 지지를 얻었는데. 그때 출판사에 따르면 이 소설을 무료로 공개했을 당시에 그 온라인에서 조회한 트위터를 통해서 들어온 그 사람들의 조회수가 15만 건을 넘었다고 합니다.

◇ 김우성 : 15만 불을 팔 수 있었는데...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속물인가요?

◆ 최민석 : 나중에 또 <달까지 가자> 드라마도 됐기 때문에. 나중에 또 책을 많이 팔았습니다.

◇ 김우성 : 이렇게 젊은 세대, 요즘의 문화를 아주 잘 읽혀지는 짧고 유머러스한 문체로 전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일단 줄거리로 들어가 볼게요.

◆ 최민석 : 소설의 첫 문장은 이렇습니다 “합시다. 스크럼” 스크럼이란 실리콘 밸리에서 유행한 것으로 ‘소규모 스타트업 회사에서 널리 쓰는 프로젝트 관리 기법’입니다.

◇ 김우성 : 죄송해요. 저 오해했습니다. 저희 세대는 스크럼 이러면 경찰 진입을 막고 막 이런...

◆ 최민석 : 아무튼 원칙은 이렇습니다. 매일 약속된 시간에 선 채로 어제는 무슨 일을 했고, 오늘은 무슨 일을 할 건지 짧게 말하고 마지막에는 마스터가 전체적인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겁니다.

◇ 김우성 : 이 얘기 듣고 이게 낯선 분들 있을 것 같아요. 소설 시작부터 스타트업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지네요.

◆ 최민석 : 그렇죠. 그런 분위기가 느껴지죠. 그러면서 스타트업 특유의 뭔가 도전적이고 세상을 온통 다 바꿀 듯한 가능성이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이런 웃픈 고충을 전하죠. 아무튼 이 스크럼은 원래 짧고 효율적으로 업무 현황을 점검하고 의욕을 고취하자는 취지였는데 뭐든지 한국에 들어오면 한국화 되잖아요.

◇ 김우성 : 한국화됐죠. 실리콘 밸리의 스크럼이 한국화됐어요. K-패치가 부착됐습니다.

◆ 최민석 : 그렇습니다. 이거 어떻게 되냐면 원래 짧고 효율적으로 하잖아요. 그런데 스크럼 마스터, 즉 회사의 대표가 하는 한 말씀이 “예... 또, 그리고 또” 이렇게. 마지막으로, 최종적으로,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이런 식으로 20분을 넘기기가 일쑤입니다. 결국은 일반 회사의 조회 시간보다 더 길어집니다. 게다가 직원들은 모두 영어 닉네임으로 서로를 부르는데.

◇ 김우성 : 그런 문화 많아요.

◆ 최민석 : 이러면 더 수평적인 문화가 조성될까 싶어서 한 거였는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 김우성 : 아, 굴지의 대기업도요 직책 빼고 뭐 다양한 프로라고 불러라 이런 경우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이런 데서는 다 영어 닉네임 부르잖아요. 뭐 이거야 어려운 일인가? 어떻게 됐습니까?

◆ 최민석 : 결국은 저번에 데이빗께서 말씀하신... 이렇게 이상한 한국식 존대가 덧붙여졌습니다.

◇ 김우성 : 아니 데이빗을 왜 써요? 이렇게 말할 거면.

◆ 최민석 : ‘데이빗이 말한 대로’가 아니라 ‘데이빗께서 말씀하신’ 이러니까. 왜냐하면 직원들 입장에서는 대표를 데이빗이라고 부르니까 다른 거에서 굉장히 극존칭을 덧붙여야 자신이 대표를 무시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풍길 수 있고.

◇ 김우성 : 정말 한국식이네요.

◆ 최민석 : 아무튼 그러다 보니까 이 관리직은 다 영어로 쓰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더 쉽게 말을 놓게 됐습니다. DJ 님이 스티브라면 옛날 같으면 “김우성 씨 이것 해 주시겠어요?” 이럴 텐데 영어는 어차피 반말이니까 “스티브 이것 빨리 해줘” 이렇게 된 겁니다.

◇ 김우성 : 아래로만 지금 원래 취지가.

◆ 최민석 : 아무튼 결과가 이상해져 버렸는데. 그런데 직원들은 모두 다 수근거립니다. 원래 대표의 본명이 박대식이라서 그냥 그 촌스러움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대식 대신 데이빗으로.

