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뮤지컬계 흔든 '인맥 캐스팅' 논란..."공연 제작 환경 바뀌어야"

[뉴있저] 뮤지컬계 흔든 '인맥 캐스팅' 논란..."공연 제작 환경 바뀌어야"

2022.06.24. 오후 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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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김헌식 /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최근 불거진 뮤지컬계의 '인맥 캐스팅'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영상으로 저희가 간략히 봤습니다마는 옥주현 씨를 둘러싼 이른바 인맥 캐스팅 논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시작된 겁니까?

[김헌식]
사실 8월 말에 엘리자벳이라고 하는 작품이 올라가게 됩니다. 벌써 10주년이 됐어요. 그렇기 때문에 팬들도 굉장히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는 어떤 배우들이 나오는지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캐스팅을 발표했는데 이점이 약간 석연치 않았다는 와중에 배우 김호영 씨가 SNS에 앞서 보셨듯이 옥장판이라고 하는 과격한 단어를 쓰게 되면서 여기에 격분을 해서 옥주현 씨가 바로 그다음 날 고소를 하게 되는 상황이 돼버렸는데요.

사실 문화예술계에서 이렇게 고소 고발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굉장히 이례적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더욱더 논란이 됐다고 볼 수 있겠고 오늘 옥주현 씨가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앵커]
사과문을 발표하면서도 본인이 캐스팅에 개입해서 이루어진 건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은 계속 고수하고 있는 거죠?

[김헌식]
사실관계 없이 하는 사람은 혼나야 된다는 맥락으로 했기 때문에 무엇보다 사실관계 측면에서 자기는 인맥 캐스팅을 발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오늘도 분명히 했고. 물론 전반적으로는 경솔했다는 반성의 뜻을 비췄습니다.

[앵커]
논란의 핵심인 이른바 인맥 캐스팅. 특정 배우가 특정 스타의 의견에 의해서 입김이 작용해서 다른 출연자를 정하는 이런 관행이 계속 이루어져왔던 건가요?

[김헌식]
사실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특히나 생소하실 수는 있겠지만 우리가 오디션 하면 그냥 오디션 프로그램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공연 업계에도 아무리 유명하다 하더라도 오디션을 기본적으로 오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같은 경우에도 1차, 2차, 3차, 4차 오디션을 거쳤다는 입장을 제작사에서 표명하고 있거든요. 1, 2차는 서류와 영상 심사가 되겠고 3, 4차는 대면심사로 이뤄지게 되는 거죠. 그래서 4차 같은 경우 확정적 캐스팅이기 때문에 심도 있게 된다고 볼 수 있겠고요.

여기서 감안해야 될 게 뭐냐 하면 창작 뮤지컬이 아니고 라이선스 뮤지컬, 그러니까 해외작품을 우리가 판권을 사서 공연하는 경우에는 더욱더 까다롭게 그 캐스팅을 해야 되는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힘들 수 있다는 건데. 다만 추천을 받아서 오디션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앵커]
원칙적으로는 그러기는 어렵지만 사실 사람 사이에 하는 일인지라 의견을 물어볼 수는 있는 것이고요. 사실 옥주현 씨 본인도 과거에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발언한 내용이 있었죠?

[김헌식]
2015년에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엘리자벳의 비화에 대해서 소개했습니다. 그때 당시에 제작사가 물어와서 몇 사람을 이야기했더니 나중에 캐스팅까지 연결됐다는 언급을 했고 그 당시에 게스트들이 뒤에서 이렇게 캐스팅까지 조율하느냐라는 예능적인 발언들이 나왔는데요. 그런 예능에서의 발언이 아마 이번 사태의 배경 요인이 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되는데요.

그런 점에서 뭔가 강력하게 추천해서 바로 된 건 아니고 물론 그때도 오디션을 치르고 캐스팅 하는 과정이 펼쳐졌다고 볼 수가 있겠는데요. 그렇지만 어쨌든 이런 캐스팅 논란에서 불필요한 예능적인 발언들 같은 경우에는 좀 자제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옥주현 씨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서 그런 얘기를 했던 거죠. 그런 맥락에서 엘리자벳 뮤지컬과 연결시켜서 많은 관객들, 팬들이 예상했었던 다른 배우도 있었는데 왜 또 다른 배우가 캐스팅됐느냐. 여기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김헌식]
그래서 2015년에 엘리자벳이 무대에 오르게 되면서 그때 당시에 김소현 씨라든지 신영숙 씨 같은 경우가 굉장히 주목을 받았고 이미 팬덤이 형성이 많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많은 분들이 이번에 캐스팅 목록에 당연히 그들의 이름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됐는데 없는 상황이 돼버렸고. 그래서 이지혜 씨라든지 또 황제 역에 길병민 씨가 들어가 있다 보니까 이런 점에서 논란이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이지혜 씨 같은 경우는 옥주현 씨와 같은 소속사라고 하는 그런 부분 때문에 지적을 받았고 또 길병민 씨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 콘서트를 같이 옥주현 씨와 했기 때문에 소속사와 친한 사이이기 때문에 인맥 캐스팅이 된 거 아니냐, 이런 의혹의 눈초리가 나왔던 게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캐스팅할 때는 오디션을 거쳐서 본인의 실력으로 증명을 해서 캐스팅이 되는 게 맞을 거고 대부분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요. 그리고 배우의 실력도 관객들에 의해서 공개적으로 검증이 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김헌식]
사실은 그래서 무조건 누구의 말을 듣고 캐스팅을 한다는 건 굉장히 있을 수 없는 일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장에 무대 공연에 올라가게 되면 또 전작들과 비교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작품의 질이 떨어지거나 연기력이 떨어지게 되면 당장의 평가가 낮아지게 되면서 굉장히 혹평에 시달리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아무나 캐스팅할 수 없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제작사가 과연 그런 위험부담을 떠안았겠느냐. 그래서 분명히 오디션을 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누군가의 입김으로 캐스팅 됐다고 단정짓기에는 사실관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이유는 그동안 뮤지컬계 내부에서 오랫동안 누적됐던 감정의 앙금이랄까요. 누적됐던 문제의식이 작용했던 것 같아요.

