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The Devil Wears Prada 2)│2026
감독 : 데이빗 프랭클 │ 주연 :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등
감독 : 데이빗 프랭클 │ 주연 :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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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0년 동안 악질 상사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미란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립)가 돌아왔다. 그러나 2편의 미란다는 더 이상 악마가 아니다. 그녀는 이제 그룹 회장의 눈치를 보고, 그가 꽂은 낙하산 인사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는 ‘을’이며, 코트를 직접 걸어야 하고, 회의 때 하고 싶은 말도 시원하게 하지 못하는 이빨 빠진 상사다. 변하지 않은 것은 그녀가 걸친 멋진 의상들뿐이다. 그렇다면 미란다의 서슬이 퍼렇게 살아있던 시절, 그녀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왔던 ‘앤디’(앤 해서웨이)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20년 전 패션잡지사 ‘런웨이’를 떠나 시사 저널리즘을 쓰던 앤디가 시상식장에서 해고를 통보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인정받는 중견 기자가 되었음에도 변화의 바람에 살아남지 못한 회사가 매각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모든 직원이 문자 하나로 해고되는 이 장면은 1편과 2편 사이에 생략된 20년의 세월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미란다의 스캔들이 전광석화처럼 퍼져 나가 회장 부자(父子)와 앤디에게까지 전달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앤디는 미란다를 희화화시킨 밈을 통해 그녀의 소식을 접한다. 미디어는 성격도, 속도도 달라졌는데 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인간은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앤디는 위기에 빠진 미란다와 ‘런웨이’를 구하라는 회장의 지령을 받고 20년 전 떠났던 회사로 돌아온다. 여전히 앤디를 무시하고 쌀쌀맞게 구는 미란다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까칠한 모습이다. 그러나 앤디는 미란다가 헉헉대며 코트를 거는 모습을 보고 그녀도 시대에 적응해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에 연민을 느낀다. 게다가 이제 광고주가 된 미란다의 전비서이자 앤디의 전 상사, ‘에밀리’(에밀리 블런트) 앞에서 미란다는 한마디도 못 하고 그녀의 요구를 다 들어준다. 앤디에게 미란다는 이제 악마가 아니라 엄호해야 할 노병일 뿐이다.
그래서 요란스럽게 컴백을 알린 이 속편에는 악마가 부재한다. 미란다 대신 에밀리가 빌런의 자리를 대체하기는 했지만, 그의 배신은 별다른 긴장감 없이 간단하게 정리되어 버린다. 앤디의 다급한 전화 몇 통으로 그룹 전체가 매각되고 매수되는 전개는 이 영화가 처음부터 리얼리티에는 무지하거나 무관심함을 잘 보여준다. 한편이 된 미란다와 앤디의 관계는 물론, 에밀리와 앤디의 사이 또한 1편만큼의 갈등도 없으며, 결과적으로는 따뜻한 유대만이 남게 된다. 여기서 20년 동안 앤디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느냐는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대체로 없다’라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대사에도 등장하듯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보다 조금은 자신감도 엿보이고, 당당해진 느낌은 있지만 앤디는 여전히 미란다의 비서처럼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편집장, 아니 직장 상사로서의 카리스마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20년이나 기자 생활을 했는데도 에밀리에게 쉽게 속아 넘어가는 그녀는 변하지 않은 외모만큼이나 아직도 순진한 스무 살에 머물러 있다. 갈등이 심각하지 않으니 카타르시스도 부족하다. 1편만큼의 정서적 여운이 남지 않는 이유다.
1편의 아우라가 사라진 자리를 채운 것은 흥미롭게도 패션과 함께 더욱 거창해진 이벤트다. 2편의 의상들은 기본적으로 1편의 맥시멀리즘에 대비되는 클래식하고 미니멀한 스타일이지만 밀라노 패션위크에서만큼은 아방가르드하고 예술적인 하이 컨셉 패션들로 가득 차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벽화 앞에서 패션계 셀럽들이 만찬을 여는 장면에서는 명품의 속성을 고전 명화와 동등하게 놓고자 하는 야심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명품은 트렌드 혹은 사치라는 오명을 벗기고, 예술 작품처럼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지닐 수 있음을 역설한 것이다. 미란다가 바로 이 장소에서 ‘벤지’(저스틴 서로)에게 런웨이를 인수하더라도 그 전통은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이러한 메시지의 연장선에 있다.
