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떠나기 어렵다면? '나의 도시' 여행하기!

멀리 떠나기 어렵다면? '나의 도시' 여행하기!

2022.07.23. 오전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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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본격적인 휴가철이지만, 이래저래 멀리 떠나기는 쉽지 않은 요즘이죠.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에 새로운 시선을 던져보면 일상 속에서도 여행자의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친숙한 곳에서 이방인이 되도록 도와주는 책들, 김지선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 뮤지엄 건축 기행 / 최우용 / 미메시스

한탄강 변을 따라 길게 늘어진 유선형의 쇳덩이.

표면에 반사된 빛이 사방으로 흩어집니다.

수만 년의 긴 잠에서 깨어난 구석기 문명이 현대인들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합니다.

건축학자가 쓴 박물관 기행기, '뮤지엄 건축 기행'은 으레 내부 전시품에 머무는 방문객의 시선을 외관으로 돌립니다.

검은 벽돌이 켜켜이 쌓인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의 막다른 골목과 어둠의 방을 지나는 한 줄기 빛이 하늘로 이어지는 순교박물관.

건축의 은유는, 우리가 박물관 입구에서 건물을 마주한 순간 이미 대화가 시작됐음을 느끼게 합니다.

■ 보이지 않는 도시 / 임우진 / 을유문화사

다른 도시로 떠나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내가 사는 도시를 여행해보는 건 어떨까요?

'보이지 않는 도시'는 무심코 지나치는 친숙한 곳들을 가리키며 여기 한번 보라고 말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나는 건널목입니다.

신호등이 횡단보도 건너 멀찍이 떨어져 있어 운전자가 정지선을 지키지 않아도 신호가 바뀌는 걸 보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신호등의 위치가 '양심'을 중시하는 유교 문화가 반영된 것이라는 생각 해보셨나요?

애초에 시민을 믿지 않는 서구 문명 도시는 운전자가 정지선을 지키지 않으면 신호등을 볼 수 없도록 횡단보도 앞쪽에 놓는 차이가 있다는 것.

작가는 어느 도시에나 있는 인공물들의 미묘한 차이가 철학의 산물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 문학이 좋다 여행이 좋다 / 세라백스터·에이미 그라임스 / 올댓북스 ■ 예술이 좋다 여행이 좋다 / 수지 호지 / 에이미 그라임스 / 올댓북스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 팡세, 파스칼 블레즈

프랑스 사상가 파스칼의 조언대로라면, 자신의 방도 훌륭한 여행지가 될 수 있습니다.

문학과 예술 작품을 소재로 한 두 권의 도시 이야기가 안내자를 자청합니다.

여행 가이드북의 필수인 사진은 한 장도 없지만 이국적인 삽화들이 언젠가 가게 될지 모를 여행지의 풍경을 상상할 자유를 선물합니다.

YTN 김지선입니다.



YTN 김지선 (sun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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