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절단 원인 1위, '오징어게임' '당뇨발'을 아십니까

하지절단 원인 1위, '오징어게임' '당뇨발'을 아십니까

2021.10.12. 오후 1: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하지절단 원인 1위, '오징어게임' '당뇨발'을 아십니까
AD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10월 12일 (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하정훈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K-드라마 콘텐츠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오징어 게임 속 주인공의 어머니는 당뇨를 앓고 있습니다. 철없는 아들이 터무니없는 게임에 뛰어 들게 된 이유도 어머니가 당뇨 합병증인 당뇨발로 입원했지만 돈이 없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인데요. 당뇨는 당뇨 자체보다 합병증이 무섭다는 얘길 종종 듣습니다.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당뇨 관리법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하정훈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하정훈 교수(이하 하정훈):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당뇨발'은 어떤 질환인가요?

◆ 하정훈: 네, 당뇨발에 대한 관심이 요즘 부쩍 높아져가지고 저도 사실 환자를 더 잘 진료해야겠다고 생각하는데, 이 당뇨발이라는 게 사실 당뇨병의 합병증 중에 하나입니다. 당뇨병이 오래 되면 여러 가지 합병증들이 생기는데 그 중에서 발쪽에 오는 합병증을 당뇨발이라고 합니다. 이게 사실 당뇨발이라고 하면 익숙하지 않으실 텐데, 어떤 상황이냐면 궤양, 살이 파고들고 여기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거든요. 특히나 발쪽에 세게 눌리는 부위, 엄지발가락, 발바닥 등 힘이 닿는 부위.

◇ 최형진: 땅에 닿는 부위.

◆ 하정훈: 네. 맞아요. 그런 부위에 자꾸 압력이 가해지는데 당뇨가 오랫동안 지속이 되면 신경 같은 것도 손상이 되거든요. 눌리고 아프고 한데 신경도 다쳐서 통증도 느끼지 못하고, 이런 것들이 반복되면서 거기에 조그만 상처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커지게 되는 거죠. 잘 들여다보지 않잖아요. 발바닥은요. 그런 와중에 계속 염증이 생기고 속된 말로 썩어 들어가게 되는 병이 당뇨발입니다. 이런 것들이 생기는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당뇨 신경 쪽에 합병증 때문에 생기기도 하고요. 그 다음에 당뇨병이 오래되면 혈관에 손상을 받기 때문에 혈관의 문제로 생기게 되고요. 두 가지가 주로 복합적으로 생기게 되는데 게다가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한 번 상처가 난 부위로, 발에는 또 세균이 많으니까요. 세균 같은 것들이 들어가고 염증이 심해지고 하면 더 썩고 상처가 아물지 않게 되고, 그런 것들이 당뇨발입니다.

◇ 최형진: 말씀만 들어도 무섭게 느껴지는데요. 당뇨 합병증 중에 당뇨발이 발생할 확률이 높습니까?

◆ 하정훈: 일단 당뇨병 환자가 평생 지내면서 당뇨발이라는 걸 겪게 될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15% 정도로 알려져 있거든요.

◇ 최형진: 그 정도면 많이 발생하는 건 아닌가요?

◆ 하정훈: 그래도 한 번 발생하면 굉장히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고요. 우리나라의 하지절단, 아침부터 무서운 말씀을 자꾸 드리는데, 하지절단의 원인되는 것들 중 교통사고나 이런 외상에 의한 것 외에 자연스럽게 내과적인 문제로 생기는 하지절단의 원인 중 1위가 바로 당뇨발입니다.

◇ 최형진: 교수님, 아침인데 너무 무서워요.

◆ 하정훈: 이게 그만큼 심각한 문제긴 하거든요. ‘15%면 나는 안 걸리겠네’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한 번 걸리면 치명적이기 때문에 굉장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나 나이가 드신 분들한테 생겨요. <오징어게임>에도 등장하시는 어머님이 고령이시다보니까 생긴 것처럼요. 고령인 분들한테 잘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흔하다면 흔한 질환이고 아니라면 아닌 질환이긴 한데, 한 번 걸리면 굉장히 관리도 힘들고요. 굉장히 조심히 다뤄야 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그만큼 관리가 중요한 질환 중 하나입니다.

◇ 최형진: 당뇨는 만성질환으로 알고 있는데 <오징어게임> 속 어머니는 급성으로 아들이 게임에 참가한 단 며칠 만에 돌아가셨어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악화돼 돌아가실 수도 있는 겁니까?

