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민항기, 북한 영공 경유...'블라디-북-상하이' 노선

러시아 최대 민간 항공사가 북한 영공을 통과하는 노선을 운항하기 시작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보도했습니다.

NK뉴스는 현지 시간 19일 항공기 항로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 데이터를 인용해 러시아 민간 항공사 S7항공의 보잉 737기가 지난 1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중국 상하이로 날아가면서 처음으로 북한 영공을 통과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노선은 그동안 중국 영공을 이용했지만, 이날은 북한 동북쪽 영공으로 들어와 북부 내륙을 가로질러 서해 상공으로 빠져나가는 직선 경로를 택했습니다.

같은 날 귀환편도 같은 경로를 역으로 비행했고, 이후 해당 노선의 정기편은 꾸준히 북한 영공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은퇴한 민간 조종사이자 항공 전문가인 에드 콘딧은 북한이 S7 여객기의 영공 통과를 허용한 것은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를 반영하고 확인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북한은 과거부터 영공 통과료를 징수해왔고, 제재와 미사일 시험 전에는 동해 영공을 통과하는 국제 항공사들로부터 통과료를 받아 외화를 확보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S7항공에 영공 통과를 허가함에 따라 통과료를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콘딧은 S7항공이 비행거리 단축이나 유리한 풍향을 노리고 북한 영공을 택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S7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블라디보스토크-상하이 노선을 지난해 4월부터 재개해 주 3회 운항하고 있습니다.

다른 해외 항공사들은 여전히 북한 영공을 피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내 다른 항공사인 로시야항공도 블라디보스토크-상하이 노선에서 중국 영공만을 이용 중입니다.

콘딧은 항공사들이 북한 영공을 피하는 이유는 북한이 예고 없는 미사일 발사 시험을 계속하기 때문이라면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역시 오랫동안 북한의 미사일 활동이 항공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비상 착륙을 했을 때 서방 항공기 부품과 정비 서비스를 조달하기 어렵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여겨진다고 콘딧은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으로 부상했으며, 지난 7월부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북한 수도 평양을 연결하는 첫 직항 여객기도 운항을 시작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