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영화 '동주'...흑백 영화의 의미

감동 영화 '동주'...흑백 영화의 의미

2016.03.19. 오후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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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남웅 / 영화평론가

[앵커]
요즘 윤동주 시인의 영원한 벗 독립운동가 송몽규 상을 그린 영화 동주가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최근에 개봉된 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흑백영화인데요. 오늘 이 시간 추억 속의 흑백영화를 만나보겠습니다.

영화평론가 허남웅 씨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영화 동주 1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아직까지 영화를 보지 못한 시청자들을 위해서 어떤 영화인지 소개를 해 주시죠.

[인터뷰]
일제강점기에 스물여덟 짧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윤동주 시인의 청춘을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요. 독립운동가인 송몽규와 함께 절친한 친구이자 또한 라이벌 관계이기도 했거든요. 이를 통해서 당시 시대를 다루면서 윤동주 시인의 시를 통해서 또 그 시대를 잊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앵커]
5억원을 들인 초저예산의 영화인데 초반에는 상영관을 확보하는 데 굉장히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요?

[인터뷰]
최근에 관객들은 컬러영화에 굉장히 익숙하잖아요. 게다가 오락성 있는 작품을 찾아서 극장을 찾는데. 동주 같은 경우에는 흑백 필름으로 제작이 된 데다 역사적인 사실을 다루고 있잖아요.

그래서 아마 좀 이야기가 무겁지 않을까, 그것들이 관객들에게는 어필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초반에는 상영관을 잘 잡지 못했는데 2월 17일에 개봉을 했거든요. 오히려 뒤로 갈수록 관객들이 극장을 찾으면서 한 달이 넘는 장기상영 동안 100만 관객을 돌파하게 됐습니다.

[앵커]
우리 한국 영화로는 매우 드물게 흑백영화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데 일부에서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일부에서는 제작비 때문이라고 하던데요.

[인터뷰]
물론 제작비 절감의 문제가 있긴 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인들의 기억 속에 윤동주 시인은 흑백 사진 속으로 기억이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영화를 감독한 연출자가 이준익 감독인데요. 이준익 감독도 처음부터 아예 이건 흑백영화로 제작을 해야 된다. 그래야지만 한국관객들에게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고요. 말씀주신 것처럼 흑백영화로 하게 되면 제작비 절감의 차원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1석 2조의 효과를 누린 셈이 되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오늘의 주제를 흑백영화로 잡았습니다.

첫 번째 소개해 주실 영화가 2011년에 개봉을 한 영화죠, 아티스트라는 영화네요. 어떤 영화인가요?

[인터뷰]
2011년에 개봉을 해서 2012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서 5개 부문을 수상한 수작인데요. 시대적 배경이 무성영화시대입니다. 무성영화 시대에 굉장히 크게 인기를 모았던 남자 배우가 유성영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몰락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오히려 무성영화 시절에 무명이었던 여자 팬이 유성영화 시대 때 유명해지면서 남자배우를 어떻게 보면 구해 주는 그런 역할을 맡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어떤 우리에게 잊힌 가치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가치도 있지만 흑백영화에 대한 부분을 주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무성영화라는 것은 영화에서 보게 되면 지금은 대사가 극중에 등장을 하는데 무성영화는 대사 대신 음악이 등장을 하고요. 자막으로 대사가 나오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추억과 향수를 이렇게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흑백필름이 가장 주요한 수단이 됐던 것이죠.

[앵커]
영화 아티스트, 지금 아카데미상 수상을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또 베를린 천사의 시, 이 영화는 또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독일 출신의 빔 벤더스 감독이 1987년에 발표한 작품인데요. 베를린으로 내려온 천사가 인간 세상을 관찰을 하다가 인간의 어떤 다양한 감정에 매료가 되면서 인간이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 같은 경우는 천사의 시점은 건조한 흑백으로 그리고 인간 세상은 컬러로 보여지고 있거든요.

이 인간세상이 컬러인 이유는 너무나 다양한 인간들이 있고 또 감정들이 굉장히 다채롭잖아요. 그래서 천사가 마지막에 매료가 돼서 인간으로 바뀌는데요. 천사의 시점이 흑백이었다가 컬러로 바뀌는 그런 과정이 흥미롭게 묘사가 됐거든요.

그래서 말씀을 하신 것처럼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했고요. 후에는 맥 라이언과 니콜라스가 등장을 하는 시티오브 엔젤이라고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최초의 필름 누아르 영화죠. 말타의 매. 좀 오래된 영화죠?

[인터뷰]
극중에 샌 스페이스라는 탐정으로 등장을 해서 말타의 매라는 조각생을 찾기 위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요. 우리가 필름 누아르라고 할 때 누와르가 불어로 검은색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 같은 경우에는 검은색, 당시 미국의 시대상이 굉장히 혼란스러웠잖아요.

그런 어둠을 강조하기 위해서 흑백필름을 사용을 하게 됐고요. 그래서 말타의 매 같은 경우에는 필름 누아르 영화의 원형, 표시처럼 받아들여지고 있거든요. 특히 험프리 보가트는 원래는 무명이었다가 말타의 매를 통해서 유명해지면서 굉장히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은 그런 스타가 됐죠.

[앵커]
흑백 영화에 관해서 저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만 대표적인 흑백 영화 하면 쉰들러리스트 빼놓을 수가 없죠.

[인터뷰]
스틸버그가 연출한 영화입니다. 나치사업가인 오스카가 폴란드 유대인 1100명을 구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홀로코스트와 관련한 비극적인 참상을 알렸다는 점에서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는데요.

