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이 너무 강해도 문제? '사이토카인 폭풍'

면역력이 너무 강해도 문제? '사이토카인 폭풍'

2020.02.11. 오후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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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이 너무 강해도 문제? '사이토카인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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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과학을 품은 뉴스] 면역력이 너무 강해도 문제? '사이토카인 폭풍'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노력,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게 있습니다. 이것은, 나의 경쟁력이 되고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데요. 심지어, 상상력을 높여주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뭔지 아시겠어요? 요즘 많이 신경 쓰게 되는 면역력입니다. 이 면역력도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는데요. 지금부터 알아볼게요. 매주 화요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할게요. <과학을 품은 뉴스>

◇ 조현지>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다들 걱정이 많아요. 이동은 기자는 마스크 잘 쓰고 다니시나요?

◆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 (이하 이동은)> 네, 저도 요즘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갈 때는 마스크를 최대한 쓰는 편이고요, 또 손을 자주 씻고 평소 잘 쓰지 않던 손 소독제도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조현지 아나운서는 특히 조심하셔야겠어요.

◇ 조현지> 네, 맞아요. 지금 임신 중이라 더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요.

◆ 이동은> 요즘 이렇게 신종 코로나가 빠르게 퍼지면서 면역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요,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제나 식품들이 잘 팔린다고 하더라고요.

◇ 조현지> 저도 그래서 유난히 몸에 좋은 음식들을 많이 챙겨 먹는데요, 딱히 예방법이 없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 이동은> 그렇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는 아직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는데, 그야말로 신종, 변이돼서 나타난 바이러스기 때문입니다. 기존 백신의 경우는 이미 알려진 DNA나 유전자 염기서열 구조를 분석해서 만들어지는데요, 이렇게 변이된 신종 병원균이 나타나면 다시 분석을 다 해야 되는 거죠. 그러니까 백신 개발이 그만큼 어렵고 오래 걸리는 겁니다.

◇ 조현지> 백신 개발이 언제 될지 모르니 우리 몸의 기본적인 면역력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한 거죠.

◆ 이동은> 네, 사실 면역력을 높이는 것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가장 근본적인 방법인데요, 우리 면역세포는 한 마디로 인체를 지키는 군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인위적으로 만든 백신은 특정 병원균 세포에만 대항할 수 있는 일부 물질이지만, 몸속 면역시스템은 이런 병원균 전반에 맞설 수 있는 기본적인 방어체계가 되는 거죠. 그런데 신종 코로나와 같이 이런 변이된 바이러스의 경우는 오히려 면역체계가 증상을 악화할 수도 있습니다.

◇ 조현지> 그럼 면역체계로 인해서 병이 악화할 수도 있다는 거네요?

◆ 이동은> 네, 지난달 말에 중국 연구진이 논문을 발표했는데요, 신종 코로나가 유행하기 시작할 때 초기 확진 환자 41명의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겁니다. 내용을 보면 환자 대부분이 증상이 나타난 지 일주일 만에 입원했고요,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입원 하루 만에 호흡곤란으로 입원 2~3일 만에 중환자실에 옮겨졌습니다. 또 전체 환자의 10%가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고 15%는 사망했는데요, 감염 후 질병이 아주 빠르게 진행이 된 거죠. 연구진은 그 원인을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 조현지> ‘사이토카인 폭풍', 종종 들어본 적이 있어요.

◆ 이동은> 사이토카인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면역조절제인데요, 쉽게 말해서 면역세포가 서로 의사소통하는 물질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사이토카인은 세포의 증식이나 사멸, 상처 치료에 관여하는 것,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특히 면역과 염증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이 우리 몸에는 가장 많습니다. 일단 바이러스가 몸속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여기에 맞서 싸우기 위해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데, 지금까지 겪어본 적이 없는 신종 바이러스가 갑자기 나타나면 이 사이토카인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게 됩니다. 이게 바로 '사이토카인 폭풍'인데요, 면역체계가 과잉 반응을 일으키면서 사이토카인이 통제되지 않을 만큼 과도하게 나오고, 이게 정상 세포들까지 공격해서 결국은 2차 감염까지 일으키게 되는 거죠.

◇ 조현지> 한마디로 면역물질이 공격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정상 세포까지 파괴하는 거네요.

