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그 손맛 한 번 보고 싶네

김수미, 그 손맛 한 번 보고 싶네

2018.12.05. 오후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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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노종면 앵커
■ 출연 : 김수미 / 배우

* 아래 텍스트는 청각장애인 자막 방송 속기록을 바탕으로 작성된 내용이라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오늘의 더인터뷰는 수많은 쿡방과 먹방 세상에서 독보적인 존재와 캐릭터로 자리를 잡은 분이죠. 국민 입맛 사로잡은 국민 손맛 김수미 선생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만나면 이거 꼭 여쭤보고 싶었어요. 어떻게 하면 수미네 반찬 맛 좀 볼 수 있을까?

[김수미]
아까 제가 오니까 앵커님이 빈손으로 왔냐고 그래서 아우, 덜컹했어요. 오늘 마침 녹화 날인데 오늘 녹화가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그래서 제가 항상 뭘 챙겨올까 하다가 오늘 양파장아찌했는데 언제 보내드릴게요. 정말 양파는 꼭 매일 먹어주는 게 좋거든요.

[앵커]
이제 그게 언제 방영이 되는 거죠?

[김수미]
다다음주요. 오늘 저녁에는 김장 특집이 방송돼요. 신안에는 한 2000포기 해서 시청자 여러분하고 해외에 계신 분하고 독거노인은 이미 전달했고요.

[앵커]
제가 개인적으로 겉절이 참 좋아하는데 늦었죠?

[김수미]
아니요, 해드릴 수 있어요. 저는 달라고 그러면 다 드려요.

[앵커]
그런데 다른 분들 순서를 제가 가로채면 안 되니까 꾹 참겠습니다.

[김수미]
아니요, 정말 주소만 문자로 넣어주세요. 제가 맛있게 해서 보내드릴게요.

[앵커]
요즘 어떻습니까? 인기가 전성기 때보다 훨씬 높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던데요.

[김수미]
글쎄요, 정말 노년이죠, 사실. 칠십 넘었으면.

[앵커]
그렇게 안 보이는데요.

[김수미]
그런데 정말 감사하죠. 그래서 이게 사람이 살아가는 데, 이 정도 살아보니까 때라는 거, 그게 잘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때가 맞아야지 그런 것 같아요.

[앵커]
과거에 맨발의 기봉이, 또 가문의 영광 시리즈. 그때 받으셨던 그런 스포트라이트...

[김수미]
그거하고 달라요. 이번에는 제가 피부로 어떻게 느끼냐면 그때는 극장에서 영화 잘 봤어요, 재미있던데요. 이 정도였는데 지금은 마치 제가 수미네 반찬 하고부터는 무슨 마법의 손인양, 예를 들어서 사우나를 제가 매일 가면 쭉 누워 있던 분들이 벌떡 일어나서 아우 선생님 오셨어요? 이래요.

어머, 누워 계세요, 누워 계세요 그러면 아, 당신들이 보고 따라해 보니까 정말 맛있어서 정말로 선생님 같대요. 그거를 느끼니까, 그런데 의외로 우리나라 주부들이 김치 같은 거 안 담아봤더라고요. 그런데 용기를 내서 해 보니까 자기도 놀랐대요. 이렇게 쉽고 맛있는 걸 왜 그동안 내가 안 했나. 그래서 요즘은 왠지 사부 된 느낌.

[앵커]
집사부일체에도 나오셨잖아요.

[김수미]
집사부일체에도...

[앵커]
실제로 수미네 반찬 방송 나가고 나면 김수미 반찬, 김수미 레시피 이런 연관 검색어가 굉장히 많이 뜨거든요. 그런 거 볼 때 기분이 어떠세요?

[김수미]
저는 좋은데 댓글을 많이 봐요. 보면 엄마가 돌아가신 지 1년됐는데 마지막 엄마가 해 준 반찬을 아직도 냉동실에 두고 있다, 이걸 내가 마지막으로 먹어버리면 엄마를 잊을 것 같다, 이런 건 가슴에 와닿아요. 저하고 똑같거든요. 그리고 해외에서 의외로 정말 전 세계에서 많이 보세요.

그래서 편지가 방송국으로 많이 와요, 손편지가. 이메일도 오지만. 그냥 틀어놓고 우신대요. 엄마가 그리워서. 고향이 그리워서.