스티븐 스필버그가 자신이 유대인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어릴 적에 나치만행, 홀로코스터 관련한 영상들을 많이 봤다고 합니다. 그런 기록필름이라든지 영상들이 흑백이었기 때문에 당연하게 쉰들러리스트를 흑백으로 제작을 했다고 하고요. 이 영화가 평가가 좋으면서 독일에서는 최고 훈장을 스티븐 스필버그가 받기도 했습니다. 그럴 정도로 영향을 많이 미친 그런 작품입니다.

[앵커]
방금 말씀을 하시는 도중에 쉰들러리스트 자료화면이 나갔면 조그마한 소녀가 나올 때만은 빨간색 옷이 보여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인터뷰]
아마 그런 것들이 희망, 다채로운 색깔들은 결국 인간 사람들의 다채로운 감정을 말하잖아요. 아무래도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색깔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활용되기도 했죠.

[앵커]
흑백영화, 오래된 흑백영화입니다마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사이코.

[인터뷰]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경우에는 거장으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사이코 같은 경우는 참 제작하기가 참 어려웠어요. 왜냐하면 굉장히 잔인한 살인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제작사가 제작비를 투입하기를 굉장히 꺼려했거든요.

그래서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자신의 사비를 털어서 제작비를 모으고 단막극에서 함께 했던 스탭들을 데리고 와서 그러면서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서 흑백으로 영화를 제작을 하게 됐는데요. 아마 이 영화와 관련해서 가장 유명한 장면은 욕조에서 상해를 입히는 장면 을 꼽을 수 있습니다.

샤워실 장면이 굉장히 관객들에게는 잔인하게 기억이 되는데요. 실제로 이렇게 상해를 입히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아요. 편집을 잘게 가지고 가고요. 뭔가 귀를 거칠게 하는 음악을 통해서 잔인한 면모를 잘 살렸는데요. 오히려 흑백으로 만들다 보니까 그런 서늘한 느낌들이 잘 살아서 사이코 같은 경우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초대 스파이더맨으로 유명한 토비 맥과이어 주연했던 영화 플레전트빌, 역시 흑백영화죠?

[인터뷰]
역시 흑백과 컬러가 공존하는 굉장히 독특한 이미지의 영화인데요. 플레젠트 빌에서 토비 맥과이어가 남매 중의 한 명으로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1950년대가 배경인 TV드라마 플레전트 빌을 보고있다가 TV 브라운관 안으로 들어가게 되거든요.

이 남매들이 흑백 영상 속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플레전트빌이라는 마을은 굉장히 질서가 정연한데요. 욕망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에요. 그래서 이 남매가 플레전트 빌의 사람들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려주고 키스하는 법을 알려주면서 해당 사람들이 키스를 하거나 감정을 느낄 때마다 흑백 화면이 컬러로 조금씩 변해가거든요.

사실은 1950년대 하면 미국에서는 매카시즘이라고 해서 국가의 가치에 반하는 개인의 신념이나 개인들을 억압을 했잖아요. 그런 것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영화가 이 플레전트 빌이고요. 촬영을 할 때 컬러로 모두 촬영을 한 다음에 특별하게 해당하는 흑백 장면 부분의 색을 빼고 거기에 흑백을 입히는 기법으로 유명합니다.

[앵커]
오늘 동주를 시작으로 흑백영화를 하나씩 살펴보고 있는데요. 동주 말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흑백영화 또 뭐가 있을까요?

[인터뷰]
홍상수 감독의 2000년도에 연출한 '오, 수정'이라는 작품인데요. 줄거리를 짧게 설명을 해드리자면 극중에 유부남인 정보석 배우와 지금 고인이 된 이은주 배우가 케이블 TV 작가로 나와서 서로 사랑을 나누는데요. 그 사랑하는 과정을 남자의 시점과 여자의 시점으로 나누어서 보여주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작품인데요.

흑백으로 촬영한 이유는 사실 컬러로 이 영화를 만들게 될 경우에는 굉장히 색이 많잖아요. 그래서 관객의 시선이 분산되는 그런 느낌이 있는데요. 흑백으로 촬영하게 되면 인물에 집중할 수 있는 그러한 환경이 조성이 돼요. 왜냐하면 사랑 영화 같은 경우는 디테일한 감정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흑백을 통해서 그런 극중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하라는 의미에서 흑백을 사용하게 됐죠.

[앵커]
일본 영화 중에서도 흑백 영화가 있죠?

[인터뷰]
아마 대표적으로는 구로사와 아키라 작품의 라쇼몽을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라쇼몽은 부부가 산길을 걷다가 도적에게 당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요. 그 사건을 목격한 사람과 해당 당사자들이 똑같은 사건을 두고 기억을 다르게 하는 거예요.

뭐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기억을 조작을 하잖아요.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 라쇼몽인데요. 그래서 내용이 좀 난해하고 메시지가 너무 어렵다고 해서 제작사에서는 아, 이거 영화로 만들기는 좀 힘들 것 같은데 그렇다면 저예산으로 흑백으로 만들어보자라고 해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어렵게 이 영화를 만들었는데요.

오히려 이 영화가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고 이 감독이 세계적인 감독으로 올라가는 그런 계기가 된 작품입니다.

[앵커]
요즘과 같은 컬러시대에 흑백영화를 본다는 것이 자칫 지루할 수도 있고 그럴 텐데 끝으로 어떻게 흑백영화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나요?

[인터뷰]
흑백영화가 가장 좋은 효과 중 하나가 추억이라든지 향수, 그런 느낌이 있거든요. 그래서 영화라는 매체는 젊은 관객들뿐만 아니라 온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흑백필름 같은 경우가 특정 세대가 아니라 모든 세대들을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런 점에 주목을 한다면 훨씬 좀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은 영화평론가 허남웅 씨와 함께 흑백영화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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