◆ 이동은> 그렇죠. 특히 이런 사이토카인 과다 분비는 젊은 층에서 많이 나타나는데요, 아무래도 면역력이 강할수록 잘 나타나기 때문에 사이토카인 폭풍에 취약하게 되는 거죠.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갔던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때를 보면 감염자 가운데 40대 이하의 젊은층이 38%를 차지했거든요. 당시에 이런 현상도 사이토카인 폭풍의 영향인 것으로 지적됐었습니다.

◇ 조현지>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이라는 게 정말 중요하면서도 굉장히 복잡하네요. 그래도 일단은 몸속 방어체계인 만큼 탄탄하게 유지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 이동은> 우선 요즘과 같은 겨울철이 면역력이 가장 떨어지는 시기인데요, 면역력은 우리 몸의 체온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체온이 1도 내려가면 면역력이 30%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요, 그만큼 감염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집니다. 겨울에 감기 환자가 많은 걸 보면 알 수 있죠. 그래서 체온을 유지하는 게 면역력을 높이는 데는 중요합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우선 야외 활동을 너무 오랫동안 하지 마시고 추울 때는 따뜻한 곳에서 주기적으로 쉬어주시는 게 좋겠죠. 외출할 때는 옷을 따뜻하게 입고 모자나 목도리 챙기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외부 온도 변화에 맞춰서 체온을 잘 유지하는 데 신경 쓰시는 게 좋겠습니다. 특히 겨울철 춥고 건조한 날씨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리지만, 바이러스의 생존력을 높이는 데는 도움이 되는데요, 건조한 공기가 호흡기의 점막을 마르게 해서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는 기능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바이러스에게는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거죠. 실제로 메르스의 경우는 온도가 20도, 습도가 40%일 때는 48시간 이상 생존했지만, 온도가 30도, 습도가 80%로 높을 때는 8시간밖에 살아남지 못했다고 합니다.

◇ 조현지> 그렇군요. 무조건 따뜻해야 한다, 이런 것보다는 체온 유지라는 점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요즘 이런 면역력 유지를 위해서 비타민을 열심히 챙겨 먹고 있는데요, 이런 영양제들도 도움이 될까요?

◆ 이동은> 사실 건강보조식품과 면역력의 관계에 대해서는 의견이 많이 나뉘는 편입니다. 말씀하신 비타민의 경우는 몸 상태가 많이 약해진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요즘 흔히 먹는 프로바이오틱스 같은 경우도 여러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요. 꼭 영양제가 아니라 좋은 식품을 챙겨 먹는 것도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마늘의 경우 비타민B의 흡수를 돕고 에너지 대사를 원활하게 해주고요, 양파는 여러 가지 항산화 물질과 비타민C가 풍부해서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키위나 고구마, 토마토 같은 음식을 먹는 것도 면역력 강화에 좋다고 하네요.

◇ 조현지> 그렇군요. 굳이 영양제가 아니라 골고루 좋은 식단을 챙겨 먹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또 다른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이동은>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 습관입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8시간 이상 푹 자는 게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요, 스트레스도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큰 요인이 되니까 나름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잘 풀어주시는 게 좋겠죠. 특히 미지근한 물과 따뜻한 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요즘 같은 계절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

◇ 조현지> 이런 방법이 신종 코로나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거겠죠?

◆ 이동은> 네, 그렇죠. 뭐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특히 요즘 손 씻기 강조 많이 하잖아요? 그만큼 감염병 예방에는 손 씻기가 정말 중요합니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주범이 손이기 때문인데요,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하루에 평균 3천 번 정도 손으로 얼굴을 만진다고 하고요, 손을 3시간만 씻지 않아도 세균이 26만 마리까지 생긴다고 합니다. 실제로 손만 잘 씻으면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21%까지 줄일 수 있고요, 여러 감염 질환을 절반 이상, 많게는 70%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조현지> 면역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도 좋지만, 손 씻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이해가 되네요.

◆ 이동은> 네, 또 손을 올바로 씻는 것도 중요한데요, 반드시 비누나 전용 세정제를 이용해서 30초 이상 씻어주고요, 손바닥은 물론 손등, 손가락 사이 등을 꼼꼼하게 닦아야 합니다. 또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의 경우는 가구나 문손잡이와 같이 딱딱한 물체 위에서도 24시간 서식하게 되는데요, 손으로 자주 만지는 핸드폰, 리모컨같이 생활용품 위생에도 신경을 쓰는 게 좋겠죠.

◇ 조현지> 특별한 예방법이 없는 만큼 생활 속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겠네요. 지금까지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신비한 과학의 세계! <과학을 품은 뉴스> YTN 사이언스 이동은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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