[앵커]
먹방 예능인데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을.

[김수미]
그렇대요. 그래서 이게 단순히 수미네 반찬은 음식을 배우는 게 아니라 엄마, 고향, 그리움을 같이 아마 섞어서 음식하고 나가니까. 그리고 제가 하는 음식이 전부 시골 음식이거든요. 어렸을 때 고향에서 엄마가 해 줬던 반찬이거든요.

[앵커]
아까 댓글 의견 말씀하셨는데 저희도 선생님 나오신다고 하니까 사연이 오기는 했어요. 그건 조금 이따가 소개를 해 드리고. 만드실 때 행복합니까? 아니면 누군가에게 먹여줄 때 그때...

[김수미]
만들 때요. 저는 일 도와주는 도우미 아줌마가 한 말이 선생님은 방에 있으면 그냥 강아지하고 시들시들 누워 있다가 손님이 온다 그러면 주방에 들어오면 눈빛이 달라진대요. 막 확 살아난대요. 그러니까 시든 꽃이 피는 것 같대요. 저는 그 말이 너무 가슴에 와닿았어요. 진짜 그래요.

[앵커]
요리가 왜 그렇게 좋으신 거죠?

[김수미]
제가 17살 때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서울로 유학을 왔는데 엄마가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18살에 아버지도 돌아가셨고. 그런데 결혼하고 입덧이 심한데 정말 아무것도, 물 한 모금도 못 먹고 정말 그러는데 엄마가 해 줬던 겉절이. 아까 겉절이 좋아한다고 그랬죠. 엄마가 밭에서 뽑아와서 금방 무친 겉절이, 멸치액젓 넣고. 그거하고 풀치라는 게 있어요.

갈치새끼 조린 거. 이것만 한 입만 먹었으면 살겠거든요. 너무 먹고 싶었는데. 그래서 어떻게 하다 애를 낳고 아, 내가 해 보자. 그래서 저도 쌀 한번 안 씻어보고 중학교 때 왔거든요. 그런데 결혼했으니까 시어머니 모시고 사니까 겉절이를 해 봤어요.

우리 엄마는 배추포기도 칼로 척척척척. 어렸을 때 고무줄 놀이 하다가 잠깐 본 것이 내가 하려고 마음먹으니까 머리에 떠오르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무쳐봤더니 처음에는 아니에요. 이게 아닌데. 또 해 봤어요. 버리기도 많이 버리고 하니까 아, 이거야. 아마 우리 엄마는 멸치액젓하고 새우젓을 넣었나 보다, 그렇게 하고. 그리고 식탁에 놓으니까 어머, 우리 남편이랑 너무 맛있대요. 그래서 그다음에 또 풀치해 보고. 그러다가 옆집 주고 친구 주고. 다 맛있대요. 그렇게 이렇게 한 거예요.

[앵커]
그러니까 어리셨을 때 부모님께서 가셨기 때문에 어머니의 레시피를 전수받은 게 아니라 그리움으로 만들어낸 거네요.

[김수미]
아니에요. 엄마를 찾았어요. 그러고 보니까 초등학교 때까지 먹었던 반찬들이 무지기수로 많더라고요. 그냥 호박도 제가 본명이 영옥이인데 영옥아, 호박 따와. 그러면 밭에서 뚝 따다 주면 엄마는 그냥 툭툭툭 썰어서 새우젓 놓고 이렇게 했는데 수미 반찬 했거든요. 어머, 우리 셰프들이랑 너무 맛있대요. 그게 엄마의 손맛이거든요.

[앵커]
음식을 통해서 어머니를 찾으셨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어머니께서 해 주신 요리 중 생각나는 거 있으신지요?

[김수미]
제가 1회 때 고사리굴비조림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군산은 바다가 있어서 생선이 흔했어요. 그리고 엄마는 봄에 진달래꽃 필 때 굴비를 담았어요. 조기를 사다가. 아버지는 염전에서 소금을 지게로 소금을 지고 오고 지금처럼 다르게 그때는 조기가 노래, 황금색이었요.

그거를 소금물에 염장을 해서 하고 하고 해서 말려서 그래서 보리굴비라고 하거든요. 안 상하게 장독에 겉보리를 넣고 그 마른 굴비를 쟁였어요.

