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서 술을?..."고소득 외국인에 술 판매 허용"

AP 통신은 주류가 엄격히 금지된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부유한 외국인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술 판매를 허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AP 통신은 지난해 1월 수도 리야드의 외교단지에 문을 연 외교관 전용 주류 매점에서 최근 '프리미엄 거주권'인 이른바 '이크마'를 가진 비무슬림 외국인들에게도 주류를 팔기 시작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프리미엄 거주권은 사우디 정부가 의사, 엔지니어, 투자자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게 발급하는 비자입니다.

특히 주류 판매 대상을 확대한다는 공지는 없었지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이 매장 입구에 길게 줄을 늘어서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매장 외관에는 주류를 판다는 안내도 없고, 휴대전화기와 카메라 반입이 불가하며, 이용 대상인지 확인하기 위한 신분 확인도 매우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외교관과 프리미엄 거주권을 가진 외국인 외에 사우디 시민이나 일반적인 외국인들은 여전히 사우디에서 술을 구매할 수 없습니다.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는 지난 1951년 건국 군주 압둘라지즈 왕의 아들 미샤리 왕자가 만취해 영국 외교관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이후 주류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AP통신은 이번 주류 판매 확대는 한때 극도로 보수적이었던 사우디의 자유화 실험의 최신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우디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경제·사회 개혁 계획인 '비전 2030'에 따라 여성 운전을 허용하고 대중가수 콘서트 개최, 관광비자 발급 등 폐쇄적인 규제가 조금씩 완화되는 추세입니다.




YTN 김선중 (kimsj@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