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커피 한 잔 하실래요?

공정무역 커피 한 잔 하실래요?

2019.03.18. 오후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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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커피 한 잔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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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진행 : 김양원 PD
■ 대담 : 한수정 아름다운 커피 사무처장



공정무역 커피 한 잔 하실래요?

- 최근 몇 년 간 커피 풍년, 산지 가격 폭락
- 커피 농부들의 시름 더는 일 하는 '아름다운 커피'




◇ 김양원 PD(이하 김양원)> 지금은 저녁이라 어떠실지 모르겠는데요. 혹시 오늘 커피 한잔하셨습니까? 출근길이나 식사 후에, 또는 누군가와의 만남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커피. 오늘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이 커피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른바 공정무역 커피 이야기입니다. ‘아름다운 커피’의 한수정 사무처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수정 아름다운 커피 사무처장(이하 한수정)> 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 김양원> 네, 반갑습니다. 아름다운 커피. 이름도 아름답습니다.

◆ 한수정> 저희 아름다운 커피는 조금 전에 말씀하셨던 공정무역 활동을 하는 재단법인이자, 또 공정무역 커피를 한국에 소개하는 사회적 기업이기도 합니다.

◇ 김양원>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 한수정> 저희는 생산지에서 커피 농가의 역량을 개발해주고, 비즈니스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서 선진국과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들을 하고요. 그런 커피와 초콜릿 등을 한국에 가지고 와서 유통해 소개하고, 온라인에 소개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윤리적 소비를 이끌고 있습니다.

◇ 김양원> 공정무역. 처음에 이 용어를 들었을 때 이게 사실은 시사상식 문제에 많이 등장했습니다. 학생들이 출연해서 푸는 퀴즈 프로그램 있죠? 그런 곳에 많이 등장할 정도로 생소한 용어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저도 어떤 공공기관 로비에 커피숍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커피 한 잔을 했어요. 거기에 보니까 저희는 공공무역 커피만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런 안내문구가 있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공공기관이나 이런 곳에서 우선적으로 이렇게 공정무역에 대해서 알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공정무역, 그러면 정확한 정의가 뭘까요?

◆ 한수정> 공정무역에서 여러 가지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첫 번째는 아무래도 가격입니다. 그래서 지금 한 몇 년째 커피 시장 가격이 굉장히 폭락했어요. 이게 풍년의 아이러니인데요.

◇ 김양원> 아, 커피가 풍년입니까?

◆ 한수정> 네, 브라질 커피가 풍년이 되면서 커피 가격이 1kg에 1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이런 때에 공정무역 최저가격, 즉 그 지역의 농민들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우리 식으로 따지면, 최저 생계비나 기본소득 정도가 보장되어야 하는 거거든요. 그 가격을 산출합니다. 그래서 그 가격, 현재는 3.5달러 정도로 형성되어 있는 커피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 공정무역의 첫 번째 원칙입니다. 이런 가격을 놓고 갑을 관계가 없는 무역. 보통 생산자는 을의 위치에 처해지게 되죠. 이런 갑을 관계가 없이 서로 호혜적인 무역 조건과 대금 지급을 철저히 하는 것을 공정무역의 정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양원> 저는 늘 마시는 커피 가격이 변동이 잘 없고요.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는 커피값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물론 요새는 커피가 워낙 대중화되다 보니까 다양한 가격대가 존재하기는 하지만요.

◆ 한수정> 아까 PD 님께서 커피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얘기하셨는데요. 그 이유 같은 경우는 주로 카페나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많이 마시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한 잔의 커피 가격은 커피 원재료 값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가격, 또는 커피 안의 인건비, 이런 비용들이 주로 커피의 값을 결정하게 돼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한 잔의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면, 얼마가 농민에게 돌아가나요? 하는 질문을 하는데, 실은 이 질문에 대해서 정확하게 답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 김양원> 그렇군요. 저희도 최저임금도 오르고, 부동산 임대료는 계속 올라가고 하니까 산지에서의 커피 원두 가격이 내려간다고 해서 저희 실제 생활에는 영향을 주지 못 했던 거군요.

◆ 한수정> 네, 그렇습니다.

◇ 김양원> 오늘 다시 한 번 경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있어요. 그러면 지금 공정무역 커피가 유통은 어떻게 되나요?

◆ 한수정> 우리 공정무역 거래의 가장 큰 특징은 유통의 단계를 줄였다는 것에 있어요. 최근에는 저희 공정무역의 좋은 모습인 직접 무역,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다른 커피 회사에서도 많이 하죠. 그러나 그런 다이렉트 트레이드와 공정무역의 가장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아까 얘기했던 정당한 가격, 그리고 생산지를 저희가 독점적으로 관계를 갖는 것이 아니라 생산지 자체에서 협동조합을 구성하고,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준다는 것. 이게 제일 다르고요. 그렇게 커피를 저희가 찾고, 농민들한테 역량 강화 훈련을 한 후에 그 커피를 수출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우리나라는 직구도 하고, 아마존에서도 물건을 사니까 수출, 수입이 어렵지 않다고 느끼시지만, 실은 개발도상국과 농민이 수출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역량이 필요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한국에 그렇게 수입된 커피를 저희가 직접 로스팅하고,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제품으로 가공하여, 한국은 또 온라인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많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 김양원> 그렇군요. 이렇게 저희한테 커피 원두 한 알이 오기까지 공정무역을 하지 않는 다른 유통 구조에 비해서는 조금 단순화해서 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이렇게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료이지만, 또 그리고 우리가 공정무역을 통해서 갑을 관계나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려고는 하신다지만, 그래도 농장이나 생산하는 농부들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요?