그럼 한여름에 고사리는 산에 천지였거든요. 지금은 비싸지만. 그러면 고사리를 밑에 깔고 굴비를 얹어놓고 조려주시는 것.

저는 그거 밥 먹기 시작할 때부터 먹었거든요. 그거를 했어요. 했더니 어머, 다들 너무 이런 반찬이 있었냐고. 그러면 저는 막 희열을 느껴요.

맛있다 그러면 아주 그냥 몸이 막 붕붕 떠요. 그러면 또 하고 또 하고. 이래서 아마 패션 디자이너나 다른 전문직 하는 분들이 자기가 디자인한 옷을 입고 지나가는 사람 봤을 때 굉장히 떨린대요.

그거하고 똑같아요.

[앵커]
저도 굴비조림을 좋아하는데 고사리랑 궁합이 맞는다고 하니까 저도 먹어보고 싶어요. 그런데 고사리를 말릴 때. 꼭 삶아서 말려야 하나요?

[김수미]
삶아서 말리죠.

[앵커]
안 그러면 독성이.

[김수미]
안 돼요. 삶아서 말리고. 또 1시간 담갔다가 삶아요. 그것도 삶을 때도 이미 삶은 고사리를 굴비 넣고 또 조려야 하기 때문에 고사리를 너무 삶으면 안 되거든요.

중간 정도 좀 질기다 할 때 굴비를 넣고 해야 하거든요. 쌀뜨물 넣고.

[앵커]
그러니까 댁에서 물론 직접 해 드리는 경우도 많겠지만 외식도 자주 하시죠?

[김수미]
그럼요. 저 일주일에 한두 번은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백반집 돌아다녀요. 왜냐하면 그 시장 밥집이 6000원짜리가 제일 그 계절 음식이 나오거든요, 백반집이.

가서 먹어보고 아, 제가 요리책도 몇 권 냈지만 아, 지금은 이게 나오는구나. 그래서 이번에 남대문시장 가니까 양미리가 나오더라고요.아, 지금 양미리철이구나. 다음 주에 양미리 할 거예요.

[앵커]
요리책 이번에도 내셨잖아요. 지난번에 낸 책과 반응이 어떻습니까?

[김수미]
이번에 낸 책은 너무 지금 14쇄까지 찍었더라고요.

[앵커]
언제 냈는데 벌써 그렇게 됐어요?

[김수미]
한 달 조금 지났어요.

[앵커]
시쳇말로 대박 난 거네요.

[김수미]
네. 제가 여러 사람 살리네요. 출판사 살리죠. 옛날 식자재 없어진 거 다 살리죠. 박대라는 건 사람들이 몰랐거든요.

그런데 박대집에 아직도 제가 주문해도 박대가 안 와요. 물량이 없어서. 그러니까 제가 경제도 돌아가게 하는 것 같대요.

[앵커]
저희 뉴스도 좀 살려주십시오.

[김수미]
제가 나왔잖아요.

[앵커]
지금 살리고 계십니다.

[김수미]
오늘 시청률 오를 겁니다.

[앵커]
나오셔서 저희들을 호통도 치시고, 저희들한테 그러시기를 기대했는데 너무 차분차분 어머니처럼 말씀해 주셔서 시청률이 조금밖에 안 오를 것 같은데요.

[김수미]
생방송이라 욕은 못하고요.

[앵커]
사실 선생님 수미네 반찬 보면서 느꼈던 게 계량컵이 따로 없더라고요. 그냥 보면서 간장 이만큼. 대충 눈대중으로.

[김수미]
우리 엄마가 그랬어요. 그리고 첫날 장동민 씨가 아니, 계량도 안 하고 이렇게 하냐고 그래서 제가 동민이한테 너희 엄마, 할머니가 계량컵 썼냐? 이랬거든요.

저는 요리를 좋아하다 보니까 책도 많이 보는데 옛날부터 궁중음식에도 계량이 없었어요. 마지막에 상궁이 맛보고 은수저로 하고 왕실에 수라상에 올라갔지, 계량컵이 없었어요.

다만 한약재는 저울로. 그건 정확해야 하니까.

[앵커]
그건 생명과 관련될 수 있으니까.

[김수미]
그러나 모든 궁중에서도 계량컵은 안 썼어요. 저울은 썼어요.

