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몰'로 바뀐 청년몰...경주 욜로몰 '텅텅'

'중년몰'로 바뀐 청년몰...경주 욜로몰 '텅텅'

2021.05.09. 오전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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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주 북부시장 청년몰은 정부가 전통시장을 살리고 청년 창업자도 키운다며 15억 원이나 들여 조성한 건데요.

사업 4년 만에 청년들은 온데간데없고 시장도 활기를 잃은 지 오랩니다.

LG헬로비전 신라방송 박은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주 북부시장에 자리 잡은 청년몰 '욜로몰'입니다.

영업이 한창일 시간이지만 실내는 컴컴하기만 합니다.

문을 닫은 지 족히 1년은 넘어 보이는 가게들,

간판엔 거미줄이 가득하고 입구마다 주인 없는 우편물이 넘쳐납니다.

[이숙이 / 인근 상인 : 젊은 사람들이 장사가 안 되니까 음식 해서 못 파니까 썩어 내버리잖아요. 그러니까 나갈 수밖에 더 있나…. 세도 한 달에 20만 원씩 줘야지, 전기세 줘야지, 관리비 줘야지, 물세 줘야지, 다 있잖아요.]

지난 2017년 20개 점포로 시작한 욜로몰은 1년 만에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습니다.

초기 반짝하던 손님 발길이 하나둘 줄고 임대료 등 지원마저 끊기자 사업을 포기해버린 겁니다.

4년 정도가 지난 현재 영업 중인 가게는 12곳인데 이 중에서도 절반은 이런 단순 사무실이고, 나머지도 실제 청년이 운영하는 곳은 2곳에 불과합니다.

상인들은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입니다.

청년몰 조성 당시 북부시장 점포 120곳 중 70곳가량이 비어있었는데, 그 정도로 침체된 상권에서 베테랑 장사꾼도 아닌 신참이 버티긴 쉽지 않다는 겁니다.

[김원구/경주 북부시장 상인회장 : 그만큼 도에서는 낙후됐으니까 지원을 해주는 건데 이게 지속적으로 되려면 적어도 5년 정도는 사업단에서, 사업단 (인력을) 다를 주지는 못하잖아요, 5명씩. 다 가더라도 한 명 정도는 지속적으로….]

경쟁력 없는 아이템이나 미흡한 시장분석 역시 원인으로 꼽힙니다.

정부 주도로 이뤄지다 보니 의존성만 높이고 자생력은 키우지 못했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김상철 / 서라벌대학교 호텔외식조리과 학과장 : 주로 보면 (청년창업이) 외식업에 많이 편중되어 있습니다. 그건 어떻게 할 수 없겠지만, 외식업이라도 깊은 노하우와 자기만의 고유한 특성 없이 그냥 따라 하다가 거의 비슷한 업종끼리 해서 경쟁하다가 문을 닫고.]

경주 등 경북 4곳을 포함해 전국에 조성된 청년몰은 모두 38곳, 입점 점포 650개 중 40%가량은 폐업한 상탭니다.

이렇다 할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올해도 김천과 거창, 보성 등에서 또 다른 청년몰이 개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헬로TV뉴스 박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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