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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추락자들에게 치유를"...박서보가 주는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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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구순인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박서보 화백이 개인전을 열고 있습니다.

화실에서 넘어져 다치면서도 박서보 화백은 무덤 속에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도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단색화'라는 단어를 해외 예술 사전에 올린 주역.

박서보 화백의 전시회에는 외국 기자도 나타났습니다.

[앤드류 러시스 / 미술 전문지 아트뉴스 객원 기자 : 해외 큐레이터들과 비평가, 예술가들이 서양의 시각을 거두고 박서보와 단색화에 대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작가는 단색화가 단색이어서 단색화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목적을 지니지 않은 채 행위를 무한 반복해 정신세계로 승화한 겁니다.

[박서보 / 작가 : 스님이 하루 종일 반복해서 염불하듯이 목탁 두드리면서, 그러한 반복을 통해서 자기를 비워내는 일입니다. 세 번째는 그 행위 과정에 일어나는 물성, 이리 밀리고 저리 밀리는 그 물성을 정신화하는 일입니다.]

물에 불린 한지를 수없이 연필로 그어 만든 산과 골은 비움의 결과물입니다.

자연의 색에는 생명력이 담겼습니다.

홍시색, 벚꽃색과 유채색, 이건 공기색입니다.

잎이 빛과 바람에 따라 달리 보이듯, 화폭의 색이 보는 각도에 따라 음영에 따라 미묘하게 다릅니다.

작가는 스트레스 병동 같은 21세기에 미술은 치유의 예술이 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박서보 / 작가 : 디지털 시대에는 그 변화 속도가 엄청 빠르기 때문에 수 없는 사람들이 시대로부터 추락해버립니다. 흡인지처럼 보는 사람의 고뇌든가 이런 걸 빨아들여 줘야 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편안해지고 행복하게 되도록 되어야 하는 게 미래 예술인 겁니다.]

나이 아흔의 수행자는 내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출품할 2백 호 작품을 3년째 그려오고 있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YTN 이승은 (se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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