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기보다 지키는 스트레스가 훨씬 커!...과학으로 증명

빼앗기보다 지키는 스트레스가 훨씬 커!...과학으로 증명

2021.11.18. 오전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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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창업수성!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만 이룬 것을 지키기는 어렵다는 뜻의 고사성어입니다.

원하는 것을 얻는 과정보다 쟁취한 것을 지키려고 할 때 훨씬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생쥐 실험을 통해 증명해냈습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새로운 것을 얻는 게 더 힘들까, 가진 것을 지키는 게 더 힘들까.

생쥐 두 마리에게 먹이 한 개를 주자 서로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고 생쥐 뇌 신호가 1.2배 더 활발해집니다.

결국, 한 마리가 먹이를 차지했는데, 먹이를 쟁취하지 못한 쥐의 뇌 신호는 그대로였지만, 차지한 먹이를 지키려는 쥐는 뇌 신호가 2배 가까이 더 격렬해졌습니다.

목표물을 쟁취하는 것보다 지키는 행동이 더 힘들고 스트레스가 크다는 겁니다.

[신효근 / KIST 뇌과학연구소 박사 : 사회성 행동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내측 전두엽에 뇌 칩을 삽입했습니다. 객관적인 뇌 신호 변화를 통해 수치로 확인했기 때문에 기존에 단순히 짐작했던 사실을 실제로 증명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건 초소형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

무게 3.4g에 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생쥐 머리에 삽입해도 일상활동에는 큰 제약이 없습니다.

바늘 끝엔 전극 16개가 달려있어 뇌의 부위별 신호를 측정할 수 있고, 삽입 후에도 길게는 1년까지 유지됩니다.

빛으로 뇌 특정 부위를 자극하는 기능이나 원할 때마다 약물을 방출하는 기능까지 더할 수 있어 더욱 유용합니다.

[조일주 / KIST 뇌과학연구소 단장 : 쥐의 뇌와 사람 뇌는 상당히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고, 특히 본능이나 단순한 행동이나 기능에 관련된 뇌는 비슷하다고 알려졌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인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인간의 뇌가 복잡한 만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뇌의 어떤 부위를 자극해야 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쌓인다면 뇌 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센서를 다양한 사회성 연구에 확대 적용하고, 나아가 우울증이나 조현병 등 치료 연구에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입니다.

YTN 최소라 (csr7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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