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건설비 1천억 부풀린 네팔 전 장관·공무원 등 55명 기소

공항 건설비 1천억 부풀린 네팔 전 장관·공무원 등 55명 기소

2025.12.09. 오후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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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본으로 네팔 서부 지역에 국제공항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비용 1천억 원가량을 부풀린 혐의로 네팔 전직 장관과 공무원 등이 무더기로 기소됐습니다.

네팔 반부패 기관인 권한남용조사위원회(CIAA)는 최근 부패 혐의로 전직 재무부 장관과 공무원 등 55명을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소 대상에는 전직 재무부 장관을 비롯해 민간항공사를 담당한 전직 부처장 4명과 전직 공무원 10명이 포함됐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중국이 자본을 지원한 포카라 국제공항 사업과 관련해 "전직 공무원들이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 비용을 부풀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소된 55명이 1억6천900만 달러(약 2천400억 원)인 사업비를 2억4천400만 달러(약 3천500억 원)로 7천500만 달러(약 1천100억 원)가량 부풀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부풀린 건설비가 어디에 사용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네팔 정부는 중국 차관 2억1천600만 달러(당시 약 3천140억 원)로 2017년 포카라 공항을 건설하기 시작해 5년 만인 2022년 준공한 뒤 이듬해 1월 개항했습니다.

이 사업은 네팔의 첫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입니다.

'히말라야의 보석'으로 불리는 네팔 서부 포카라는 안나푸르나봉을 포함해 히말라야 주요 고봉들을 볼 수 있어 많은 등산객이 몰리는 국제 관광지입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23년 포카라 공항 건설 사업은 중국이 개발도상국에 공항, 항만, 철도 등 기반 시설을 짓게 해준다면서 자국 기업에 공사를 맡겨 과도한 비용을 챙기는 중국식 인프라 개발 모델의 전형이라고 짚었습니다.

지난 9월 네팔에서는 부패 척결과 경제 성장에 소극적인 정부에 실망한 젊은 층이 주도한 반정부 시위로 경찰관 3명을 포함해 76명이 숨지고 2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부패감시단체 국제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네팔은 부패인식지수 조사에서 전체 180개국 가운데 107위입니다.

네팔 인구 3천만 명 가운데 20% 이상이 빈곤층이며 1인당 연 소득도 1천400달러(약 194만 원)에 불과해 남아시아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YTN 박영진 (yj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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