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 테러 '캡틴 마블' 왜 미운털 박혔나?

평점 테러 '캡틴 마블' 왜 미운털 박혔나?

2019.03.07. 오후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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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연수 앵커
■ 출연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어제 개봉한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가 극장가를 휩쓸고 있습니다. 개봉 첫날 벌써 46만 관객이 찾아봤다고 하는데요. 역대급 흥행 기록으로 출발한 이 영화. 그런데 인터넷 영화 평점은 혹평 일색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나이트 포커스 두 분 전문가 먼저 나오셨습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어서 오세요. 히어로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익숙한 이름입니다. 마블에서 내놓은 제목부터 캡틴 마블입니다. 그런데 뭐가 문제인지 주제어 먼저 보시죠. 캡틴 마블. 개봉 첫날 46만 1000여 명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일단 첫날 기록으로 보면 대단한 기록이죠?

[김헌식]
대단한 기록이고요. 북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역대 최대 기록을 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애초에 우려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기록이 좋기 때문에 흥행에서는 성공했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일단 어떤 영화입니까?

[김헌식]
사실 이게 히어로물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여기에 우주공간으로 가고 외국인도 등장하기 때문에 오히려 SF 영화에 가깝다, 그래서 SF영화하고 히어로물이 결합됐다는 점에서 봤을 때 장르적으로 외연이 마블코믹스 치고는 굉장히 확장됐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기억상실증에 빠진 파일럿 조종사가 나중에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역으로 되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구성상으로도 조금 남다른 시도가 있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일단 주제어 영상을 보니까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이 굉장히 부각되는 것 같은데 기존에 이 영화 제작사에서 영화 중에는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인가요?

[최진봉]
그렇죠. 여성 혼자 히어로가 단독 주연이고 여성이잖아요. 그 부분은 사실 마블 영화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죠. 그러니까 사실 이게 논란이 됐었고 이게 페미니즘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가 됐었고요. 또 하나는 제작진 중에도 사실 감독이 2명 있는데 그중 1명의 감독이 여성이에요.

그러니까 마블 영화에서 여성이 감독을 맡은 게 처음이에요. 그러니까 여성들이 제작자로 많이 참여를 했고 또 주인공으로 단독 히어로로 여성이 나오는 게 마블 영화에서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게 상영되기 전부터, 개봉되기 전부터 논란이 많이 있었고 사실은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면 그렇게 느끼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고 그래요, 일반적으로.

그러니까 많은 분들이 영화 보고 나서 느낌을 얘기해보면 페미니즘적인 요소를 강하게 집어넣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한 인간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기억을 되찾아가면서 강인함을 키워가는 모습을 쭉 보여주는 그런 내용이 주지, 이게 물론 주인공이 여성이기 때문에 한편에서 볼 때는 페미니즘 영화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그런 부분은 없다라고 하는 게 보고 오신 분들의 대체적인 평가인 것 같아요. 그런데 어쨌든 여성이 단독 주연을 맡은 것 때문에 그런 논란에 휩싸이게 된 거죠.

[앵커]
여성 감독에 여성 주인공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어제 개봉을 했는데 아직 미국에서는 개봉을 안 했어요.

[김헌식]
사실 3월 8일에 세계여성의 날에 맞춰서 개봉을 하겠다라고 밝힌 거죠. 그래서 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개봉을 했고요. 또 앞서 말씀드린 46만 명까지 동원을 하게 된 거죠. 사실 우리나라도 마블 팬들이 엄청나게 많고요. 특히 젊은 세대들이 정말 좋아하는 그런 영화, 시리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아까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마블 같은 경우에는 주로 남자 캐릭터가 영웅을 했는데 그 가운데에서 처음으로 여성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을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참고로 여성이 등장을 하니까 그러면 남자를 상대로 해서 싸우는 거냐,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고요. 그리고 영화 속에서도 주인공이 여성 혼자 대적을 하는 게 아니고 수많은 남성이 또 등장을 하고요. 같이 협업을 해서 영웅으로 거듭나기도 하고 적과 맞서 싸우기도 하기 때문에 단독 여성 주인공이다라고 평가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좀 영화를 안 본 분들의 평가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영화를 보면 전체적으로 여성을 띄워주기 위한 그런 영화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일단은 세계여성의 날에 맞춰서 개봉을 한다, 미국에서는. 이런 부분은 좀 페미니즘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봐야 될까요?

