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미디어] 백수오 효능, 과학적 근거와 내용은?

[이슈 & 미디어] 백수오 효능, 과학적 근거와 내용은?

2015.05.19. 오후 3:5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이번에는 미디어와 관련된 과학 소식을 살펴보고 언론의 과학보도 내용을 비평해보는 '이슈 앤 미디어' 시간입니다.

공공미디어 연구소 이경락 박사, 자리에 나와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내용을 준비해오셨나요?

[인터뷰]
지난주 백수오와 관련된 내용 전해드렸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몇몇 시청자들께서 의문을 제기하신 부분도 있고,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측면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종의 뉴스 애프터 서비스 형식으로 백수오와 관련된 보다 심층적인 논의와 시청자께서 궁금해하셨던 부분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은 제가 과학저널리즘을 수행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를 위해서 우선 백수오를 과학적으로 정확히 짚고 넘어가 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백수오는 식물학적으로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부터 알려주시죠.

[인터뷰]
시청자 여러분 중에도 예전에 생물이라는 과목을 배우신 적이 있으셨다면 아실 텐데요. 생물을 분류하는 단위로 ‘종속과목강문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백수오를 분류해보면, 식물계, 현화식물문, 쌍떡잎식물강, 용담목, 박주가리과, 백미속에 해당하는 ‘키난춤 윌포디’, 즉 은조롱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키난춤이라는 속 이름의 어원은 그리스어에 어원을 둔 라틴어 표기인데요. ‘개의 숨통을 끊어놓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그 속명으로부터 일종의 독성이 있는 식물임을 알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독으로 작용하기 전까지 희석된 상태의 무작용량이라는 것이 있어서 적절히 이용하면 약이 되기도 합니다.

[앵커]
백수오를 적절히 이용하면 약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럼 이른바 가짜 백수오 논란을 지핀 이엽우피소는 어떤가요?

[인터뷰]
엄밀히 말해서 소비자보호원은 FDA 독성 리스트와 일부 연구논문을 들어 유해하다고 하였고, 식약처는 유해하다는 논문들의 방법론이 과학적으로 적절치 않으며, FDA 독성 목록에는 생강이나 마늘도 들어있다면서 그 자체로 유해성을 증명할 수 없어 무해하다는 주장을 했는데요. 결론적으로 적어도 식품에서는 안전성이 확실히 증명되지 않은 재료는 쓸 수 없다는 선에서 마무리가 지어졌습니다. 특히 이 문제는 ‘대한약전 외한약 규격집’에 게재되지 않은 이엽우피소를 썼다는 행정적인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이엽우피소를 쓴 백수오 제품은 당연히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백수오의 효능이 구체적으로 동의보감에 어떻게 나와있는지, 또 어느 부분에 나와있는지 시청자분들이 궁금해하셨던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전해주시죠.

[인터뷰]
지난 방송에서 제가 동의보감에서 백수오가 여성 갱년기 증상의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말씀드린 부분이 있었는데요. 이것이 정확이 동의보감에 어떤 부분인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셨고, 이견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부분과 관련되어 말씀드리자면,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하수오’를 규정한 부분이 지금의 백수오와 다른 식물이 아닌가 하는 문제 제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지적은 일부 합당한데요. 동의보감 탕액 편에서 하수오 효과를 규정하기를 ‘혈과 기운을 도와주고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며 정수를 보충하고 머리털을 검어지게 하며 얼굴색을 좋아지게 하고 늙지 않게 하며 오래 살게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엄밀히 말해서 지금 적하수오라고 불리고 있는 식물의 효능입니다. 이 Polygonum multiflorum이라는 학명의 적하수오, 즉 본래의 하수오는 아까 말씀드린 분류법 중, 목 분류로부터 마디풀목으로 갈라지는 비교적 백수오와 차이가 큰 식물입니다. 당시에는 적하수오와 백하수오를 구분해 적시하지 않았고 ‘하수오는 붉은색과 흰색의 두 종류가 있는데 붉은 것은 수컷이고 흰 것은 암컷이다’라며 두 종류가 있다고 했고, 약으로 사용할 때는 두 종류를 절반씩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식물학적으로 봤을 때, 이엽우피소와 백수오는 같은 속에 속하는 매우 가까운 종이지만, 백수오와 하수오는 좀 차이가 있는 식물이라는 얘기네요. 그런데 이것이 한방에서는 암수로 생각된 부분이 있다는 거군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서 한동하 한의학 박사는 수치 법에서 해독 과정을 담은 것으로 보아 동의보감에 기록된 하수오는 백하수오가 아니라 적하수오의 효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두 측면에서 백하수오와 적하수오가 혼용되었다고 보고 있는데요. 동의보감 기록에서 독을 빼는 수치 법을 기록하고는 ‘무독’이라고 표현한 것과 하수오의 한글이름에 대해 “강원도에서는 ‘은조롱’이라고 부르고 황해도에서는 ‘새박뿌리’라고 부른다”고 적시한 부분입니다. 이에 대해서 한 박사는 중국에서는 주로 적하수오를 약용했기 때문에 하수오하면 적하수오를 의미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백하수오를 주로 약용했기 때문에 혼선이 빚어진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다만 조선 말엽에 쓰인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은 지금처럼 백하수오와 적하수오를 다른 식물인데다가 다른 약성을 가진 것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난 시간에 동의보감에 갱년기 여성에게 효능이 있다고 적시되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만들면서 판매처가 간접적으로 해석하여 광고한 것으로 정확한 기록은 아닙니다.

[앵커]
그렇다면 광고의 문제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 기능성을 과장해서 밝힌 것은 문제가 아닐까요?

[인터뷰]
그런데 이 지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제가 지난 시간에 식약처가 기능성을 인정함에 있어서 ‘무엇무엇에 도음을 줄 수 있으면’ 2등급을 받고, 그 대표적인 제품으로 홍삼을 들었는데요. 백수오등 복합추출물 역시 여성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리 활성 기능 2등급의 건강기능식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바로 ‘복합추출물’이라는 점입니다. 이 복합추출물은 백수오, 속단, 당귀의 열수추출물인데요 식약처가 그 기능성을 인정했습니다. 즉 백수오를 쓰지 않은 식품이 분명 문제이긴 하지만, 만약 이엽우피소, 속단, 당귀 복합추출물이 기존의 백수오 등의 복합추출물과 같은 기능을 한다면 문제의 심각성은 상당 부분 희석될 수 있습니다. 즉 이엽우피소의 유해성 검사보다 각각의 복합추출물에 대한 기능성 검사 및 유해성 검사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식약처의 이엽우피소 독성 시험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복합추출물 비교는 소비자의 심리적 충격을 완화하고 약초 재배 농가나 기업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백수오가 포함된 복합추출물의 기능성을 식약처가 인정한 상황인데요, 때문에 이엽우피소의 유해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공공미디어 연구소 이경락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