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인들에 살해 협박 일상화...중간선거 앞 신변 안전 비상

미 정치인들에 살해 협박 일상화...중간선거 앞 신변 안전 비상

2026.10.12. 오전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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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1월 중간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인들을 겨냥한 살해 협박 등 폭력 위협이 일상화하면서 후보들의 선거운동 방식까지 바뀌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NYT가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자료와 법원문서, 수사기관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2024년부터 올해 8월까지 2년간 미 전역의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수천 건의 폭력 위협이 가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연방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최소 70명이 폭력 위협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연방 하원의원도 최소 185명이 이런 위협을 받았습니다.

주지사 역시 최소 44명이 폭력 위협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협박은 공화당과 민주당을 가리지 않았으며, 정치인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 등 가족까지 겨냥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연방 의원 일부에게 "귀에서 귀까지 목을 베어버리는 것을 보고 싶다"는 음성 메시지가 남겨지는가 하면, 한 상원의원은 "당신을 살해하겠다. 자녀들부터 시작하겠다"는 협박을 받았습니다.

폭력 위협이 확산하면서 선거운동 풍경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후보들의 야외 유세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행사장 사전 수색과 금속탐지기 설치, 참석자 몸수색 등이 일상화됐습니다.

일부 후보는 자신의 신변 안전을 책임지는 경호 담당자를 핵심 참모진에 포함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경호 비용도 급증해 연방 공직에 출마한 후보들이 지출한 보안 관련 비용은 2017∼2018년 선거 주기에 약 600만 달러였으나, 이번 중간선거 주기에는 지난 8월 1일 기준 최소 2천500만 달러로 4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는 후보들이 개인적으로 부담한 비용은 제외한 수치입니다.

수십 명의 공직자가 자택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거나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있으며, 관련 비용을 자비로 부담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자녀를 전학시키거나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만 식료품을 구매하는 등 일상생활이 타격을 받은 경우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공화당 소속 데릭 밴 오든 하원의원(위스콘신)은 가족을 겨냥한 폭력 위협 때문에 이사했으며, 현재 무장 경호원과 함께 다니고 있습니다.

오든 의원은 2021년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 불복 주장을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한 뒤, 2022년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 폭력 위협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폭력 위협은 정치인의 은퇴와 후보 영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던 마조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아들을 겨냥한 협박을 받은 뒤 의원직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린 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박 메시지를 전달하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당신 잘못이다. 당신은 그럴 만하다"는 답장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답장 내용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폭력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당 소속 엘리사 슬롯킨 상원의원(미시간)도 지난해 11월 미군 장병들에게 불법적인 명령을 따를 의무가 없다고 촉구하는 영상을 공개한 뒤 폭력 위협에 시달렸습니다.

의회 경찰이 슬롯킨 의원에게 24시간 경호를 제공했지만, 암 투병 중이던 81세 슬롯킨 의원 부친 자택에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허위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슬롯킨 의원은 "나는 이런 일을 감수하기로 마음먹었지만, 내 가족과 직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NYT는 폭력 위협으로 양당 모두 후보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여성의 출마를 설득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폭력 위협에 대한 형사 처벌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2년간 대통령을 제외한 공직자 협박 혐의로 연방법원에서 기소된 사건은 53건에 그쳤습니다.

NYT는 정치 양극화와 온라인 공간에서의 익명성 등이 폭력적 언사를 더 부추기면서 미국의 민주주의 제도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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