◇ 김우성 : 여러분 지금 월드컵 다가오잖아요. 히딩크 감독이 와서 호칭, 존칭 생략했습니다. 왜냐하면 패스 받아야 되는데, 급한데 막 “홍명보 형님” 이러다가 언제 받습니까? 그래서 “명보” 이렇게 부르라고 했더니 이천수 씨가 막 “명보!” 아무튼 그 느낌인데. 어쨌든 한국식으로 와서는 이상해졌어요. 웃픈 현실이 벌써부터 느껴지네요.

◆ 최민석 : 네, 그 분위기를 이렇게 풍겨놓고 본격적인 얘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이 다니는 회사의 이름은 ‘우동마켓’입니다. 가락국수, 우동 이런 걸 파는 게 아니라 ‘우리 동네 마켓’의 준말입니다.

◇ 김우성 : 계속 작가가 은근슬쩍 깔아놔요.

◆ 최민석 : 우리가 흔히 아는 그 애플리케이션 있죠? 그걸 살짝 변용을 시킨 거죠. 사용자가 중고품을 올려서 거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이름입니다. 아무튼 이날도 대표가 스크럼 뒤에 훈시를 눌러 놓았습니다. 그 훈시의 요지는 ‘거북이 알’ 좀 어떻게 해보라라는 거였습니다.

◇ 김우성 : ‘거북이 알’이 뭐예요?

◆ 최민석 : 거북이 알은 ‘헤비 유저의 닉네임’입니다. 보통은 사람들이 중고 물품을 어쩌다가 한 번씩 올리는데, 이 ‘거북이 알’이라는 사용자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제품을 올리는데 그게 이상한 게 다 ‘포장지를 뜯지 않은 새 제품’이에요.

◇ 김우성 : 중고마켓이라고 했는데 새 제품들이 계속 올라오네요.

◆ 최민석 : 그래서 데이빗은 거북이 알 때문에 우리 앱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접속하면 오로지 거북이 알 게시물밖에 안 보일 만큼 도배가 돼 있고. 게다가 거북이 알의 프로필 사진이 진짜 거북이를 찍은 사진인데 자신은 파충류를 끔찍이 싫어해서 징그러워 죽겠다고 말을 합니다.

◇ 김우성 : 우리 박대식 대표, 데이빗 이렇게 불만이 말이 많네요.

◆ 최민석 : 네. 말이 많은데 그건 주인공인 나도 말이 많습니다. 나는 이제 반박을 합니다. 나는 ‘거북이 알 때문에 오히려 거래량이 증가해서 우리 매출에 도움이 되고 소비자 유입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반론을 하죠.

◇ 김우성 : 오, 용감하네요.

◆ 최민석 : 그런데 결국 직급이 계급이잖아요. 그래서 데이빗이 5만 원짜리 2장을 지갑에서 꺼내 나한테 주면서 하는 말입니다. “거북이 알의 물건을 사면서 대체 뭐 하는 인간인지 직접 만나봐!”

◇ 김우성 : 위장 잠입?

◆ 최민석 : 네. 그러면서 또 데이빗이, 박대식 씨가 말이 많잖아요. 데이빗은 거북이 알의 물건이 장물인지 의심스럽고, 가능하다면 하루의 거래량은 20개까지만. 그러니까 줄여달라는 게 20개예요. 그리고 더 가능하다면 프로필 사진도 진짜 거북이 사진이 아닌 닌자 거북이처럼 귀여운 걸로 바꿔 달라고 그렇게 부탁하라고 지시합니다. 나는 이런 데이빗의 지시가 너무 부담스러웠지만 자리에 돌아와서 또 다른 부담을 느낍니다.

◇ 김우성 : 아니, 우리 데이빗 박대식의 지시도 ‘뭐 이런 걸 내가 가서 어떻게 설득하라는 거야’ 이런 마음도 있는데. 자리에 돌아오면 또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뭔가요?

◆ 최민석 : 그건 바로 내 뒷자리에 있는 천재 프로그래머 ‘케빈’ 때문입니다.

◇ 김우성 : 케빈, 새로운 인물이 나왔습니다. 천재 프로그래머예요.