[앵커]
제가 선생님께 특별히 검사를 받고 싶은 게 있는데. 수미네 반찬 보면서 많이 저도 요리를 좋아하기 때문에 공부를 하고 있는데 닭볶음탕을 해 봤거든요.

[김수미]
해 봤어요?

[앵커]
네, 해 봤어요. 저도 눈대중으로 해본거거든요. 지금 나가고 있는 저것인데요. 저는 재료가 완벽하게 다 갖춰져 있지 않아서 떡 넣고.

[김수미]
색깔이 맛있어 보이네. 해 봤어요?

[앵커]
선생님 레시피니까 맛있더라고요.

[김수미]
맛있죠, 그렇죠?

[앵커]
이게 딱히 계량컵이 없어도 가능하겠더라고요.

[김수미]
한식은 하면서 간을 보면 돼요. 조금 처음부터 짜게 하고 맵게 하면 안 돼요. 슬슬 넣어가면서 마지막 상 내기 전에 마지막 간보고 조금 싱겁다 하면 그때 조금 넣고 한번 불 켜면 돼요.

[앵커]
한식의 세계화를 가로막는 것이 눈대중이다,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이제 폐기해야 되겠군요.

[김수미]
그래서 양식은 빵 같은 건 정확하게 해야 돼요. 만약 우유가 조금 덜 들어가거나 버터가 덜 들어가면 안 되지만 한식은 얼마든지 끓이면서 하면서 하기 때문에 계량컵 필요 없어요. 하다 보면 늘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아까 저희 뉴스에 선생님 출연하신다고 하니까 사연이 왔다고 했잖아요. 소개를 하겠습니다. 준비가 됐는지 모르겠군요.

70대 노모를 둔 40대 딸의 사연입니다.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여기저기 편찮으신 엄마가 부엌에서 손을 뗀 지 몇 년 됐습니다.

엄마가 만든 음식을 먹지 못하고 나서야 엄마 음식의 소중함을 알게 됐어요. 나이가 들수록 제 머리와 입에서 더 선명해지는 엄마의 손맛.

만약 엄마가 안 계시면 어떻게 해야 하죠? 엄마가 그립고 엄마의 손맛도 사무치게 그리워지면 어떻게 해야 하죠? 이런 사연입니다. 어떻게 해야 됩니까?

[김수미]
누구나, 누구나 부모자식간에도 때가 되면 이별은 해야 돼요. 너무 안타까워하지 마시고 지금부터라도 엄마한테 그동안 엄마가 해 주신 음식을 따님이 대신해서 한번 어머니 드려보세요.

그러면 어머니가 죽 한 그릇이라도 잡술 때 그때 행복할 거예요. 그리고 부지런히 엄마 지금부터 해드리고 또 엄마가 조금 움직이실 수 있으면...

이 세상에 엄마가 자식을 위해서 반찬 할 때처럼 경건한 건 없어요. 그건 마치 성전에서 예배 드리는 것처럼. 왜냐하면 내 자식을 잘 먹여야 하니까.

재료가 싸든 비싸든. 그게 손맛이거든요. 그래서 집밥이 좋은 거예요.

[앵커]
우리가 지금 딱 엄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시대에 살고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했던 게 바로 수미네 반찬 일본편이었거든요.그때 반응이 어땠나요?

[김수미]
저희는 일본에서 사실 첫 경험이잖아요. 아무 정보도 없이. 제가 그냥 우리 담당 문태주 감독하고 해외에 가자. 제가 일본을 자주 갔는데 한정식집에 가도 김치가 약간 일본 사람을 겨냥한 맛이에요.

조금 달고 식자재 자체가 무가 일본은 토질이 습기가 많아서 우리나라 깍두기처럼 때글때글 안 해요. 가자 해서 갔는데 3000인분을 준비해 갔어요.

정말 많이도 해갔는데 정말 우시는 분도 많았어요. 그리고 그 더위에 줄서고 반찬 나중에 떨어져서 못 팔고. 그게 제일 보람 있었어요.

[앵커]
방송 화면이 나가고 있네요.

[김수미]
저분, 저분. 일본분.

[앵커]
사실 제가 일본에서 저도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그리고 여기 이 촬영장소 역시 제가 좀 자주 가던 그 동네거든요.

[김수미]
어머, 신주쿠.

[앵커]
신주쿠에서 하셨다고.

[김수미]
어머, 그래요?

