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채권왕' 건들락 "다음 금융 위기는 사모 대출에서"

'월가 채권왕' 건들락 "다음 금융 위기는 사모 대출에서"

2025.11.18. 오전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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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 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다음번 대형 금융위기는 사모 대출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2006년 당시 서브 프라임 모기지를 재포장했던 것과 같은 덫"이라면서 "사모 대출을 '쓰레기 대출'(Garbage lending)"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채권은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한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신용 평가사들은 서브 프라임 모기지 기반 선순위 채권에 최고 신용 등급(AAA)을 부여했지만, 이 채권을 사들인 금융사나 연기금 등은 결국 대규모 부실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건들락 CEO는 "사모 대출의 가격은 제로(0) 아니면 100 두 가지뿐이라며 "언제든 매도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실 우려로 인해 투자자들이 매도하려는 시점에는 가격이 매일 급락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 발언은 사모 대출로 자금을 조달한 서브 프라임 자동차 담보 대출 업체 트라이 컬러와 자동차 부품 공급사인 퍼스트 브랜즈의 파산으로 사모 대출 관련 신용 우려가 커진 가운데 나왔습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도 지난달 부실 대출을 바퀴벌레에 비교하며 "바퀴벌레가 한 마리 나타났다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고 언급해 신용 시장 관련 위험성을 경고했습니다.

사모 대출이란 은행이 아닌 비은행 금융 중개 회사(NBFI)의 대출을 일반적으로 지칭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형 은행들은 돈을 빌려주는 대신 지급 준비금으로 쌓아뒀습니다.

이로 인해 대출이 풀리지 않자 투자 회사와 자산 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이 자금 수급의 빈틈을 파고들면서 사모 대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해왔습니다.

은행 대출과 비교해 투명성과 규제 수준이 낮은 '그림자 금융'의 하나로 여겨지며, 예금자 보호 제도나 중앙은행 개입과 같은 안전장치가 없어 위기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건들락 CEO는 인공지능(AI) 붐과 관련해 주식 시장이 고평가됐다고도 경고했습니다.

특히 "내 경력 기간을 통틀어 현재 미국 주식 시장은 가장 건강하지 않은 상태"라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투기적이라 항상 가격이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올라간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건들락 CEO는 앞서 지난 2023년에도 미국의 고물가 상황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을 근거로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당시 미국은 경기 침체에 진입하지 않았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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