[김헌식]
이따도 말씀드리겠지만 지금 현재 할리우드에서 고민하는 것이 외연을 확장하는 거예요. 그래서 매드맥스라는 영화가 몇 년 전에 나왔었는데 그 매드맥스 같은 경우도 중심에는 여성주의가 있습니다. 가부장제에서 신음하는 그런 여성들의 삶을 미래 공간으로 이동을 해서 미래에도 결과적으로 여성들의 삶이 어려울 수 있다라는 걸 보여주게 되는데 액션영화예요.

그런데 대체적으로 보면 액션영화 쪽으로 계속 관객들을 유입시켜야 되는데 강한 페미니즘, 혹은 여성주의, 양성평등성을 내세우게 되면서 관객들을 끌어모으는 전략을 할리우드가 취하고 있는 거죠. 그런 연장선상에서 말씀하신 대로 세계여성의 날에 맞춰서 개봉을 하는 그런 할리우드의 전략도 읽어내야 된다라는 것이죠.

[앵커]
그렇다면 이 남녀 갈등, 그리고 또 젠더 논쟁으로 번진 이 영화. 어떤 영화인지 먼저 주인공 캐릭터를 분석해 보죠. 캐럴 댄버스라는 역할인데요. 어떤 캐릭터인지 주연 배우가 직접 설명합니다.

[브리 라슨 / 영화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 역 : 강하고 자신감 넘치고 대담해서 위험한 도전을 하지만 실패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일어나 다시 도전하죠. 계속 도전하고 실수를 바로 잡는 게 삶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성의 강인함을 파헤치는 영화라 제 자신부터 강해져야 했어요. 수트를 입으면 마법처럼 강해질 거라 생각하지 말고 안전지대를 훨씬 벗어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도전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시험할 필요가 있었어요.]

[앵커]
강인한 여성이 실수와 한계를 극복하면서 영웅이 된다, 아까 평론가님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이런 캐릭터가 또 처음인 것도 아니에요. 매드맥스라는 영화도 있었고요. 그런데 왜 유독 이번에 평점 테러까지 일어난 겁니까?

[최진봉]
왜 그랬냐 하면 지금 인터뷰에는 저 부분만 나왔지만 다른 인터뷰에서 무슨 얘기를 했냐 하면 캡틴 마블은 위대한 페미니스트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영화다, 이런 인터뷰 내용도 있어요. 주인공이 그렇게 인터뷰를 한 거예요. 잡지사하고. 이런 내용이 보도가 되면서 이게 페미니즘을 보여주려는 의도를 갖고 만든 영화인가 아닌가 하는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된 것 같고 아마 남성들 입장에서는 이렇게까지 페미니즘을 강조하면서 영화를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그런 반감들이 된 게 아니냐. 그래서 평점. 보지도 않고 평점들을 자꾸 낮은 평점들을 주는 거잖아요, 결국은. 그게 결국은 이런 선입견을 갖게 되는 거죠. 이런 인터뷰 하나로. 그런데 저는 브리 라슨이라는 주인공이 본인의 의도를 그런 표현을 했다기보다 제가 볼 때 이게 시대적 배경이 1990년대예요.