[앵커]
그래서 방금 말씀하신 김치나 이런 것들도 사실 일본인 입맛에 맞게 달게 하고. 그래서 저는 엄마 밑반찬이 그리워서 저는 핸드폰 배경화면에 엄마 밑반찬을 올려놓은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걸 보면서 조금씩 울컥울컥하기도 했거든요. 촬영할 때 특별한 에피소드 이런 것도 있었나요?

[김수미]
그래서 이틀인데 정말 식자재가 일본에서 살 만한 게 없어서 저녁 영업은 못했어요. 못했고 이건 방송에서만 얘기인데 어떤 아기엄마가 얼른 차를 대고 아기를 차에 두고 잠깐 와서 반찬 사려는데 아기가 막 차 안에서 우니까 누가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이 왔어요.

그래서 우리 영업하는 데 문제가 있나 그랬더니 차 안에 아기를 놔가지고 그래서 그 아기엄마가 줄서서 반찬을 사니까 그래서 차 넘버 대고 하고 가서 아기 문 열고 아기 꺼내고 그런 에피소드도 있었어요.

[앵커]
큰일날 뻔했네요.

[김수미]
그리고 신주쿠에서만 오는 게 아니라 서울 같으면 부산, 광주, 대구에서도 오신 거예요. 몇 시간 타고. 소문을 듣고. 그런데 너무 벌써 막 드시는 거 보면 알잖아요.

제가 이 세상 태어나서 그렇게 행복해 본 적은 없어요. 감사하고. 그래서 또 해외 준비하고 있어요.

[앵커]
미리 말씀해 주실 수 없나요?

[김수미]
제가 담당 PD하고 의논, 미국 쪽이거든요. 아직은 준비하고 있어요.

[앵커]
미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들이 기대가 많겠습니다. 같이 방송하시는 분들이 전문 셰프들이잖아요.

[김수미]
대단한 분들이죠.

[앵커]
그분들 그런데 구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김수미]
저는 솔직히 그렇게 한식을 못할 줄 몰랐어요.

[앵커]
셰프들이?

[김수미]
네. 그래서 역시 양장패션, 드레스 하는 분한테 한복을 지으라고 그러면 못하겠지. 저는 그렇게 이해해요. 그래서 미카엘은 제가 이해를 해요.

그런데 여경래 셰프님이랑 최현석 셰프가 그렇게 한식을 못하는 줄은 폭폭해서 가슴을 치고 싶어요.

[앵커]
두 분 각성하셔야겠습니다.

[김수미]
아니, 그분들은 전문만, 중국요리만 연구했고 여경래 셰프님은 중화요리 회장님이세요. 그리고 가끔 중국에 중국요리 경연대회 심사위원으로 가세요.

그러니까 자기네 시간이 오면 멋있어요. 막 하고 아무튼 그런데 한식만 들이대면 쩔쩔매니 어떻게 해요. 그래서 이해해요.

그래서 제가 이 셰프님들한테 중화요리에도 한국 김치를 몇 조각 넣어서 세계에 알려라.

[앵커]
그래도 셰프님들이시니까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는 걸 좀 따라했을 때 확실히 맛은 다르구나 이렇게 느끼신 적 없으세요?

[김수미]
지난번에 여경래 셰프님이 중국 가서 약간 김치 같은 거 제가 한 걸 응용해서 한번 요리를 했대요. 그래서 저는 처음에 이 프로그램 시작한 게 일본의 스시집은 전 세계에 없는 데가 없거든요.

그런데 제가 스페인을 갔다가 한국 음식점을 가려고 했더니 한 시간 차를 타고 하나밖에 없어요. 그런데 갔는데 또 그날이 쉬는 날이에요.

아, 그래서 굉장히 안타까웠어요.

[앵커]
한식의 진출이 무궁무진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김수미]
그렇죠. 그래서 왜... 물론 역사가 우리 한식보다 중국 음식이 깊지만 어디에 가도 중국집, 일본 스시집은 있는데 왜 한국의 비빔밥집은 없나. 그걸 제가 죽기 전에 해보려고요.

[앵커]
혹시 그런 사업적으로도?

[김수미]
네.

[앵커]
그러시군요.

[김수미]
네. 그런 게 많이 들어와요. 정말 영국 같은 데 비빔밥집 같은 거 딱 내서 정말 한국의 맛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어요.