◆ 최민석 : 케빈은 어떤 인물이냐면 우리 회사에 있는 앱 개발자인데, 천재라는 명성에 걸맞게 개발자 둘이서 할 일을 혼자서 다 해치웁니다. 그런데 내 일은 뭐냐면 버그를 발견해서 케빈한테 알려주는 겁니다. 요컨대 나는 계속 케빈을 지적해야 되는 일을 맡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케빈이 우리 회사에서 나이는 막내인데 ‘사실상 서열은 3위’라는 겁니다.

◇ 김우성 : 높군요.

◆ 최민석 : 그리고 나는 ‘사실상 서열이 막내’입니다.

◇ 김우성 : 아, 막내인데 서열 3위한테 이거 버그 났어요. 이거 안 돼요. 이거 누르면 잘못 들어가요. 이걸 매번 지적해야 되는 피곤한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치이고 있네요.

◆ 최민석 : 그래서 내가 버그를 발견해서 알릴 때마다 케빈은 자기의 잘못을 지적하는 거니까 짜증을 내는데 나는 그 짜증을 눈치껏 잘 받아줘야 합니다. 그런데 케빈은 전형적인 개발자 타입입니다. 우리 IT 업계에서 도는 말이 있습니다.

◇ 김우성 : 무슨 말인가요?

◆ 최민석 : 이 세상에는 두 부류의 개발자가 있는데 외향적인 개발자는 말할 때 자기 신발 끝을 보면서 말하고.

◇ 김우성 : 눈 안 마주치고 자기 신발 끝만 보면서.

◆ 최민석 : 외향적인 개발자는 상대방의 신발 끝을 보면서 말한다.

◇ 김우성 : 한 5cm 진보했다. 내 신발 끝을 보다가 상대 신발.

◆ 최민석 : 그래서 이런 말이 있습니다. 케빈을 모시기 전에, 채용도 아닙니다. 모시기 전에 대표가 이미 이런 분은 그냥 합격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셔야 하는 거지만 그래도 형식상 면접은 봐야 하지 않겠냐면서 정말 형식적인 면접에서 정말 형식적인 질문을 합니다. 우리 회사는 10명 미만의 가족 같은 회사라서 사회성이 중요한데 괜찮겠어요? 이런 질문을 하죠. 케빈이 답하기를 자신은 카이스트의 레고 동아리 총무 출신이라면서 사회성을 그때 다 길렀다고 합니다.

◇ 김우성 : 레고는 혼자 하는 거죠.

◆ 최민석 : 그렇죠. 그런데 내가 보기에 카이스트, 레고, 총무 어디를 보더라도 사회성 없는 단어들의 조합이었습니다.

◇ 김우성 : 우리 주인공 속 터지네요.

◆ 최민석 : 이거는 제 표현이 아니라 소설 속에 있는 등장인물의 생각입니다. 게다가 회장도 아니고 총무는 뭡니까?

◇ 김우성 : 어쨌든 뭐라도 맡았네요.

◆ 최민석 : 아무튼 케빈은 이런 사람입니다. 나는 이런 케빈과의 갈등은 뒤로 하고 일단 거북이 알한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 김우성 : 우동 마켓의 아주 헤비 유저입니다.

◆ 최민석 : DM을 보낸 거죠. 커피 메이커를 사고 싶다고. 거북이 알이 올려놓은 수많은 상품 중에 ‘커피 메이커 제가 살게요’ 그렇게 메시지를 보내니까 답이 곧장 왔습니다. 점심시간에 만나자고.

◇ 김우성 : 오호, 거래 성사. 드디어 거북이 알 헤비 유저를 만나게 됩니다.

◆ 최민석 : 장소는 판교의 테크노밸리 거리입니다. 거북이 알을 만나보니까 이분은 일단 여성입니다. 그녀는 유비 카드사의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도 능숙하게 돈을 받고 갑니다. 거래를 많이 했으니까. 이른바 쿨 거래하는 거죠. 그런데 나는 이렇게 헤어지면 안 되잖아요. 데이빗이 시킨 취지가 있으니까. 그래서 너무 조급해져서 막 뒤돌아서 가는 그녀를 막 뛰어가서 잡습니다. “저기요, 저기 얘기 할 수 있을까요? 저 실은 우동마켓 직원이에요”.

◇ 김우성 : 이걸 드러내면 거북이 알이 경계하지 않을까요? 우리 주인공이 정체를 공개했네요.

◆ 최민석 : 네. 거북이 알은 나를 딱 보더니 쿨거래하는 사람답게 쿨하게 “그럼 그쪽도 점심 먹어야 하지 않나요?” 이렇게 물은 다음에 요즘 그 문제가 되는 별다방. 이때는 문제가 되기 전에...

