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8일 버틴 40대 극적 구조..."희망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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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강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8일 버틴 40대 극적 구조..."희망의 상징"

2026.07.03. 오전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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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네수엘라가 연쇄 강진에 따른 7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에 들어간 가운데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8일을 버틴 40대 경비원이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국제 구조대가 사투를 벌인 끝에 '골든타임'인 72시간을 훌쩍 넘긴 기적의 생환이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뉴욕을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윤 특파원!

강진 발생 8일 만에 40대 남성이 극적으로 구조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티아라마르 쇼핑센터의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던 43살 에르난 알베르토 힐 플로레스 씨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힐 플로레스는 지난달 24일 발생한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 잔해 약 9미터 아래에 갇혀 있었습니다.

구조대는 지난달 28일 음향 탐지 장비와 레이더 등을 이용해 힐 플로레스의 신호를 감지한 뒤 생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칠레를 중심으로 미국과 포르투갈,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멕시코 등으로 구성된 국제 구조대가 70시간에 걸친 대규모 구조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불안정한 건물 구조와 폭우, 여진으로 굴착 통로가 여러 차례 무너졌지만, 구조대는 금속 구조물을 조심스럽게 절단하며 통로를 확보했습니다.

또 콘크리트 틈새로 수색용 카메라를 투입해 상태를 확인했고 호스와 주사기를 이용해 물과 전해질 음료, 의료용 수액을 공급하며 탈수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도왔습니다.

칠레 구조대원은 구조 작업 내내 힐 플로레스와 대화를 이어갔고, 플로레스는 잔해 속에서 그림을 그리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통상 재난 발생 뒤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은 72시간입니다.

힐 플로레스는 경비 초소가 형태를 유지한 덕분에 잔해에 깔리지 않았고, 내부에 공기층이 형성돼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진 힐 플로레스를 보며 각국 구조대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얼싸안고 구조 성공을 자축했습니다.

10살, 8살 아이들의 아버지인 힐 플로레스는 구조 직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힐 플로레스 씨 가족의 인터뷰를 직접 들어보시죠.

[구사비마르 곤살레스 / 구조된 보안 요원 플로레스 힐의 아내 : 남편의 생존 소식을 듣고 수많은 인명 피해를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어둠 속에 빛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앵커]
베네수엘라가 7일간 국가 애도 기간에 들어간 가운데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왔지만, 정부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부실 대처로 국민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민간과 국제 구조대의 노력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대응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적적인 구조 과정에서도 베네수엘라 정부의 역할은 보이지 않았고, 민간과 국제 구조대가 중책을 수행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에세키엘 가야르도 / 칠레 구조대원 : 이번 구조는 칠레 USAR 소방대가 주도했지만, 저희처럼 국제 인증을 받은 팀과 그렇지 않은 다른 팀들도 참여했습니다.]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 아래 니콜라스 마두로를 대신해 집권한 델시 로드리게스는 180일 임시 대통령 임기 연장 만료를 단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인데도 휘발유 부족으로 지진 구조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강진 피해가 심한 베네수엘라 북부 라과이라의 구조 현장에서 무너진 건물 잔해를 치우는 데 필수적인 정부 소유 굴착기가 연료 부족 탓에 가동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구조대원들과 주민들은 곡괭이와 삽, 맨손으로 콘크리트 잔해를 파헤치고 있고 구조 현장의 장비 부족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 와중에 지진 피해 현장에서 귀중품을 빼돌린 공무원 4명이 체포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이는 국가 기능 붕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베네수엘라는 21년간 계속된 포퓰리즘과 정권 유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국가 정책으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GDP는 75% 감소했고, 국민 4명 중 1명이 외국으로 탈출했습니다.

이런 비판 속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를 압송한 이후 베네수엘라 정부를 계속 지지하고 있습니다.

존 배럿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리 대사는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요청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대규모 인도적 대응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두둔했습니다.

프랜시스 도너번 미 남부사령부 사령관 역시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수십 년간의 투자 부족이 현 정부의 대처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YTN 이승윤입니다.

촬영 : 최고은
영상편집 : 전자인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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