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근, 김용만 방송출연금지’ 오보인 이유

‘이수근, 김용만 방송출연금지’ 오보인 이유

2019.12.09. 오전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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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근, 김용만 방송출연금지’ 오보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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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19년 12월 7일 (토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대담 :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 시간입니다. 오늘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이하 조수진)> 네, 안녕하세요.

◇ 이현웅> 미디어 환경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저도 언론사에 있으면서 몸소 겪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뉴스 생산 제작 과정에서 많은 변화들이 있는 것 같은데요. 지난 시간에 뉴스 생산 과정에서 출처 변화에 따른 다양한 현상, 그리고 또 생각해야 할 문제들을 말씀해주셨죠?

◆ 조수진> 네, 지난주에 기사 중개 거래 사이트 이야기하면서 온라인 기사에서 제공받는 실검 기사라든가, 또 출처라 SNS인 경우들의 문제, 또 출처의 문제까지도 생각을 해봤는데요. 오늘도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더 해볼까 합니다. 우리 아나운서님, 지난주에 혹시 김용만, 이수근 출연 금지, 이런 관련 기사나 실검을 보신 적 있으세요?

◇ 이현웅> 봤죠. 워낙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있다 보니까 저도 관심을 가지고 봤는데, 이게 방송법 발의안과 관련해서 엉뚱한 기사들이 순식간에 퍼진 것 같더라고요?

◆ 조수진> 기사 제목을 보면요. “터졌네, 이수근. 신서유기, 아는 형님 등 방송 출연 어려워진다” 라는 제목의, 굉장히 선정적이죠. 이 기사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바로 11월 27일 오전에 위키트리의 기사였는데요. 전과자 연예인이라는 굉장히 부정적인 표현까지 등장합니다. 이 기사가 등장하게 된 배경이 지난 7월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건데요. 이 개정안에는 마약, 성폭력, 도로교통법 위반 등 형이 확정된 연예인의 방송 출연 금지를 하도록 제재 규정을 마련하고요. 또 방송사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처벌하는 조항도 있는데, 그런데 이게 법안이 발의만 됐을 뿐이지 입법 논의는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 보도가 확대되고 또 왜곡되면서 이렇게 일부 연예인의 실명이 거론되고, 이름이 실검까지 오르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이 기사 제목을 보면 당장 해당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이렇게 프로그램 이름까지 거론을 하잖아요. 그래서 하차는 물론, 출연 금지될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는데요. 이렇게 법안 발의 단계의 내용이 단정적인 표현으로, 그리고 법안 자체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나 해석보다는 왜곡된 내용이, 그리고 기사를 많은 언론들이 받아쓰면서 확대되었다는 게 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기사들이 30일에는 121건이나 쏟아졌는데요. 그러면서 실검에 오르게 된 거죠.

◇ 이현웅> 제 주변에서도 실제로 이런 기사들을 보면서 그 프로그램 보고 있었는데 이제 못 보는 건가? 이런 의견들을 많이 주시더라고요.

◆ 조수진> 네, 그리고 복귀한 지 얼마 안 됐는데.

◇ 이현웅> 실제로 만약에 이 법안이 통과가 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안 되는 거죠?

◆ 조수진> 그렇죠. 그래서 내용에 있어서도 오보가 되는 거거든요. 미디어오늘 보도에서 이 문제를 다루면서 방송사의 자유, 선정권의 자유, 이런 것을 언급하면서 입법 가능성도 사실은 낮고, 법안 발의자인 의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서 법안에 대한 취지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안을 연예인의 실명을 거론해서 선정적인 제목을 뽑아서 기사를 쓴 것은 클릭 수를 올리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 이현웅> 그렇죠. 그래서 이번에 이런 해프닝을 보면서 기사의 선정적 제목 뽑기라든가, 왜곡, 오보, 확대, 그리고 지난 시간에 다루었던 온라인 기사 받아쓰기 같은 문제를 다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 기사를 그런데 처음 다룬 게 위키트리라고 말씀을 해주셨잖아요. 이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은데, 위키트리가 어떤 것인지 설명을 해주시죠.