그리고 1990년대에 공군 파일럿을 한다는 것은 사실은 여성으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고 볼 수 있거든요. 지금하고 그때는 상황이 많이 다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여성이 그 어려움을 뚫고 성장해가는 모습, 강인하게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한 인간으로서의 능력 이런 부분들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로 보일 수 있을 텐데 단순히 그게 캐릭터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성성을 강조해서 페미니즘 영화라고 주장을 하게 되면 그건 너무 한편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이거 지금 저희가 화면에 띄워드리고 있는 그래픽은 오늘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에 있는 실제 네티즌들의 평점을 저희가 따왔거든요. 저희가 글씨가 작아서 안 보여서 몇 가지를 띄워봤더니 페미니즘은 정신병이다, 미스캐스팅이다. 원더우먼으로 재촬영해라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김헌식]
페미니즘은 정신병이 아니고요. 학술적인 용어죠. 그리고 미스캐스팅, 원더우먼으로 재캐스팅해라, 재촬영하라 이렇게 했는데 사실 이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원더우먼이라고 하는 캐릭터가 있죠. 그런데 원더우먼은 사실은 어떤 가부장적인 그런 문화에서의 또 다른 가부장적인 문화의 소산이기 때문에 굉장히 원성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기업이 달라요. 여기는 워너브러더스 소속의 DC코믹스 소속이기 때문에 어차피 촬영할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비꼬는 형태로 원더우먼 가지고 와라 이렇게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원더우먼을 끌어온 것 자체가 이미 기본적인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러면 실제로 오늘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평점이 어느 정도로 나오고 있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지금 보여드리는 것은 실 관람객의 평점이 아니라 단순히 네티즌 평점인데요. 성별로 봤더니 남성들은 3점대 점수를 주었고요. 여성들은 8점대로 상당히 점수 격차가 크네요.

[최진봉]
그러니까요. 이거는 보지 않고서 네티즌들이 평점을 내린 거예요. 그건 선입견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기사로 보도된거나 아니면 블로그에 퍼날라진 거나 유통되는 정보들을 보고 그냥 선입견을 가지고 일부러 평점을 이렇게 매겼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보고 평점을 매기는 게 아니고 보지도 않고 가서 일부러 테러를 하는 거죠, 소위 평점 테러를 하는 건데.

[앵커]
종합평점이 5.5점 정도.

[최진봉]
그런데 나중에 우리가 또 얘기 나누겠지만 보고 나서 평점을 내린 분들의 반응을 보면 전혀 달라요.

[앵커]
보고 나서는 어떻게 바뀌었는지 좀 보여주시죠.

[최진봉]
보고 나서는 남성들도 8.56점이 나왔어요, 평균으로. 그리고 여성들은 9.26이 나왔고요. 그러니까 남성들 중에도 영화를 관람하고 난 뒤에는 평점이 많이 올라간 걸 보면 영화 자체의 완성도 면에서는 남성들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죠.

[앵커]
왼쪽과 오른쪽에 보면 왼쪽은 아직 보기 전에 네티즌들이 매긴 평점. 이때는 남성들이 3.72점을 줬는데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남성들은 8.56점으로 여성들과 비슷한 점수를 주었네요.

[최진봉]
그래서 아마 영화를 보고 나신 분들은 이게 페미니즘적 성격이 그렇게 강하게 포함돼 있지 않다고 판단하신 것 같아요.

[김헌식]
여기서 뼈아픈 점을 지적을 해야 되겠는데 출처를 보면 네이버라고 돼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영화를 볼 때 사전에 선입견 아까 말씀하셨는데 선입견을 어떤 식으로 갖게 되냐 하면 포털로 들어가서 어떤 평점이 있는가에 따라서 선택을 하고 있는 영화적 현실이 그대로 노출이 되고 있는 거죠.

[앵커]
영화 뭐 볼지 네이버 들어가서 검색 많이 하잖아요.

[김헌식]
그런데 문제는 계속 지속적으로 말씀하시는 게 뭐냐 하면 영화가 개봉을 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1점, 0점. 이렇게 주기 때문에 그게 평균을 내게 되면 영향을 미치게 돼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백분율로 따지게 되면 계속 깎아먹게 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예를 들면 로튼토마토 같은 경우에는 수정을 해버렸잖아요.

[앵커]
로튼토마토가 해외 사이트.

[김헌식]
해외 사이트인데 거기에서도 개봉 전에 너무 폭탄 테러를 하게 되면, 0점 테러를 하게 되면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예 절대치로 보여준다든지 그리고 글을 달지 못하도록 했어요. 그런 다음에 개봉을 하고 나서 보고 난 이후에 실제로 내용을 아시는 분들이 그렇게 평가를 하시든 간에 매기도록 해야 되어야 되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여전히 개봉하기도 전에 평점을 매기는 것이 여전히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또 영향을 미치다 보니까 선입견을 가져서 한창 많은 분들이 보고 그런 영화가 아니네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1점을 달고 계시기 때문에 이거는 우리가 영화를 어떤 선택을 통해서 누구의 프레임으로 지금 선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뼈아프게 지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영화를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될 수가 있겠군요. 주연배우 브리 라슨의 이름을 네이버에 검색을 해 봤더니 연관검색어로 브리라슨 인성, 이런 단어가 떴습니다. 특별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만한 사건이 있었던 건가요?