◆ 한수정> 맞습니다. 일단 저희는 도시에서 살면, 어떤 아파트라도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고, 마을이라든지, 혹은 직장에서도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는데요. 농촌이라는 환경은 주거가 굉장히 따로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모임을 가질 수 있는 횟수가 적은데요. 그러면 자신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모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외따로 떨어진 농가에 중간 상인들이 가서 저 집 커피는 좋기 때문에 돈을 많이 줄 것이지만, 너희 집 커피는 품질이 나쁘다, 이렇게 하면서 낮은 돈을 준다고 해도 협상할 수 있는 능력이 없게 됩니다. 그래서 농부들이 처한 그런 문제들을 협동조합이라는 조직을 통해서 만들어주려고 하고, 그렇게 해결해나가려고 하고요.

◇ 김양원> 주로 지역은 아프리카나 남미가 될까요?

◆ 한수정> 맞습니다. 커피 존(Coffee Zone)이라고 하죠. 커피가 나는 특정한 지역인데, 모두가 잘 알고 계시듯이 에티오피아나 예멘, 이런 곳이 커피의 원산지로 알려져 있고, 저희 공정무역 커피 같은 경우는 조금 더 커피의 후발주자, 낙후된 곳, 그래서 르완다나 페루, 네팔, 이런 곳도 있습니다. 방송 들으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즘에 유명한 커피, 이런 것은 파나마에서도 커피가 나오기도 하죠.

◇ 김양원>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가 커피 한 잔 마실 때 4,000원, 이렇게 가격을 내는데요. 커피 한 잔 값으로 생산자분들이 많은 수익은 못 받으실 것 같고요. 공정무역 커피와 일반 유통 과정을 거친 커피의 수익 차이는 어느 정도가 되나요?

◆ 한수정> 저희가 생산자들에게 가격을 드릴 때는 아까 얘기했던 최저 보장가격. 이외에도 공동체 발전 기금이라고 해서 파운드 당 0.2센트의 프리미엄을 드립니다. 그러면 10톤, 20톤씩 팔게 되면, 이 프리미엄이 상당한 가격으로 오르게 되죠. 그래서 우리 농민 생산자 조합은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마음에 병원을 만든다든지, 여성의 인권을 개선한다든지, 이런 일들을 할 수 있게 되고요. 또한 품질이 좋을 때는 품질 프리미엄. 아까 저희가 말씀드렸던 여성의 커피, 우먼스 프리미엄, 이런 것들을 추가적으로 지급해서 소득을 더 높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저희가 2015년경에 네팔에서 커피 생산자 협동조합 지원 사업을 했었는데요. 지원 사업 후에 농가 소득이 얼마나 올랐는지를 한 번 작은 지역에서 조사해봤을 때 전년 대비 1.5배 정도 상승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김양원> 공정무역 커피를 생산하시는 농부님께 일반 유통과정을 거친 커피를 생산하는 분보다 1.5배 정도의 수익을 더 드리고 있다.

◆ 한수정> 네.

◇ 김양원> 아름다운 커피가 사회적 기업이고, 세상을 바꾸는 좋은 취지로 하시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것 역시 먹고사는 일이라 사실은 이게 확산되려면 제도적인 지원이나 구조적인 영향, 이런 것도 좋게 흘러가야 할 것 같아요. 어떻습니까?

◆ 한수정> 굉장히 어렵고, 중요한 질문을 하셨는데요. 그래서 현 정부에서는 사회적인 경제가 기본 자본주의 경제의 모순을 해결하면서 포용적이고, 우리 사회의 약자들, 또는 글로벌한 약자들을 더 경제의 주체로 일으켜 세울 수 있는 대안적인 장치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경제 물품에 대한 의무 구매, 지자체의 참여, 그다음에 조달에 들어갈 때 가산점 제도, 이런 것들을 운영하고 있어서 저는 법과 제도 같은 경우는 점진적으로 발전할 것이고, 또 서양의 사례가 그런 것 같습니다.

◇ 김양원> 오늘 아직 커피 한 잔 안 드셨다면, 늦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커피 드시면서 이 커피 한 알이 어디서 왔는지 한 번 더 돌아보시는 계기가 되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 열린라디오 YTN,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공정무역 커피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한수정 사무처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한수정> 네, 불러주셔서 고맙습니다.

◇ 김양원> 지금까지 아름다운 커피의 한수정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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