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14역, '멀티맨'이 간다 !

1인 14역, '멀티맨'이 간다 !

2010.09.10. 오전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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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 작품에서 많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사람을 '멀티맨'이라고 하는데요, 이 '멀티맨'들이 짧은 시간 안에 변신하는 노하우는 뭘까요?

바쁜 무대의 뒷모습을 김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연 5분 전,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멀티맨'들이 의상을 점검합니다.

드디어 공연 시작, 이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1시간 40분동안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가 14개. 배우들이 갈아입는 의상 가짓수만 해도 130여벌에 이릅니다.

분장실로 뛰어들어오자마자 스텝들까지 가세해 옷을 갈아입습니다.

이 의상에서 저 의상으로 완전히 갈아입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30초 이내.

15초 만에 가발만 바꾸고 바로 무대로 뛰어 나가기도 합니다.

차마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습니다.

[인터뷰:임기홍, '멀티맨' 역]
"이번 공연만 치면 벌써 자크를 다섯 번, 열고 나갔었고요, 담배를 물고 나가야 되는데 거꾸로 물고 나가갖고, 뭐가 씁쓸한 거에요 입이..."

공연 의상은 단추대신 '찍찍이'가 달려 한번에 여미거나 벗을 수 있습니다.

스텝들은 미리 팔에 옷을 끼워놓고 있다가 배우가 들어오면 재빨리 뒤집어씌워 입힙니다.

아예 캐릭터 두 명의 의상을 한꺼번에 겹쳐 입기도 합니다.

이렇게 수십 번 무대와 분장실을 왔다갔다 하는 동안 땀은 끝없이 흐르고, 숨이 턱에 닿습니다.

[인터뷰:임기홍·김동현, '멀티맨' 역]
"(살 안빠지세요?) 빠지죠. 동현이는 원래 허리가 없었어요. 진짜 없었어요 (공연하면서) 동현이에게는 허리를 줬고요 저에게는 갈비를 줬어요."

2007년에도 1인 22역을 맡는 등 '멀티맨'으로 뼈가 굵은 배우 임기홍 씨.

그가 능청스런 연기를 펼칠 때마다 객석에는 웃음 폭탄이 터집니다.

동네 건달에서 과학자로, 할머니로, 아가씨로 경찰로 끝없이 변신하고 목소리까지 바꿔 노래하고 연기해야 하지만 '멀티맨' 역이 즐겁다고 합니다.

[인터뷰:임기홍, '멀티맨' 역]
"어려운 점도 있지만 그런 면에서 또 재밌어요. 여러가지를 해본다는 그런 재미. 주인공은 메인 요리고 저같은 경우는 부페죠."

단조로워질 수 있는 무대를 다채로운 캐릭터로 장식하는 '멀티맨'은 뮤지컬의 빼놓을 수 없는 양념과 같은 존재입니다.

[인터뷰:임기홍, '멀티맨' 역]
"한공연 100역, 그런 거 해보고 싶어요. 아무도 못하게 그공연은, 하하하"

YTN 김수진[sue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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