[최진봉]
일단 이런 게 있었어요. 스탠리라고 하는 배우가 있어요. 작년에 안타깝게 사망을 하셨는데 이분에 대한 추모의 글을 올린 게 있어요. 뭐라고 올렸냐 하면 스탠리를 생각합니다. 그다음 전설이여, 편히 잠드소서. 마블에서 전설로 여겨졌던 배우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이 글을 올린 다음에 본인의 가방과 구두 사진을 함께 올렸어요.

[앵커]
지금 저 사진 밑에 저 추모글을 단 거군요.

[최진봉]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스탠리를 좋아하시는 분이나 마블을 좋아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이게 정말 추모의 글인가 아니면 본인의 신발이나 가방을 자랑하기 위해 쓴 글인가 이런 논란이 있어서 나중에 브리라슨이 계정을 삭제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논란이 되면서 예의가 없다 또는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의를 갖추지 못했다라는 점이 논란되고 있는 상황인 거죠.

[앵커]
평소에 저 브리 라슨이라는 배우가 이런 페미니즘의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에게는 거슬릴 수 있는 그런 발언을 많이 합니까?

[김헌식]
그런데 지금 지속적으로 브리라슨의 언행과 관련해서 젠더 관점으로 사실상 보는데요. 여기에는 다른 결이 있습니다. 애초에 브리 라슨이 캐스팅이 됐을 때 일부 팬들은 다른 캐스팅을 원했어요. 그래서 그 다른 배우들을 섭외하고 캐스팅을 해 달라라고 했는데 그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약간의 불만이 잠재돼 있었던 거죠. 그런데 그것이 작가라든지 감독의 일부가 여성이고 이런 것들이 같이 시너지 효과가 있고요.

또 인터뷰 내용 중에 일부 내용이 여성주의와 연관이 되면서 그게 확 부각이 된 거죠. 그런데 0점 테러하시는 분들이 아셔야 될 건 뭐냐하면 결과적으로는 할리우드 마케팅에 역이용당했다는 거예요. 이럴수록 아까 언급하셨듯이 46만 명 이미 돌파를 했고요. 앞으로 최대 흥행작이 될 거거든요.

그러면 결과적으로 영화 상업적인 마케팅에 오히려 이용된 거기 때문에 쓸데없는 지엽적인 부분을 가지고 젠더 갈등을 보인다는 것이 결국 누군가의 이익을, 수익을 만들어주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 영화의 평점 테러가 아무래도 언론의 주목을 받는 건 우리 사회 젠더 갈등이 어떤 정치적인 지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최진봉]
아무래도 양성평등을 사실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많이 강조하고 여성에 대한 권위, 또 여성의 사회적 지위의 상승. 이런 부분들을 관심을 갖고 법도 만들고 제도도 많이 바꾸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남성들, 20대 남성들 같은 경우에는 반감이 좀 심해지게 되는 그런 요소로 작용한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면 양성평등과 관련돼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젠더 갈등에서 여성을 너무 정부가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아닌가, 이런 논란들도 있고 종교적 병역거부에 대해서 대체복무제 하면서 남성들이 많이 실망한 부분도 있었고 이런 부분들이 증폭되다 보니까 결국 현 정부나 현재 정치권이 너무 여성편향적으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논란이 일고 있는 거죠.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만. 그런 상황에서 결국 남성과 여성의 성대결과 갈등으로 가게 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젠더 갈등이 하나의 이슈가 되고 그것이 이번 영화에 0점 테러라든지 이런 테러를 하는 데도 일정 부분 개입된 게 아닌가 이런 생각까지 들게 만드는 사안입니다.