◇ 김우성 : 그렇죠. 소설 시점 당시에는 안 그랬습니다.

◆ 최민석 : 그곳으로 갑니다. 그래서 거기서 샌드위치를 하나 시킨 다음에 나는 그녀의 사연을 들었습니다. 거북이 알은 원래 유비카드에 있는 공연기획팀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이 회사 유비카드의 회장은 인스타그램 스타입니다.

◇ 김우성 : 아, SNS 인플루언서였나 보네요.

◆ 최민석 : 헤비 인플루언서죠. 아주 영향력 있는. 특히 이 회장은 클래식 마니아들 사이에서 소문난 인플루언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비카드가 주최하는 클래식 공연이 많았던 거죠.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 회장한테... 이 소설 속에 있는 그 클래식 연주자인데, ‘루보프 스미르노바 내한 공연’을 추진해 달라고 댓글을 많이 달았고, 이 인스타 인기에 취한 회장은 거북이 알한테 어떡하든 이 스미르노바를 섭외해 보라고 명령을 했습니다. 성공을 하면 보너스와 진급을 약속해 주겠다면서요.

◇ 김우성 : 회장의 특명과 성공 시 진급 약속.

◆ 최민석 : 그렇죠. 보너스도 주고 진급도 시켜주겠다 이렇게 약속한 거죠.

◇ 김우성 : 거북이 알 쿨거래 양상을 보면 뭔가 일으킬 사람 같은데, 어떻게 결과가 나왔습니까?

◆ 최민석 : 거북이 알은 러시아로 두 번이나 출장을 가서 결국은 공연 섭외에 성공을 해왔습니다.

◇ 김우성 : 이야, 능력자네요.

◆ 최민석 : 네. 그리고 어느 날 기획팀의 인턴이 스미르노바 내한 공연 문의가 폭주한다면서 알릴 때가 되지 않았나요? 이렇게 차장인 그녀한테 물어봅니다. 그래서 거북이 알은 사람들이 이렇게 원하니까, 자기가 차장이잖아요. 그래서 차장 직권으로 인턴한테 그럼 홈페이지에 정식 공지를 올려라 이렇게 얘기를 하죠. 공지가 올라가니까 사람들은 막 환호성을 질렀고 회장은 이걸 보고 즉각 거북이 알을 불렀습니다.

◇ 김우성 : 너 해냈구나, 잘했어 이렇게 얘기할 걸까요? 회장이 불러서 뭐라고 했습니까?

◆ 최민석 : 거북이 알은 회장이 일 잘했다고 칭찬할 줄 알고 회장실로 갔죠. 그런데 가보니까 이거 웬걸, 불같이 화를 내는 겁니다.

◇ 김우성 : 화를 내요? 일 잘했는데? 그 미션을 성공시켰는데 왜 화를 내죠?

◆ 최민석 : 왜냐면 자기가 인스타에서 먼저 알리고 싶었던 거예요.

◇ 김우성 : 아, 이거 방송용 쓰는 표현 맞나요? 관종이네요. 본인이 알리고 싶었구나.

◆ 최민석 : 그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워들한테 ‘아 회장님 너무 고마워요’, ‘회장님 짱짱’, ‘회장님 최고’ 이런 댓글을 자기가 받고 싶었던 거죠.

◇ 김우성 : 주인공이 그러면 약간 놓친 게 있네요.

◆ 최민석 : 그렇죠. 그래서 원래는 이런 공지를 실무자들이 결정하는 게 맞아요. 주인공은 잘못한 게 없어요. 그런데 이 회장의 SNS 자아가 강한 특성을 미처 고려를 못한 거죠.

◇ 김우성 : 아, 자기 홈페이지 링크 걸어가지고 하면 되지. 참 이 회장도 참 독특한 사람입니다. 어쨌든 우리 거북이 알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려워졌겠네요.

◆ 최민석 : 맞습니다. 회장이 말 바꾸는 사람이에요. 회장이 원래는 보너스와 진급을 약속했잖아요? 이거 물 건너가 버렸습니다. 안 지켜요. 그리고 다른 팀으로 거북이 알을 발령까지 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이 발령은 좌천은 아니었고 발령받은 팀 역시 핵심 업무를 하는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거북이 알은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었어요.

◇ 김우성 : 자, 회장 앞에서의 프레젠테이션 같은데 그러면 마음이 불안불안합니다.

