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원유거래 기업 "지금까지 10억 배럴 손실"

세계 최대 원유거래 기업 "지금까지 10억 배럴 손실"

2026.04.23. 오후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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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독립 에너지·원자재 트레이딩 기업인 스위스 비톨의 러셀 하디 최고경영자(CEO)가 이란 전쟁이 당장 끝나더라도 최소 10억 배럴의 원유·석유제품의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디 CEO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스(FT) 원자재 글로벌 서밋'에서 이란 전쟁 개전 이후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과 전 세계 원유·석유제품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하루 약 천2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감소했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현지시간 22일 보도했습니다.

그는 "대략 말하면 10억 배럴은 이미 확정된 수치인데, 현재까지 약 6억~7억 배럴을 잃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며, 상황이 다시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가동이 중단됐거나 손상된 인프라를) 모두 복구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전쟁이 자신의 약 40년 경력 중 에너지 시장에서 발생한 가장 큰 혼란임이 틀림없고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당시의 더 작고 짧은 충격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당시에도 정유시설 가동 중단, 원유 공급 차질 등 여러 공통점이 있었지만, 규모는 지금과 달랐다. 당시에는 시장이 더 작았고 여분의 생산능력이 더 많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모든 여분의 생산능력이 호르무즈 해협 너머에 자리 잡고 있어 그 영향이 당연히 매우 직접적"이라고 말했습니다.

10억은 전 세계 석유 소비량 약 10일 치에 해당하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 등 30개국이 방출하기로 한 전략비축유 4억2천600만 배럴의 두 배를 넘는 규모입니다.

업계 4위인 군보르의 게리 페더슨 CEO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봉쇄가 심각한 '파급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이 정도 규모의 에너지가 이처럼 오랜 기간, 더 길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공급망에서 차단된다면 그 파장은 현실적으로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군보르의 프레데릭 라세르 리서치 책임자는 "3개월 내 해협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이는 거시경제 문제로 번져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위 업체인 트라피구라의 리처드 홀텀 CEO는 부유한 국가들은 물리적 공급 부족 자체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홀텀 CEO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가스 위기와 비교할 만한데, 당시에 유럽이 가스의 3분의 1을 잃었지만, 실제로 정전사태는 발생하지 않았고 가격은 급등했지만, 공급 부족 자체는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부유한 국가들은 자국 소비자를 보호할 것이고, 지급 능력이 부족한 국가들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의 암리타 센 시장정보 책임자는 5월 말까지 호르무즈 해협 통행량이 50%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나리오에서도 시장은 여전히 디젤·휘발유 같은 석유제품 약 4억5천만 배럴을 잃게 될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고유가로 수요가 크게 위축되지 않는 한 이런 수준의 부족분은 적어도 2030년까지 보충되기 어려울 것인데 세계 정유 부문에 여유 생산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YTN 한상옥 (hans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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