[앵커]
지금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 대한 그래픽을 띄워드리고 있는데요. 최근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입니다. 20대 남성이 52%가 잘못하고 있다라고 대답한 반면 여성은 잘못하고 있다는 26%, 68%가 잘하고 있다라고 대답을 했거든요.

이런 정치적인 견해가 문화현상에 영향을 미치고 또 문화현상이 다시 한 번 정치적으로 지표가 반영되는 이런 현상들. 어떤 작용을 우리 사회에서 하고 있다고 봐야 될까요?

[김헌식]
저는 균형의 회복의 과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아까 마블사 캐릭터 말씀을 하셨지만 영웅 캐릭터가 남자가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어쩌다 한번 여성 캐릭터가 나온 겁니다. 사실 전체 비율로 보게 되면 어쩌다 그런 캐릭터 하나 나올 수 있어요. 마블사는 사실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화를 제작하기 때문에 수많은 영웅 캐릭터가 있거든요.

그중에 영웅 캐릭터 여성이 나온 겁니다. 마찬가지로 남여성도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인데 아까 교수님께서도 언급을 하셨지만 법적 제도적으로 뭔가 균형을 회복하려고 해요. 그런데 실제적으로 실현된 게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면 양심적 병역 문제 같은 경우도 그건 행정부가 한 게 아니고 사법부가 판단을 한 문제이고요.

또 여성 비율 문제도 지금 법안들이 대부분 국회에 계류 중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좀 더 나아지겠거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여성들에게 있기 때문에 높은 것이고요. 남성들 입장에서 봤을 때는 전체적으로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여성들의 권익이 회복되니까 마치 자기들한테 위해가 가해지는 것처럼 느낌상으로 위축되는 것이고 그런 것들이 이런 인터넷이라든지 영화로 봤을 때 마케팅으로 하는 것인데 거기에 휩쓸려서 오히려 원하지 않는 결과들을 낳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정치적으로 이용하시려는 분들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실체가 어떤 것인지.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가야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분명하게 밝혀주는 작업들이 문화적 작업과 사회적 작업들이 같이 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런데 문화적 작업과 사회적 작업이 같이 가야 된다는 이 해결 방법이 결코 쉽지는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최진봉]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러니까 평등이라고 하는 건 페미니즘도 그렇고 보는 건 뭐냐 하면 남성과 여성이 그냥 같은 위치에 같은 대우를 받는 걸 요구하는 거잖아요. 누가 누구의 위에 있고 누가 누구에 손해를 보고 있고 이런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요.

서로가 서로에게 인정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가치를 인정해 주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지금까지 사실은 어느 한쪽의 성이 균형이 맞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그걸 맞춰가야 되는 작업을 해야 된다고 보거든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마블의 캐릭터도 전부 거의 히어로들이 남성 중심으로 가다가 여성이 1명 나왔으면 이건 박수쳐주고 또 앞으로 그게 더 필요하다면 여성 히어로들을 많이 늘려서 균형을 맞추는 부분도 필요하지 않겠어요? 그게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헌식]
제가 한 가지만 덧붙이면 예를 들면 요즘에 장애인계에서도 드라마나 영화에 장애인 캐릭터가 많이 나와야 된다고 얘기를 해요. 실제로 그래서 드라마와 영화에 장애인들이 많이 출연합니다. 그런데 그 출연이 단순히 주인공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고 그냥 조연으로 나올 수도 있고요.

그냥 상점에 가도 나와요. 그렇게 나오다 보면 결국 균형이 회복되는 과정이거든요. 그래서 예전에는 여성 캐릭터들 또 페미니즘 영화들이 독립영화나 다양성 영화에만 나왔어요. 이런 오락 영화에도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어쩌다 한 번 나오니까 이게 뭔가 낯설어 보이는데 자주 나오고 자주 접하다 보면 그런 것들이 문화적으로 익숙하게 되고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문화예술은 아무래도 세상을 더 아름답게 또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데요. 블록버스터 영화의 평점까지 바꾸고 있는 젠더 갈등의 현 주소를 함께 짚어봤습니다. 김헌식 평론가님 먼저 여기서 인사를 드리죠.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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