◆ 하정훈: 물론 당연히 가능한 얘기일 것 같고요. 이게 당뇨병 자체 때문에 급성 합병증이 와서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테면, 혈당이 너무 많이 올라가서 혼수상태에 빠지고 그것 때문에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혈당이 훅 떨어져서 저혈당이 발생되어서 사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그게 바로 급성 합병증이고요. 두 번째는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에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 많은데, 이를 테면 큰 혈관, 즉 머리로 가는 혈관이 문제가 생기면 뇌졸중, 그 다음에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심근경색이라고 해서 손도 쓸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돌아가시기 때문에 분명히 가능한 얘기 같습니다.

◇ 최형진: 애청자 상담입니다. ‘아버지가 당뇨로 오랫동안 고생중이신데요. 당뇨환자는 운동 열심히 하라고 해서 하루 한 시간 반씩 빨리 걷기 운동을 하고 계시거든요. 그러면 당뇨발 같은 합병증에는 안 좋을 것 같은데, 괜찮습니까?’

◆ 하정훈: 일단 당뇨발이 있으신 분들은요, 운동을 그렇게 무리해서 하시면 절대 안 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발바닥에 자극이 자꾸 주어지는 부위에 당뇨족이 생기게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당뇨족이 있다면 절대 그렇게 걷는 운동을 한 시간 반씩 하시면 더 나빠질 수가 있기 때문에 그건 조금 주의가 필요하고요. 만약 당뇨족이 다 치료되고 깨끗하게 나은 다음에는 그땐 운동하시는 게 중요하신데, 제 생각에는 질문하신 분의 아버님이 연세가 어떻게 되시는지 모르겠지만 한 시간 반씩 하시면 꽤 무리가 있으실 것 같거든요.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150분 정도로 저희가 말씀드립니다. 일주일에 150분을 하루씩 나누면 20분 정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이거든요. 그렇게 꾸준하게 너무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의 운동하시는 게 가장 좋겠습니다.

◇ 최형진: 지금 아버님하고 계시는 운동이 무리하시는 것 같으니까, 운동은 삼가셔야겠습니다. 지금 당뇨발 이야기 했잖아요. 발에까지 합병증이 나타난다면 몸 전체 어디라도 나타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듭니다. 어떻습니까?

◆ 하정훈: 당연히 가능한 말씀이시고요. 당뇨발이라고 하면 어떻게 보면 가장 마지막에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 중에 하나입니다. 온 군데 조그만 혈관이며 큰 혈관이며 신경이면 전부 다 손상을 받을 다음에, 무언가 최종 완결판 같은 느낌이 바로 당뇨발이거든요. 그래서 당뇨발이 있으면 반드시 무언가 신경에 문제가 생겼거나 아니면 조그만 혈관에 이미 문제가 생긴 경우가 1/3 이상 됩니다. 만약에 10명의 당뇨발이 있으신 분들 중 서너 분은 이미 혈관 합병증이나 신경 합병증을 이미 갖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거죠. 때문에 당뇨발이 처음에 당뇨 진단 받은 순간부터 나타나는 것들은 아니고요. 이게 오랫동안 시간을 거쳐서 당뇨가 지속되다보면 여러 가지 합병증을 거치고 거쳐 나중에 끝에 뒤늦게 발병되는 합병증 중 하나라서 당뇨발이 있으시면 반드시 다른 합병증에 대한 검사도 꼭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그리고 이것도 좀 무서운 내용인데, 당뇨병으로 실명까지 갈 수도 있단 얘기를 들었거든요. 맞습니까?

◆ 하정훈: 아침부터 자꾸 무서운 말씀을 드려서 죄송하지만, 이건 꼭 아셔야 되는 내용이기 때문에요. 당뇨병이 관리가 잘 안 되면 반드시 실명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도 그럴 게 실명은 눈 쪽에 문제가 생기는 건데, 눈에는 혈관들이 굉장히 가느다란 혈관들이 많이 지나다니거든요. 혈당이 높아지면 끈적끈적한 혈액이 눈에 있는 조그만 혈관들을 굉장히 많이 괴롭히고 상처를 입히거든요. 그러면 혈관이 터지기도 하고 거기에서 염증이 자꾸 생기다 보면 결국 실명으로 갈 가능성이 많아지는 거죠.

◇ 최형진: 지금 당뇨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문자를 보내주고 계신데, 애청자 상담입니다. ‘당뇨발의 원인인 당뇨를 미리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좀 알려주세요’라고 하셨습니다.

