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엡스타인 파일 공개 찬성해라"...망신 피하려 입장 바꿔

트럼프 "엡스타인 파일 공개 찬성해라"...망신 피하려 입장 바꿔

2025.11.17. 오후 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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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는데 찬성표를 던지라고 돌연 입장을 바꿨습니다.

그동안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놓고 날 선 반응을 보이며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과도 대립각을 세워온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공화당 내부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올 것이 확실해지자 갑작스레 입장을 바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엡스타인 관련 문건 공개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며 "우리는 숨길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엡스타인 문건 공개 관련 논란을 "셧다운 종료 등 공화당의 위대한 성과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급진좌파 광신도들이 꾸민 민주당의 사기극"이라고 규정하며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법무부는 이미 엡스타인과 관련해 수만 페이지의 자료를 공개했고, 민주당이 뭔가 가지고 있었다면 우리가 선거에 승리하기 전에 이미 공개했을 것"이라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이용당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이번 주 엡스타인 문건 공개 법안 표결을 앞두고 의원들을 설득하려던 기존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하원 표결은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의 충성도를 가늠해볼 중대한 시험대였지만 공화당 내부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올 것이 확실해지자 갑작스레 입장을 바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WSJ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바꾼 덕에 백악관이 망신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도 짚었습니다.

AP통신은 이번 표결이 공화당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 충성파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조차 분열시켰다고 짚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문건 공개 움직임을 '사기극'이라고 비난하며 파일 공개에 찬성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려고 애썼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오랜 측근이었지만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주장해온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과도 사이가 틀어졌고, 일각에서는 공화당 내 찬성표가 100표에 달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사실상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셈입니다.

다만 엡스타인 문건 공개 법안이 하원을 통과한다고 해서 곧바로 관련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원에서는 아직 표결이 이뤄질지 확실치 않으며 상·하원을 모두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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