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백종원 방송 중단 선언' 미디어 전문가가 본 시선은?

[열린라디오 YTN] '백종원 방송 중단 선언' 미디어 전문가가 본 시선은?

2025.05.13. 오전 06:4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5년 5월 10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유현재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YTN 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미디어 비평. 오늘은 유현재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와 전화 연결합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유현재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이하 유현재) : 예. 안녕하십니까? 유현재입니다.

◆ 최휘 : 네. 최근 백종원 더본 코리아 대표가 15년 만에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 선언을 했습니다. 사실 몇 년 동안 TV만 틀면 보이는 분 중 하나가 백종원 대표였거든요. 방송·미디어 업계에서 이 쿠팡의 시대를 연 인물이 백종원 대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습니까?

◇ 유현재 : 예. 그 처음에는 사실은 이제 '먹방' 이렇게 해서 한국에서 만들어졌는데요. 이제 영어 사전에도 등재될 정도로 일반 명사화 됐었는데요. 그게 버전업 된 개념이 '쿡방'이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쿡방은 사실 거의 이렇게 이뤄지게 만든 인물이 백종원 씨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 최휘 : 맞아요.

◇ 유현재 : 그 자체가 거의 뭐 장르였죠. 그래서 그분이.. 뭐랄까요. 새로운 프로그램의 장이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엄청난 대표 명사가 됐었는데요. 최근에 대중들이 조금 다른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부분 때문에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위기다"라고 하는. 또 기자회견도 하셨다고 그러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 최휘 : 네. 정말 많은 프로그램을 출연을 하셨잖아요. 백종원 대표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들이 정말 많았는데.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백종원 대표가 이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된 것 같아요.

◇ 유현재 : 맞아요. 그래서 브랜드화돼서 아마 그분이 한 2010년 그쯤부터 이제 본격적으로 나오셨던 것 같은데. 저한테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는 것은 그 '마리텔'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그 프로그램이 이제 예능인데. 아주 포맷도 새롭고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기존에.. 뭐랄까요. 대중들이 좀 이렇게 접하던 연예인과는 완전 다른 모습이었던 거죠. 굉장히 막 정감 있는 말투. 그다음에 전문적인 지식. 이렇게 해가지고 거의 제가 대충만 꼽아봐도 거의 한 20개 프로그램 정도. 아마 그 호스트 역할을 이렇게 막 하시는 것 같은데.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 자체가 장르고, 브랜드고, 막 그렇게 됐었는데. 이게 또 이렇게 한 방에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지니까. 굉장히 좀 복잡한 어떤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최휘 : 네. 지금 상황이 뭐 180도 달라졌죠. 최근 유튜브나 SNS를 보면 백종원 대표를 저격하는 영상들이 정말 많이 보이더라고요. 일각에서는 비판을 넘어서서 혐오나 비난 수준으로 보이기도 하던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 유현재 : 저는 그냥 미디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게 약간 뭐랄까요.. "대중들이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니까 최근에는 모든 게, 유튜브로 수렴되기도 하고. 그러면 가장 중요한 게 대중성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클릭을 받으면 이제 모든 게 용서되고 그런 건데. 이제 백종원 대표가 만든 그런 것들을 칭찬하고, 좋아하고, 애정을 갖고, 이런 것들도 클릭을 받지만. 반대로 이분이 그.. 이 표현이 좀 그렇습니다만. '나락' 이렇게 해가지고, 그런 콘텐츠들을 일부러 만드는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걸 만들면 대중들이 그걸 또 소비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아시겠지만, 지금 미디어 환경에서는 혐오가 돈이 되는 미디어 환경이라고 볼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어찌 보면 톡톡히 지금..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 뭔가 이렇게 긍정적인 콘텐츠. 그런데 또 동시에 또 부정적인 콘텐츠. 이런 것들이 대중성을 타고 다시 또 이렇게 막 소화가 되는, 뭔가 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그런 양상이 아닐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 최휘 : 네. 사실 이 방송·미디어 환경을 보면, 백종원 대표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고 제작되는 그런 분위기인 것 같은데. 가장 우려해야 할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 유현재 : 저는 그 부분이 좀 아쉬운데요. 저도 아까 오전에 제가 가르치는 과목이 '크레이티비티와 미디어 콘텐츠' 이런 거예요. 그런데 거기서 이제 제가 제일 경계하는 게. 학생들이랑 얘기하다 보면, 어떤 특정한 인물이 뭔가 이렇게 끌어가면 처음에는 이제 뭔가 그 주목을 받기는 쉽죠. 특히나 우리나라 같은 환경에서 연예인이 됐든, 셀럽이 됐든, 그 아주 그 뭐랄까 그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 있으면. 어떤 특정한 프로그램이 소위 말해서 한 1편, 2편, 3편 정도는 이렇게 인기를 끌기가 쉬워요. 근데 그게 뭐랄까요. 1년이 되고, 2년이 되고, 3년이 돼서 뭔가 포맷화되지 못하는 미디어 환경이 좀 제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이게 뭐.. 어쩔 수 없겠지만, 경쟁이 너무 심하니까. 사실은 뭐든지 간에 파일럿 프로그램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1편, 2편, 3편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이 나지 않으면 뭔가 이렇게 좀 안 되는. 그래 놓으니까 제작자들은 전부 다 좀 급해가지고, 뭔가 그 누구 한 명이 훅 이렇게 됐다고 그러면, 그분이 이렇게 해서 하고. 이게 참.. 뭐랄까요. 악순환이 되는 것 같아서, 미디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는 조금 그 부분이 안타깝죠.