◆ 최민석 : 그렇죠. 이 PT를 듣고 있던 회장이 어딘가 심기 불편한 표정으로 거북이 알한테 물어봅니다.

“자네 이 카드만의 장점이 뭔가?”
“포인트죠. 다른 카드보다 두 배로 주니깐요”.
“그래? 사람들이 그렇게 포인트를 좋아해?”“그럼요. 혜택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렇게 좋으면, 이 차장은 1년 동안 월급을 포인트로 받게.”

◇ 김우성 : 뒤끝 있는 사람이네요.

◆ 최민석 : 이런 대화가 오갑니다. 그리고 다음 달 월급날, 거북이 알은 깜짝 놀랐습니다. 월급 대신 들어온 포인트가 너무 많은 거예요.

◇ 김우성 : 뭔가 들으신 분들 ‘아~’ 하실 것 같아요.

◆ 최민석 : 그래서 이걸 어떻게 다 써야 할지 막막합니다. 포인트로 처음에는 엄마한테 선물도 보내고, 포인트로 택시도 타고, 물건도 샀지만 감당이 안 돼요. 그러다가 결국 우동마켓이라는 앱을 발견하게 됩니다.

◇ 김우성 : 그랬군요.

◆ 최민석 : 그래서 결국은 자기가 직원 할인가로 자기 회사에서 파는 물건을 막 포인트로 닥치는 대로 다 사서 그걸 우동마켓에 팔면서 포인트를 현금화한 것이죠. 그래서 포장도 안 뜯은 물건들이 그렇게 하루에도 수십 개씩 올라온 겁니다.

◇ 김우성 : 그러니까 쓴 걸 파는 중고마켓의 정상 거래가 아니라...

◆ 최민석 : 생계를 위해서. 그래서 거북이 알은 ‘우동마켓 덕분에 살 길이 열렸다’고 나한테 정말 고마워합니다.

◇ 김우성 : 보면 웃기고 황당한 일 같지만 먹고사는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꼭 이 사안이 아니더라도 이런 식의 슬픈 일들이 많아요. 그래서 제목에도 슬픔이 들어간 것 같기도 하네요.

◆ 최민석 : 그래서 기본적으로 이 소설의 정서는 을의 사연이 담겨 있고, 이걸 좀 웃프게 승화를 했다.

◇ 김우성 : 그러니까요. 뒤끝 있는 SNS 중독자 회장이 포인트로 월급을... 요즘 안 됩니다. 여러분 이거 법적으로는 다 안 되는 거죠. 괴롭힘입니다. 어쨌든 그렇게 만나서 얘기까지 다 들었습니다. 둘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 최민석 : 자, 헤어져야 되는데 나는 왠지 이 거북이 알의 사연이 너무 딱해서 이대로 헤어질 수 없을 것 같아요.

◇ 김우성 : 주인공이 휴머니스트네요.

◆ 최민석 : 그래서 그녀한테 ‘물건을 하나 더 사겠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녀가 자신의 차로 데리고 가는데 트렁크를 열어보니까 레고 장난감이 있습니다.

◇ 김우성 : 별걸 포인트로 다 샀네요.

◆ 최민석 : 그래서 나는 그 레고 장난감을 하나 더 샀습니다.

◇ 김우성 : 앞에서 레고 얘기를 해서 누군가가 떠오릅니다. 소설 막바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 최민석 : 회사로 돌아온 나는 옥상으로 올라갑니다. 옥상에 가 보니까 이 케빈이라는 인간은 어찌나 컴퓨터 같은지 매일 정해진 시간에, 매일 정해진 장소에서, 매일 정해진 개비의 담배를 피우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 김우성 : 굉장히 정해진 대로 사네요.

◆ 최민석 : 칸트예요, 칸트. 나는 거북이 알한테 사 온 그 레고를 케빈한테 내밀면서 얘기합니다. “자요. 미리 생일 선물.”

◇ 김우성 : 보통은 그냥 ‘아우, 이런 걸 왜... 고마워’ 이래야 되는데.

◆ 최민석 : 케빈은 감격했습니다.

◇ 김우성 : 감격했어요?

◆ 최민석 : 너무 감격한 나머지 케빈은 내 신발 끝을 보면서 말합니다.

◇ 김우성 : 자신의 신발 끝이 아니고요.

