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란에 드라마 '몸살'..."조심했어야"

[앵커]
국내 사극 드라마가 잇달아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조선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중국 소품이 등장하거나, 실존 역사 인물에 왜곡된 이야기를 가미했다는 지적입니다.

김혜은 기자입니다.

[기자]
SBS 퓨전 사극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태종이 이성계의 환시를 보고 무고한 백성을 학살하는 등 조선 왕실을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겁니다.

충녕대군이 조선의 기생집에서 외국인 사제를 대접하는 장면에서는 월병, 중국식 만두 등이 등장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제작사 측은 예민한 시기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이라며 사과하고, 문제 장면을 삭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BS 측도 사과문을 내고 "실존 인물과 역사를 다루는 데 세세하게 검수 못 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음 한 주 결방하고 내용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한복이나 김치 등을 자신의 문화라고 우기는 '신 동북공정'을 펼치는 와중에 또 하나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입니다.

[서경덕 /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 : 대한민국 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굉장히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가 왜곡된 장면이 나가면 해외 시청자들이 오해를 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우려가 됩니다.]

광고나 제작 지원이 철회되는 등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조선구마사' 작가는 앞서 드라마 '철인왕후'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라고 표현하는 등의 대사로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로 한류 콘텐츠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재근 / 대중문화평론가 : 판타지나 오락물을 만들 때도 제작자들이 상당히 움츠러들면서 경직된 태도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표현의 영역을 스스로 좁히는 결과를….]

또 중국의 '신 동북공정'이나 우리 문화 콘텐츠를 대할 때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나서는 것보다 차분히 대응하는 게 더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YTN 김혜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