◆ 최휘 : 네. 그러면은 이렇게 한 인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우리 미디어 제작 업계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보세요?

◇ 유현재 : 저는 일단은 그.. 뭐랄까요.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이 "조금 욕심을 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해외 사례도 얘기하고, 다 그러지 않습니까? 그런데 가끔 가다가 이제 저는 어차피 이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되니까 자료를 뒤져보면. 해외에서 보던 게 갑자기 어느 날 한국에서 이렇게 보이는 것들이 꽤 있어요. 그런데 이게 저희 쪽에서는 그렇게 얘기하거든요. '포맷에 대한 모방'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포맷을 만드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사실은 어떤 특정한 형식. 뭐, 이런 메타 언어 등 이렇게 얘기하고 그러는데. 뭔가 그 포맷을 만들면, 그거에 대해서 이제 뭐.. "나도!", "나도!", "나도!" 이런 프로그램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 그게 홍수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그 제작자들이 물론 이렇게 조금 쉽게.. 어쨌든 그 현실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랄까요. 이제는 K-콘텐츠의 어떤 자부심도 느껴야 되지 않습니까? 그러면 조금 오랫동안 고민해서 인물에 의존하기보다는 그 포맷 형식 그거 자체를 좀 고민을 해야. 저희가 K-콘텐츠 1년, 2년, 3년, 콘텐츠 수출 이런 것도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해서.  이게 약간 뭐랄까요.. 자부심 플러스, 자존심, 욕심 이런 것들을 좀 내주시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좀 해봅니다.

◆ 최휘 : 네. 그러니까 "새로운 포맷을 만들어내려는 의지 내지 아이디어 고갈이 큰 문제다" 이렇게 지적을 해 주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은 해외의 사례도 궁금하거든요? 해외에서 쿠팡 같은 요리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한다고 하면, 어떤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제작이 되나요?

◇ 유현재 : 일단은 저도 이제 뭐,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같이 회의도 하고, 그 분위기를 약간 간접적으로만 좀 느껴봤는데. 인물을 하나를 설정하고 뭔가를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경우는 별로 없더라고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어떤 셰프가 있다. 그런데 그 셰프가 어떤 역경을 다 딛고, 누군가를 만나서 어떠한 스토리를 이루더라. 그러니까 스토리텔링이나 아니면 그 안에 있는. 그러니까 인물이 바뀌어도 그대로 뭔가 살아 숨 쉴 수 있는 그런 포맷 개발. 이런 것들이 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이 자리를 빌어서 그.. 나영석PD라는 분이 있지 않습니까? 그분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 것이. 이제 그분이 이렇게 보면, 약간 포맷 개발에 좀 특화된 분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논의를 했는데. 보면은 이렇게 셀럽이나 연예인을 이렇게 모시고 해외에 나가서, 뭔가 예능 프로그램을 찍고 이거는 굉장히 많았잖아요?