다소 부족한 점들이 있지만 후반부,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들어도 이 일이 너무 좋다고 말하는 미란다의 대사에서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미란다, 나이젤, 앤디의 사무실이 나란히 위치한 빌딩을 밖에서 비추는 마지막 앵글도 인상적이다. 비록 이들의 직위는 다를지라도 일에 대한 열정만큼은 수평적임을 영화 내내 보여주었기에, 텁텁함 없이 영화관을 나올 수 있게 만드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YTN 브랜드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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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포스터
20년 동안 악질 상사의 대명사처럼 불리던 ‘미란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립)가 돌아왔다. 그러나 2편의 미란다는 더 이상 악마가 아니다. 그녀는 이제 그룹 회장의 눈치를 보고, 그가 꽂은 낙하산 인사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는 ‘을’이며, 코트를 직접 걸어야 하고, 회의 때 하고 싶은 말도 시원하게 하지 못하는 이빨 빠진 상사다. 변하지 않은 것은 그녀가 걸친 멋진 의상들뿐이다. 그렇다면 미란다의 서슬이 퍼렇게 살아있던 시절, 그녀의 횡포를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왔던 ‘앤디’(앤 해서웨이)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컷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는 20년 전 패션잡지사 ‘런웨이’를 떠나 시사 저널리즘을 쓰던 앤디가 시상식장에서 해고를 통보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인정받는 중견 기자가 되었음에도 변화의 바람에 살아남지 못한 회사가 매각되면서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이다. 모든 직원이 문자 하나로 해고되는 이 장면은 1편과 2편 사이에 생략된 20년의 세월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미란다의 스캔들이 전광석화처럼 퍼져 나가 회장 부자(父子)와 앤디에게까지 전달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앤디는 미란다를 희화화시킨 밈을 통해 그녀의 소식을 접한다. 미디어는 성격도, 속도도 달라졌는데 그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이나 인간은 퇴출당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컷
앤디는 위기에 빠진 미란다와 ‘런웨이’를 구하라는 회장의 지령을 받고 20년 전 떠났던 회사로 돌아온다. 여전히 앤디를 무시하고 쌀쌀맞게 구는 미란다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 까칠한 모습이다. 그러나 앤디는 미란다가 헉헉대며 코트를 거는 모습을 보고 그녀도 시대에 적응해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에 연민을 느낀다. 게다가 이제 광고주가 된 미란다의 전비서이자 앤디의 전 상사, ‘에밀리’(에밀리 블런트) 앞에서 미란다는 한마디도 못 하고 그녀의 요구를 다 들어준다. 앤디에게 미란다는 이제 악마가 아니라 엄호해야 할 노병일 뿐이다.
▲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컷
그래서 요란스럽게 컴백을 알린 이 속편에는 악마가 부재한다. 미란다 대신 에밀리가 빌런의 자리를 대체하기는 했지만, 그의 배신은 별다른 긴장감 없이 간단하게 정리되어 버린다. 앤디의 다급한 전화 몇 통으로 그룹 전체가 매각되고 매수되는 전개는 이 영화가 처음부터 리얼리티에는 무지하거나 무관심함을 잘 보여준다. 한편이 된 미란다와 앤디의 관계는 물론, 에밀리와 앤디의 사이 또한 1편만큼의 갈등도 없으며, 결과적으로는 따뜻한 유대만이 남게 된다. 여기서 20년 동안 앤디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느냐는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대체로 없다’라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 대사에도 등장하듯 사회 초년생이었을 때보다 조금은 자신감도 엿보이고, 당당해진 느낌은 있지만 앤디는 여전히 미란다의 비서처럼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편집장, 아니 직장 상사로서의 카리스마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20년이나 기자 생활을 했는데도 에밀리에게 쉽게 속아 넘어가는 그녀는 변하지 않은 외모만큼이나 아직도 순진한 스무 살에 머물러 있다. 갈등이 심각하지 않으니 카타르시스도 부족하다. 1편만큼의 정서적 여운이 남지 않는 이유다.
▲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컷
1편의 아우라가 사라진 자리를 채운 것은 흥미롭게도 패션과 함께 더욱 거창해진 이벤트다. 2편의 의상들은 기본적으로 1편의 맥시멀리즘에 대비되는 클래식하고 미니멀한 스타일이지만 밀라노 패션위크에서만큼은 아방가르드하고 예술적인 하이 컨셉 패션들로 가득 차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벽화 앞에서 패션계 셀럽들이 만찬을 여는 장면에서는 명품의 속성을 고전 명화와 동등하게 놓고자 하는 야심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명품은 트렌드 혹은 사치라는 오명을 벗기고, 예술 작품처럼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지닐 수 있음을 역설한 것이다. 미란다가 바로 이 장소에서 ‘벤지’(저스틴 서로)에게 런웨이를 인수하더라도 그 전통은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이러한 메시지의 연장선에 있다.
▲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스틸컷
다소 부족한 점들이 있지만 후반부, 많은 것을 포기하게 만들어도 이 일이 너무 좋다고 말하는 미란다의 대사에서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미란다, 나이젤, 앤디의 사무실이 나란히 위치한 빌딩을 밖에서 비추는 마지막 앵글도 인상적이다. 비록 이들의 직위는 다를지라도 일에 대한 열정만큼은 수평적임을 영화 내내 보여주었기에, 텁텁함 없이 영화관을 나올 수 있게 만드는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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