◆ 조수진> 네, 위키트리가 2010년에 시작된 국내 최초의 소셜 뉴스 사이트입니다. 위키 기반의 뉴스 사이트, 위키 기반이라고 하는 건 개방되고, 일반인들과 협업도 가능하고요. 그래서 개방형 협엽형 인터넷 뉴스 생산으로 인터넷 신문의 형태지만 이게 SNS,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활용해서 소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 이현웅> 소셜 뉴스 사이트라고 말씀을 해주셨고, 또 소셜 저널리즘이라는 단어도 들리고 있어요. 이게 정확히 어떤 건가요?

◆ 조수진> 뉴스를 더 이상 기자들이 보도하는 게 아니라 오프닝에서도 말씀하셨지만 뉴스 소스로부터 여과되지 않고 직접 뉴스를 얻는 것을 소셜 뉴스라고 하는데요. 미디어 환경이 변하면서 뉴스 생산 주체들이 굉장히 다양화된 상황이잖아요. 그 다양화된 주체들이 전통적인 뉴스 기사와 다른 이런 소셜 뉴스를 생산하고, 이런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유통되는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을 보통 소셜 저널리즘이라고 하는데요. 사실 지난번에 유튜브 저널리즘 이야기를 하면서도 말씀드렸지만 학계에서 유튜브 저널리즘, 소셜 저널리즘, 이런 식으로 거기에 저널리즘이 붙는 것이 맞느냐는 의견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그 정도로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현웅> 그렇게 정의 내리기가 어렵다 보니까 지난 9월에 KBS 저널리즘 토크쇼 J라고 하는 프로그램에서 이러한 위키트리라든가, 인사이트, 그런 매체에 대해서 ‘기생언론’이다, 이렇게 비판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위키트리에서는 당시 입장문을 내기도 했었죠. 이렇게 논란이 되고 있는 소셜 뉴스의 기사가 어떤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하거든요.

◆ 조수진> 이런 논의들이 연구로도 많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소셜 뉴스의 기사 유형 및 뉴스 특성에 대한 연구가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위키트리의 뉴스 생산 주체, 또 기사 주체, 기사 유형을 분석하면서 소셜 저널리즘의 뉴스 생산 양식을 탐색하는 그런 연구를 한 게 있는데요. 이 결과를 보면 생산 주체가 위키트리에 소속된 전임 기자와 또 주류 언론이 작성한 뉴스 비율보다 일반 시민이나 비언론인 집단이 올린 기사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이현웅> 비율이요?

◆ 조수진> 네, 비율이. 사실은 이 결과치로 보면 아까 위키 기반 말씀을 드렸는데, 위키 기반의 의미를 살려서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서 기사가 생산된다는 의미로도 사실은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사의 주제가 일반 시민들은 보통 흥미, 미담, 연예 기사, 이런 것을 주로 생산하는 것으로 나타나고요. 또 정부나 공공기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생산, 배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정보원도 SNS를 정보원으로 활용하고 있었고요. 그리고 이 SNS 정보원으로 한 기사는 주로 흥미, 연예 뉴스, 이런 것들이 많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보통 언론이 여러 가지 이슈들이 있을 때 거기에서 의제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게이트키핑 과정을 거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는 그 게이트키핑 과정이 생략된다는 것, 그게 문제가 될 수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편파적일 수 있고, 왜곡될 수 있다는 거죠. 그리고 이 연구에서 SNS 정보원 비중이 높거나 출처가 명시되지 않은 뉴스들이 많은 것으로 조사가 됐는데요. 출처라 불분명하다는 것 역시 신뢰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그런 사안입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한국 언론의 신뢰성이 하락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최하위라는 얘기를 말씀드렸는데요. 그런 문제들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런 것들도 문제가 되고 있고요. 그다음에 뉴스가치 분석 결과에서 보면 시의성이 굉장히 높게 나타나요. 시의성을 강조하다 보면 당연히 속보성이 강조가 되겠죠. 그래서 SNS 뉴스 소비의 문제점으로 신뢰도, 연성화되는 것, 그리고 출처 불분명, 이런 것들이 지적되고 있는데요. 이런 지적 사항들이 역시 이런 연구결과를 통해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이현웅> 저도 언론인의 하나로서 이런 소셜미디어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그런 이야기를 말씀드리는 것보다 이와 관련된 연구가 있다고 들었어요. 그 내용을 설명해주시죠?