◆ 최휘 : 많이 하죠.

◇ 유현재 : 그렇죠. 그런데 이분은 어떻게 했냐면. 그분을 모시고 데리고 가서, 해외에다 식당을 열 생각을 처음으로 한 거죠. 그러니까,; 그 다음부터 그 포맷을 만들어 놓으니까, 그다음에 굉장히 많은 프로그램들이 막 이렇게 양산되고 막 그랬었잖아요?

◆ 최휘 : 줄줄이 나오더라고요.

◇ 유현재 : 네. 그러니까 해외에서도 보면은 이제 그 예를 들어서 이제 BBC의 <마스터 셰프>라든가 이런 것들을 보면, 그 사안으로만 보면, 어디서도 보기 힘든 포맷을 만드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만들어 놓으면. 이제 한국에서도 수입하고, 호주에서도 수입하고 이런 거라서. 아니면 아예 어떤 그룹, 어떤 기업 등 이런 데랑 같이 조인을 해서. 뭔가 스폰서로 삼아서, 프로그램을 조금 더 양질의 프로그램을 만든다든지. 그런 트렌드가 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해외에서는.

◆ 최휘 : 그렇군요.. 그러면 교수님. 이번에 터진 백종원 대표의 논란,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서 가장 아쉽다고 느끼신 부분이 어떤 부분이세요?

◇ 유현재 : 저는 약간 뭐.. 저희 쪽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그런 얘기를 좀 나눴어요. "조금 위험해 보인다"..

◆ 최휘 : 위험해 보인다. 

◇ 유현재 : 그러니까 그분의 원래 직업이 이제 가맹점 모집하셔야 되고. 그다음에 외식 사업가시잖아요? 그런데 그분이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분이 등장하는 어떤 그런 프로그램들이 사실상의 그러니까 기능적으로 보면 광고의 역할을 많이 했어요. 우리가 앞광고, 뒷광고, 간접 광고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만. 이게 뭐.. 법상으로는 광고라고 이렇게 정의될 수는 없지만. 그분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사실은 어떤 광고의 기능, 광고의 역할 이런 걸 했다고 볼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그분의 사업에 뭔가 도움이 안 됐다고 볼 수도 없고. 그런데, 그 방송사에서 계속해서.. 어찌 보면 방송사의 게으름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계속 이제 뭐랄까요. 약간 이게 터를 만들어 주신 거죠. 그러니까 계속해서 뭔가 이렇게 링을 제공한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그 부분에 있어서 계속해서 뭔가 부정적인 어떤 감정이 쌓이는 분들도 없지 않아 있을 거 아닙니까?그러다가 이번에 빵 터진 거죠. 그러니까 아시겠지만 이제 원산지 표기 허위 등의 이슈도 있었고. 이게 약간 도덕적으로 좀 걸리는 그런 사안들이 벌어지니까, 이제는 이게 와르르 무너지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은 지금 상황에서는 뭐, 잘못을 가리기보다는.. 생각해 보면, 어떤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본인 잘못도 있는 것 같고. 그리고 어떤 방송사나 이런 분위기. 그다음에 미디어 환경. 이런 것들이 종합돼서, 이번에 처음 보는 상황을 연출하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최휘 : 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서 우리 방송·미디어 전반에서 인물에 대한 의존도보다는 어떤 다른 전략. 말씀하신 어 포맷을 새롭게 개발을 한다거나 하는 그런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유현재 : 예. 감사합니다.

◆ 최휘 : 네. 지금까지 유현재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