◆ 최민석 : 내 신발 끝. 지금 기분이 너무 좋은 거예요. “아, 고마워요. 안 그래도 살려고 했는데...”

◇ 김우성 : 이야, 이렇게 기분이 좋으니까. 앞서 두 가지 타입 얘기 드렸죠? 여러분 내성적이면 자신의 신발 끝, 아주 외향적이면 상대방의 신발 끝. 어쨌든 상대방의 신발 끝을 봤으니까 적극적이네요.

◆ 최민석 : 그래서 둘 다 기분이 좋아진 거죠. 이때 둘의 핸드폰에서 알람이 동시에 울립니다. 우리는 핸드폰을 확인하고 둘이 같이 미소를 지었습니다.

◇ 김우성 : 아, 핸드폰을 확인하고 미소 지을 일이 뭘까요?

◆ 최민석 : 재난 경보가 아니라 ‘월급 입금 알람’이었습니다.

◇ 김우성 : 직장인들의 한 달에 한 번 맞아야 살 수 있는 영양제 같아요.

◆ 최민석 : 그렇죠. 월급이 동시에 입금됐으니까 알람도 동시에 울린 거죠. 그리고 이날 밤 나는 퇴근 시간 후에도 사무실에 남아 있었습니다. 대표 박대식 씨, 데이빗이 야근 중인 나를 보고 감명 받았는지 괜히 나한테 와서 주인공 닉네임은 ‘안나’거든요. “요즘도 안나한테 케빈이 짜증 내?” 이러면서 막 갑자기 챙기려고 합니다. “그렇죠. 뭐 이제 괜찮을 거예요” 내가 이렇게 대답을 하자 데이빗은 괜히 “아, 케빈 이 자식을 그냥!” 그러면서 케빈의 애꿎은 의자를 발로 한번 뻥 찹니다.

◇ 김우성 : 약간 허세까지 있네요. 우리 박대식 씨.

◆ 최민석 : 그렇죠. 아마 이 사장 데이빗은 케빈이 그만둔다고 하면 무릎까지 꿇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케빈이 있을 때는 이런 행동을 절대 못 하는 거죠. 아무튼 이런 사장은 퇴근을 하면서 늘상 해온 말을 또 한 번 합니다.

◇ 김우성 : 늘상 해오던 말, 주인공 심기에는 별로 안 좋을 것 같은데 무슨 말입니까?

◆ 최민석 : 그냥 습관처럼 하는 말이에요. “우리 앱에 광고만 붙으면 안나 월급 팍팍 올려줄게!”

◇ 김우성 : 인천에 배 들어오면 이거랑 무슨 다른 얘기입니까? 공염불이잖아요.

◆ 최민석 : 그렇죠. 그런데 나는 오늘 사장이 이렇게 말해도 별 상관없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야근하려고 남은 게 아닙니다. 내가 남은 이유는 ‘스미르노바’ 콘서트를 예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 김우성 : 나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줄 일을 위해서 살짝 기다렸네요.

◆ 최민석 : 9시에 예매가 오픈되는데, 집에 가면 늦을 것 같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예매 회사 서버에 시간을 맞춰 놓은 다음에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기하는 텀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사이에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한테 사인 받은 사진을 봤습니다. 업무에 지칠 때마다 조성진으로 나는 힐링을 합니다.


◇ 김우성 : 조성진 피아니스트, 그분은 저도 힐링됩니다. 모든 직장인들한테 이렇게 힐링할 출구가 있네요.

◆ 최민석 : 네. 그런데 실제로 작가가 판교에서 근무를 했고...

◇ 김우성 : 10년 동안 일했대요. 우리 소설가 장류진.

◆ 최민석 : 조성진 씨한테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해요. 그래서 이 부분에 한해서는 자기 생활이 어느 정도 투영된 거고요. 아무튼 다시 작품으로 돌아갈게요. 조성진 씨는 소설의 표현에 따르자면 예쁜 얼굴만큼이나 예쁜 글을 써놓았습니다. 이렇게 써놨어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사시는 동안 적게 일하시고 많이 버세요.”

◇ 김우성 : 우와, 약간 조성진 목소리 같아서요. 순간 놀랐습니다. 연습하셨나요?

◆ 최민석 : 아니요. 목소리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나는 예매 오픈이 열리는 9시 전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습니다. 조성진의 홍콩 공연 티켓과 홍콩 항공권을 사는 겁니다.