◆ 조수진> 소셜미디어 등장 이후에 뉴스 제작 과정의 변화에 대한 국내 언론사 기자들의 인식 연구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기존 언론인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심층 인터뷰를 해서 조사한 건데요. 이 연구에 보면 기자들은 이제는 뉴스 제작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또 취재의 효율성이나 파급력, 그리고 영향력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소셜미디어에서 일어나는 정치적인 왜곡이라든가 기업의 홍보성 뉴스, 이게 아까 게이트키핑 과정 없이 그대로 전달되다 보니까 홍보성 뉴스가 많아지는 건데요. 또 루머 등 정보의 신뢰성, 균형적인 여론 반영에는 조금 회의적이라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고요. 소셜미디어에서 얻은 정보를 뉴스로 보도한 경험을 토로하기도 했고, 여러 신뢰성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뉴스 제작에 영향을 미치는 매체임은 인정을 하면서도 일종의 출입처 같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매체로 인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 이현웅> 저희 열린라디오에서 지난 시간에도 다뤘던 이야기지만, 이런 속보 경쟁, 이런 것과 관련해서 소셜미디어의 역할도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지난번에 말씀하셨던 실검 기사 대응 같은 어쩔 수 없이 확인하고, 참고하게 되지만 역시나 신뢰성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 조수진> 네, 그렇습니다. 계속 지적되는 사안이기도 하고, 또 이렇게 연구결과에서도 검증이 되고 있습니다. 위키트리에 대통령 선거 키워드를 중심으로 소셜미디어 정치뉴스 프레임 분석에 대한 연구가 또 있었는데요. 소셜 뉴스는 심층성이 부족하고, 또 연성화가 뚜렷하고, 논조는 개연적, 구체적이기보다는 당위적, 추상적이고, 또 주로 감성, 전략, 일화 중심의 프레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일화 중심의 프레임이라고 하는 건 이제 어떤 사회적인 문제가 나타났을 때 이거를 책임을 개인에게 두느냐, 반대로 주제적인 프레임이 있거든요? 그것은 사회적인 구조를 문제로 해서 심층적이고, 탐사적인 그런 보도를 하는 건데요. 여기서는 대부분 일화 중심성 프레임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게 또 다 신뢰성과 연결이 되는 문제가 되는 거죠. 정리를 해보면 대중의 뉴스 소비 형태가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나운서님은 뉴스를 어디서 많이 보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사실은 SNS 넘기다 보면 우연히 접하는 뉴스들이 참 많거든요. 뉴스를 기존 언론이 아닌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소비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하는 통계는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고, 저도 말씀드린 것처럼 그렇고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어떤 학자는 옆문을 통한 뉴스 이용 증가라고 표현을 했어요. 언론을 통해서 직접 뉴스를 접하는 게 아니라 다른 옆문을 통해서 뉴스를 이용하는 게 증가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변화에서 전통 언론도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또 기존 전통 언론이 다루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소셜 뉴스가 다뤄주기 때문에 그 뉴스가 소비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전통 언론도 이런 환경 변화에 어쩔 수 없이 살아남기 위해서 따라가게 되고, 그러다가 이번처럼 오보, 왜곡, 확대 보도가 생산되기도 한 겁니다. 이런 것을 쭉 보면서 사실은 누구를 탓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언론이 스스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저널리즘의 원칙을 계속해서 저희가 강조하는 건데,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거고요. 그리고 스스로 개혁하려는 의지가 미디어 환경 변화의 속도만큼이나 지금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현웅> 이렇게 말씀을 들어보니까 뉴스의 환경과 기술 같은 것들이 달라짐에 따라서 소비 형태도 변해가고 있는데요. 제가 이런 책임을 누구한테 넘기려는 건 아니지만 언론도 그렇고요. 그리고 뉴스 소비자 스스로도 이에 맞춰서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게 필요하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조수진 교수님, 감사합니다.

◆ 조수진> 네, 감사합니다.

◇ 이현웅> 지금까지 조수진 국민대 겸임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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