[앵커]
한 가지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김수미의 레시피가 퓨전으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김수미]
안 되죠, 절대적으로. 제가 그 퓨전을...

[앵커]
약속하신 겁니다.

[김수미]
막으려고 수미 반찬을 시작했거든요.

[앵커]
혹시 생각하고 계신 거 있으세요?

[김수미]
제가 5년도 할 수 있어요. 많아요.

[앵커]
손맛으로도 유명하시지만 본업이 배우시잖아요. 혹시 준비하고 계신 영화나 드라마 있습니까?

[김수미]
제가 또 지금 한 6~7개월을 영화, 드라마를 못 하고 있어요. 워낙 여기에다 신경을 쓰는데 내년에 약간 미스터리 코믹물인데 그거 준비하고 있어요. 한 2월부터 촬영할 것 같아요.

[앵커]
미스터리 코믹물. 어떤 역할을 맡으십니까?

[김수미]
제가 탐정인데요. 관상 보고 범인 찾는 역할이에요.

[앵커]
그래요? 그러면 좀 느긋한 역할이신 거죠?

[김수미]
아니요, 빠르죠. 날아다니는 역할이에요.

[앵커]
나이가 많으신데.

[김수미]
나이 많은데. 제가 원래 범인이에요. 교도소를 7번 갔다 와서 범죄심리를 너무 잘 알아서 탐정을 해요.

[앵커]
스포일러는 안 되고요.

[김수미]
그래서 범인을 이미 사건 종료된 거. 못한 거를 제가 의뢰가 오면 이렇게 얼굴 보고 몇 가지 물어보고 전혀 아닌 사람을 범인을 검거하는 그런 탐정이에요. 재밌어요.

[앵커]
그러면 수가사 크리스티?

[김수미]
그렇네요. 그렇네. 제목 그렇게 해도 되겠다. 그렇네요.

[앵커]
저 잊으시면 안 됩니다.

[김수미]
저작권료 드려야 되겠다. 그래야 되겠다.

[앵커]
제목이 정해지지는 않았군요?

[김수미]
가제로 되어 있습니다.

[앵커]
언제쯤 개봉합니까?

[김수미]
내년 추석 때쯤이요.

[앵커]
기대하겠습니다.

[앵커]
선생님께서 그러면 연기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떤 부분인가요?

[김수미]
진정성이죠. 제가 악역을 하든 무슨 역을 하든 그 작가가 원하는 대본을 충분히 제가 알고. 그러니까 감독이나 작가는 모종만 해 주고.

모종에서 피어나는 꽃이나 열매는 배우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 의도만 충분히 안다면 연기는 바로 나와요. 대사가 정확하지 않아도. 그러니까 전원일기 일용 엄마 같은 거죠.

[앵커]
30대에 하셨잖아요.

[김수미]
29살에요. 사실 거기서는 우리가 소위 그렇게 비중 없는 역할을 우리 업계에서는 깍두기 역할이라고 그래요. 나 그냥 전원일기 깍두기야, 이렇게 해요.

그런데 제가 목소리 톤을 바꿨잖아요. 그래서 일용 엄니로 아마 연기대상까지 받았어요.

[앵커]
제가 하마터면 어줍잖게 성대모사를 할 뻔했습니다.

[김수미]
그걸로 해서 시험 보고 들어온 개그맨 많아요. 아이고 뭣이냐. 아이고 나 개그맨 몇 기 했쇼 이러고 해가지고 들어온 사람 많아요, 후배들. 지금은 공채가 없지만 한 10년 전까지도 공채 뽑았거든요.

[앵커]
그런 진정성을 갖춘 후배들 혹시 이 시간에 소개해 주실 분 있어요?

[김수미]
많죠. 왜냐하면 장혁 씨라든가 이미숙 씨라든가. 제가 좋아하는 연기파. 왜냐하면 배우는 연기 잘하면 돼요. 가수는 노래 잘하면 되고.

[앵커] 앵커는?

[김수미]
앵커는 생방송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황하지 않고 뉴스를 전달해야 되고요.

[앵커]
그리고 진정성, 이해. 이런 덕목은 저희 앵커와도 통하는 것 같습니다.

[김수미]
그럼요.

[앵커]
저희가 여쭤보고 싶은 여러 가지 음식들 가운데 한 가지 놓친 게 있어요.