◆ 하정훈: 당뇨발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혈당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겁니다. 이게 한 번 합병증이 생기면 원래대로 완치가 되거나 돌아가지 않고 그 진행을 늦추거나 치명적인 단계로 넘어가는 고리를 끊을 수는 있거든요. 그래서 당뇨병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제1원칙은 혈당을 굉장히 잘 조절하는 거죠. 그 다음에 구체적으로 당뇨발에 대해서 관리를 하고 싶으시다면 발을 자꾸 들여다보셔야 합니다. 본인의 발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시고 어디에 조그만 상처가 있는지 굳은살이 있는지 잘 확인하시고. 만약에 조그만 티눈이나 굳은 살 같은 것을 손톱깎이로 자르시는 분들이 있으신데, 당뇨 환자 분들은 절대 그렇게 하시면 안 되고요. 상처가 안 나게 조심하시고 신발 같은 것도 너무 꽉 끼는 신발을 신으시면 안 되고, 여유 있고 헐렁하고 넉넉한 사이즈의 신발을 신는 것이 좋으십니다. 이런 일상생활에서 관리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할 겁니다.

◇ 최형진: 조금 전에 혈당 관리라고 하셨는데, 혈당 관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됩니까?

◆ 하정훈: 혈당관리라고 하면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한 1/3은 당뇨병 약이 하는 거거든요. 의사의 역량인 거죠. 그리고 1/3은 본인의 생활습관, 운동을 열심히 하시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시고요. 그리고 나머지 1/3은 식사요법이 차지합니다. 즉 당뇨병 환자를 치료할 때는 1/3 정도는 약의 도움을 받으시고 나머지 2/3는 본인이 생활 습관도 개선하시고 하시면. 당뇨병 약만 믿으시고 나는 약만 먹으면 되겠지 하고 아무거나 드시고 운동도 안 하시면 조절이 절대 안 되고요. 약은 약대로 늘어나기 때문에 가장 좋은 것은 본인이 조금 느끼시고 생활습관도 바꾸시고 식사도 적게 하시고 운동도 열심히 하시는 방법을 택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 최형진: 애청자 상담입니다. ‘당뇨 초기에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식단조절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알려주세요. 과일, 단 음식만 안 먹으면 될까요? 맵고 짠 음식도 안 되나요?’

◆ 하정훈: 일단 가장 기본적으로 이건 먹으면 안 되겠거니 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하시는 음식들은 피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이를 테면 너무 맵고 짠 음식, 너무 기름기가 많이 들어간 음식, 인스턴트 음식은 제하시고요. 그 다음에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으시면 예전에는 완치가 안 된다고 얘기를 했는데 초기에 경한 당뇨병이신 분들은 체중을 본인 체중의 5%만 일단 빼시고 식사조절도 하시면 당뇨가 아닌 쪽으로 다시 바뀌게 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음식 조절과 운동이 매우 중요한데, 여러 가지 복잡하다면 한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좀 적게 드시는 거죠. 삼시세끼. 당뇨 환자분들은 가능하면 피해야 되는 음식 몇 가지 빼고는요, 가리는 음식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드셔서 문제거든요. 그래서 소식다동, 이 기본원칙만 잘 지키시면 일단은 당뇨병 초기에는 도움이 많이 되지 않으실까 생각합니다. 소식다동, 꼭 지키시면 됩니다.

◇ 최형진: 다음 상담입니다. ‘저 당뇨 16년 됐습니다. 겨울만 되면 발이 깨질 듯이 아파요’라고 하셨는데, 지금 당뇨발이신가요?

◆ 하정훈: 당뇨발이라고 하기 전에는요, 우선 당뇨병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발쪽으로 가는 신경도 손상되고 저리고 통증을 느끼고 뜨겁고, 이런 것들을 신경이 관장하는 역할인데. 그런 신경의 고유한 역할이 이미 당뇨 때문에 손상을 받은 상태로 저희가 확인이 되거든요. 이런 경우 사실 관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번 이렇게 신경병증이 발생하게 되면 뚜렷한 치료방법도 없고 드실 약도 마땅치 않고, 제1원칙은 역시 16년 동안 당뇨관리 열심히 하셨겠지만, 더 철저하게 관리하시고 겨울 되면 더 춥다고 하시니까 그때는 따뜻하게 양말도 잘 신으시고 보온하고 족욕도 잘 하시고, 이렇게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하정훈: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