[김헌식]
사실 우리나라의 뮤지컬계에는 2000년대 들어서 오페라의 유령이 크게 흥행하게 되면서 라이선스 뮤지컬이 주목을 받았고요. 그 뒤에 창작 뮤지컬도 우리가 한류현상까지 만들고 있어서 굉장히 많이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는 사실은 아이돌 출신의 대중가수들, 인기가수들이 캐스팅이 되면서 주목을 받았던 측면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기가 굉장히 많은 가수들이 뮤지컬계에 진출했을 때 약간의 갈등 소지도 있을 수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너무 유명한 배우들한테 쏠림현상이 이뤄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오랫동안 뮤지컬계에 몸을 담았던 뮤지컬 배우들이 약간 소외되는 측면이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갈등의 골이 이번에 이런 고소전으로 인해서 폭발한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될 수 있겠고요. 그래서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이 이런 점에서 지적을 한 거죠.

[앵커]
성명문을 발표했죠.

[김헌식]
여러 가지 말씀이 있습니다마는 배우는 배우역에 충실해야 된다. 캐스팅에 관여하면 안 된다라고 한다든지 아니면 스태프들도 몇몇 배우의 편의를 위해서 작품이 흘러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건데 이게 들어가 보면 결국에는 인기가수 중심의 뮤지컬 흐름들에 대한 일정 정도의 걸러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어서 아까 말씀드린 갈등의 골이 폭발한 거다, 그런데 이건 사실관계와는 상관없는 부분들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엘리자벳을 제작한 제작사가 그동안 사실 많은 아이돌 스타나 가수를 기용해서 여러 가지 흥행도 했지만 논란도 많이 일으켰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뮤지컬을 진흥시키고 성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이런 내부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순이나 갈등에 대해서 관리가 덜 됐었다. 그런 갈등들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야지. 이게 고소로 법적인 문제로 가게 되면 더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앞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오늘 옥주현 씨가 SNS에 사과문도 올리고 김호영 씨에 대한 고소는 취하하겠다고 얘기했죠.

[김헌식]
그건 맞는 거죠.

[앵커]
하지만 과연 진실은 뭔지 이 부분을 가리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헌식]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근본적으로는 뮤지컬계에 대해서도 지적될 부분이 있는데 예를 들면 뮤지컬 같은 경우를 들면 이미 옛날과는 달리 굉장히 대중소통적인 장르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기존에 팬덤이 형성되어 있는 그런 뮤지컬 배우들이 열심히 했으면 당연히 10주년 기념작이면 그 배우들을 최대한 반영을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 배우들을 반영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얼굴들이 캐스팅이 된 거죠, 주요 배역에. 그렇다고 하면 기존 팬들은 당연히 섭섭함이 있을 수밖에 없는 거고요. 또 왜 캐스팅을 그렇게 바꿨는지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되는데 사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굉장히 폐쇄적이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거든요.

그래서 정당하게 캐스팅을 했다고 얘기하기 이전에 어떤 연출의도를 가지고 어떤 방향성 속에서 캐스팅했는지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지금 어쨌든 대중 흐름의 문화예술 코드라고 볼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런 점이 아쉽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제작사 입장에서도 팬들에 대한 설명이 미흡했다, 캐스팅에 대한. 그런 지적을 해 주셨고요. 사실 지난 20여 년간 보면 국내 뮤지컬 업계가 시장 규모라든가 여러 측면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한 부분이 분명히 있죠. 하지만 양적으로는 이렇게 팽창을 했는데 너무 소수의 스타 티켓파워에 의존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어요.

[김헌식]
사실 앞서서 말씀드린 대로 아이돌 가수들이 많이 캐스팅이 되면서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또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갈등의 골이 있었고요. 그 과정에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성매매 전력이 있는 가수를 캐스팅을 한다든지 또 안마시술소에 출입을 했던 가수도 캐스팅을 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사실 노출돼왔던 게 사실이고요.

또 그렇다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실력 있고 뮤지컬에 맞는 캐릭터들을 하는 게 중요한데. 그렇지만 이번에 엘리자벳 제작사가 계약서 원본을 공개했지 않았습니까? 거기를 보게 되면 라이선스 뮤지컬 같은 경우는 함부로 그것을 캐스팅할 수 없습니다. 원제작자의 승인을 받아야 되는 거거든요.

엘리자벳 같은 경우에도 이게 오스트리아 빈에서 1992년에 공개됐던 작품이고 원저작자가 주요 캐스팅 예를 들면 엘리자벳이라든지 그리고 황제 등의 주요 배역들을 승인을 해 줘야 되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우리 뮤지컬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고 같이 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어떤 배역을 캐스팅했는지에 대해서 객관성과 합리성을 충분히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그걸 팬들과 같이 공유할 것인가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동안 코로나 상황에서 공연업계가 참 힘들었는데 이제 막 살아나려는가 싶은데 악재가 터져서 상당히 마음고생이 업계에서도 심할 것 같고 팬들도 많이 걱정할 것 같습니다.

[김헌식]
이럴 때일수록 굉장히 중요한 게 이 이슈가 왜 이렇게 핫했느냐 하면 코로나19 이후에 그동안 억눌려왔던 많은 분들이 공연장을 많이 찾고 계시거든요. 그러면 보고 싶은 작품을 올려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슈가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내부적으로 개선할 점이 있으면 좀 더 개선을 하고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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