[김수미]
뭐요?

[앵커]
아카시아꽃.

[김수미]
맞아, 저는 그거요, 아카시아꽃하고 우리 아버지하고 저는 아카시아꽃이 필 때는 울고 다녀요. 아버지가 보고 싶어서. 남한산성이 아카시아꽃이 제일 많거든요.

그러면 아버지가 장난감이든 뭘 사주고 싶은데 돈이 농사지으니까. 제가 학교 갔다 오면 아카시아꽃을 따서 화관을 이렇게 만들어서, 그러니까 지금 웨딩드레스, 화관을 너무 어떻게 엮어서 그렇게 만들어주시고 시계풀이라는 거 있어요, 동그란 거.

[앵커]
토끼풀로 꽃 피었을 때.

[김수미]
그걸로 반지 해 주고 팔찌 해 주고. 항상 제 이마를 쓰다듬으면서 너는 큰 인물될겨, 큰 인물될겨 했는데 그때 이마 쓰다듬을 때 감촉이 참 안 좋았어요.

아버지 손이 너무 거칠어서. 밭일을 하니까. 그래도 싫다는 말을 못 하고 이렇게 이마를 자꾸 만져주셨는데. 그래서 아카시아꽃을 먹었거든요. 먹고 다니거든요. 그때는 공해가 없으니까.

[앵커]
꿀도 있고요.

[김수미]
달아요. 그런데 그거를 제가 몇 해인가 아버지가 생각나서 그걸 튀겼거든요.

[앵커]
지금 나가는 저 화면이죠? 저거 보면서 참 궁금했거든요. 어떤 맛일까?

[김수미]
맛있어요.

[앵커]
향도 그대로 나나요?

[김수미]
그리고 꿀도 살짝 찍어 먹고. 그래서 아카시아꽃 필 때는 일부러 제가 제 친구들을 다 초대해요. 아카시아를 식탁에 다 앉혀놓은 다음에 얼른 튀겨서 꿀을 찍어서 먹어요. 우리 아버지 생각 나서.

[앵커]
화전 부쳐 먹는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습니다마는 아카시아꽃은 처음이라 특이해서.

[김수미]
제가 응용해요.

[앵커]
장동민 씨. 잘하시죠?

[김수미]
저는 장동민 씨가 옆에서 거들어줘서 우리가 보통 7시간 정도 녹화하거든요. 한번씩 빵빵 웃기면 정말 재밌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제가 사실 선생님 뵈면 특별한 감사를 드릴 일이 있습니다.

[김수미]
뭐요?

[앵커]
집사부일체에 출연하셨던 거 방송을 직접 보지는 못했고 기사를 통해서 봤는데 그 기사 보면서 멍해졌어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음식을 출연자들한테 여쭤보셨잖아요. 효자 테스트하시느라고.

[김수미]
게임.

[앵커]
그런데 제가 그런데 어머니가 뭘 좋아하는지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김수미]
지금 같이 안 사시죠?

[앵커]
같이 안 사는데 그거 보고 많이 반성들 했대요. 정말 딸은 그래도 엄마하고 시집을 가든 안 가든 하는데 아들들은 엄마하고...

특히 결혼하면 지금도 그냥 엄마로 생각하지 여자로 생각 안 하죠. 엄마도 여자거든요. 그래서 내가 그날 승기랑 다 너희 엄마 립스틱 색깔 뭐 바르는지 아니? 당연히 얘기해요.

다 틀렸잖아. 한 명 맞히고. 그래서 엄마도 엄마이기 전에 한 여자로 너네가 좀 봐줘라 그랬거든요.

[앵커]
깨우쳐주셔서 고맙습니다, 개인적으로도요. 이제 마무리해야 될 시간 같습니다. 김수미 선생님 손맛은 꼭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김수미]
이보세요. 이렇게 데어요. 카메라 한번.

[앵커]
카메라 좀 보여드릴게요.

[김수미]
여기 이렇게 다 나갔어요.

[앵커]
최근에 난 상처 같아요.

[김수미]
데여가지고. 여기도 이러고 여기도 이래도 좋아요.

[앵커]
TVN에 산재 신청하셔야겠어요.

[김수미]
집에서 하다가.

[앵커]
알겠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수미]
저 주소 주세요, 겉절이 보내드릴게요.

[앵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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