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류 그림, 500년 만의 귀향

조선시대 한류 그림, 500년 만의 귀향

2010.03.17. 오전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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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외국에 있는 한국 문화재의 수는 10만 점이 넘고 이 가운데 60%는 일본에 있습니다.

일본으로 유출된 조선시대 그림들이 50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는데요.

지금부터 함께 감상해보시죠.

김정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따뜻한 봄날, 한가롭게 목장 안에 풀려있는 말들을 채색과 함께 세필로 그려낸 조선초기 말목장 그림.

[인터뷰:이태호,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
"특히 서울에 왕실목장을 살곶이 터에 운영했는데 지금의 마장동쪽이죠. (그래서 말을 기르고 왕이 타는 말과 왕실의 말들을 기르고 했는데) 그런 기록에 부응해서 조선초기의 말목장 그림이 이번에 또 발굴이 된 거예요."

이번에는 매 사냥 그림.

조선 왕실은 '응방'이라는 매사냥 관청을 둘 만큼 매를 중시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실제 매 사냥 그림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여진족으로 보이는 사냥꾼들까지 동원됐습니다.

이번에 전시된 그림들은 모두 일본으로 건너갔던 그림들이 돌아온 것으로, 조선 그림들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인기가 높은 수집대상이었습니다.

일본인들은 특히 중국의 고사와 관련된 중국풍 그림인 고사인물도나, 악귀를 막아주는 동물 그림들을 특히 선호했습니다.

임진왜란이나 일제시대 같은 혼란기에 유출됐던 그림들도 있지만, 조선의 사신들이 건너가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게 그려준 그림들도 곳곳에 눈에 띕니다.

한 번 해외로 유출된 문화유산이 돌아오는 예가 흔치 않은 상황에서 이번 전시의 의미는 남다릅니다.

10년 넘게 일본을 오가며 홀로 작품을 수집해 전시를 기획한 한 화랑 대표는, 그림을 모으는 동안 기쁨과 함께 착잡한 심정도 들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우찬규, 학고재 갤러리 대표]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미술품들은 보존상태가 안 좋은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일본에 남아있는 그림들은 보존상태가 아주 좋았고 아주 곱게 간직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일본인들은 볼 수 있었지만 우리는 볼 수 없었던 그림.

500년 만에 고국을 찾은 조선 회화들은 조선 초·중기 회화사를 정리하는 자료이자 그 시대 역사까지 고증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YTN 김정아[ja-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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