◇ 김우성 :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

◆ 최민석 : 네. 값은 나가지만 괜찮습니다. 오늘은 월급날이니까요.

◇ 김우성 : 뭔가 각자의 꿈이 서로 전혀 안 섞일 것 같은 것들이 찰칵찰칵 돌아가면서... 판교 저도 가봤거든요. 판교의 풍경을 보는 것 같습니다. 작가가 IT 업계에서 일했다고 하는데 이 작가도 스타트업에서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건가요?

◆ 최민석 : 스타트업에 다닌 전력이 있고요. 이 작품으로 데뷔할 당시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IT 회사에서 일을 했습니다.

◇ 김우성 : 네, 유명한 회사에서 마지막 일을 했군요.

◆ 최민석 : 그리고 작품으로 많이 알려지고 난 후에는 작품에 몰두하기 위해서 일을 그만두고 현재는 전업 작가로 살고 있고요.

◇ 김우성 : 앞에 우리 인공지능 에어가 소개해 줬지만 평범한 직장인이던 어느 날 문화센터에서 소설 쓰기를 배우면서 처음 글을 썼고 삶의 길이 바뀌었습니다. 인생이 이렇게 참 길이 바뀌는... 그래서 작품이 생생한 느낌이 들어요.

◆ 최민석 : 네, 제가 줄거리 소개할 때 판교에서 만났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 소설을 보면 판교 테크노밸리 거기를 지나가는데 작품에 길을 건너지 않는 육교 조형물이 있다고 해요.

◇ 김우성 : 육교 같이 생겼는데 사람들 그걸 건너지 않는.

◆ 최민석 : 그렇죠. 그런데 실제로 판교에 있거든요. 그리고 소설에 NC 소프트 사옥을 설명을 해요. 거기에 커다란 네모 구멍이 뚫려 있다고. 그런데 실제로 또 NC소프트 사옥에 이런 네모 구멍이 뚫려 있거든요. 약간 현실과 픽션을 뒤섞은 건데 아무튼 여기서 정말 중요한 거, 월급을 포인트로 주는 거 이건 상상이냐 현실이냐? 이거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라고 합니다. 신용카드 포인트로 월급을 어느 회사에서 줬다는 이야기를 장류진 작가가 듣고 그다음에 이거를 소설로 한번 써야겠다 생각하고 이 이야기를 굉장히 오랫동안 구상했다고 합니다.

◇ 김우성 : 이 전형적인 갑질, 이 판교에서 벌어진 갑질 사건들 기억하죠? 멀리서 촬영됐지만 직원의 뺨을 후려치는 P2P 업체 막 보였었고요. 그분은 구속까지 됐죠. 이런 것들이 뉴스로 전해졌는데 실제로 장류진 작가의 소설에서는 굉장히 웃기고, 하지만 슬프고, 하지만 리얼한 이야기로 펼쳐졌습니다. 생동감이 있네요. 어떤 분들이 읽어보면 좋을까요?

◆ 최민석 : 일단 회사 업무로 지친 분들에게 위로가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이제는 직장인 서사도 하나의 장르가 될 만큼...

◇ 김우성 : <미생> 같은 드라마도 그렇고.

◆ 최민석 : 미드 <오피스>도 있고 꽤 많은 이야기들이 생겨났었어요.

◇ 김우성 : 미스김 씨. 김혜수 씨가 주연한.

◆ 최민석 : 최근에는 <언더커버 미쓰홍> 그런 드라마를...

◇ 김우성 : 맞습니다. 직장 배경이에요.

◆ 최민석 : 그런 직장인 드라마 이걸 좋아하는 분들이 읽으시면 또 좋을 것 같고요. 그리고 ‘꽤 현실적인 한국 단편 소설’이에요. 그래서 현실적인 한국 단편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한테도 이 작품을 추천합니다.

◇ 김우성 : 20, 30대의 직장 생활의 심리나 마음이 궁금하신 분들도 한번 읽어보시고요. 20대 30대나 40대 50대나 일은 기쁨과 슬픔이 함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 기쁨만 있는 것도 아니고 슬픔만 있는 것도 아니다라는 보편적 진리가 녹아 있는 것 같습니다. 자 최민석 작가님 덕분에 오늘 저희도 정말 재밌는 작품 깔깔깔 웃으면서 같이 즐겼네요. 여러분들도 즐겨주시고 꼭 책 사서, 도서관 가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날카로운 최민석 작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민석 :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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