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만 있는 줄 알았지?..."생후 2개월 아기도 사물 구분"

누워만 있는 줄 알았지?..."생후 2개월 아기도 사물 구분"

2026.02.16. 오전 04:5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천장만 보고 누워 있는 아기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셨을 텐데요.

알고 보니 태어난 지 두 달 된 아기들도 이미 뇌 속에서 생물과 무생물을 척척 구분해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동그란 머리에 소음 차단 헤드폰을 쓴 아기가 특수 쿠션 위에 포근하게 몸을 맡겼습니다.

아기가 화면으로 고양이와 나무, 장난감 사진을 차례로 보는 동안, 뇌 안의 미세한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합니다.

연구팀이 생후 2개월 된 영아 130명을 관찰한 결과 놀라운 반전이 확인됐습니다.

옹알이도 채 시작하지 않은 아기들 뇌 속에서는 이미 '살아있는 것'과 '무생물'을 서로 다른 범주로 분류해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클리오나 오도허티 / 아일랜드 트리니티대 신경과학연구소 (연구 주저자) : 아기들은 그저 누워 성장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생후 첫해, 이미 엄청난 인지 발달이 뇌 안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아기 뇌세포가 시각 정보를 처리할 때 산소를 섭취하는 방식을 정밀 분석했습니다.

고양이를 볼 때는 '생물 패턴'으로, 나무를 볼 때는 '무생물 패턴'으로 뇌가 다르게 활성화됐습니다.

단순히 멍하니 세상을 보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뇌 안의 시각 정보 처리 경로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특히 9개월 뒤 진행된 추적 조사에서는 이러한 구분 능력이 2개월 때보다 훨씬 더 강력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기가 행동으로 표현하지 못할 뿐, 머릿속은 이미 정교한 분석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평가됩니다.

[구스타보 수드레 /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 : 특히 정신 건강 장애를 논의할 때 중요한데, 행동을 기반으로 장애를 진단하기 훨씬 전부터 그 원인이 되는 뇌 내 변화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아기가 그저 누워 성장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돌 이전에 이미 세상을 정교하게 분석하며 놀라운 인지 발달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인간의 인지 능력이 시작되는 시점을 새롭게 정의하고, 영유아 발달 장애를 조기에 진단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전망입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화면제공 : TRINITY COLLEGE DUBLIN


YTN 권영희 (kwonyh@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