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 현대화로 장기적으론 한미안보관계 통합 약해질 수도"

"동맹 현대화로 장기적으론 한미안보관계 통합 약해질 수도"

2025.11.15. 오전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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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합의한 동맹 현대화로 양국의 안보 관계가 당장은 더 가까워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한미동맹 이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필립 골드버그 전 주한미국대사는 현지 시간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밴플리트 정책 포럼'에서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가 다 이뤄질 경우 "단기적으로 한미 간 통합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더 길게 보면 분리가 더 이뤄질 수도 있다"며 "미국은 초점을 다른 데에 둘 것이고, 한국은 이 모든 조치 덕분에 북한을 더 쉽게, 더 자신 있게 상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관측했습니다.

골드버그 전 대사는 "초점이 달라지고 있다"며 "이전에는 북한이 다른 모든 것보다 중요했지만, 이제는 훨씬 더 범위가 넓으며 다른 유형의 관계"라고 진단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한미동맹이 대북 억제를 최우선으로 했지만, 이제 미국은 더 큰 위협인 중국에 집중하도록 전략적 유연성을 원하고 있고, 한국의 국방력을 강화해 대북 억제를 스스로 책임지도록 하면서 동맹 관계가 "변형"을 거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미 정상이 전날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 설명자료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것과 관련해서는 "김정은이 대화로 돌아오게 하는 것을 실제로 더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무역 합의에 대해서는 "여러 면에서 일방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도 얻은 게 있다"면서 핵추진 잠수함과 핵연료를 두고 "이 두 개는 한국이 윤석열 대통령 때, 그리고 이제 이재명 대통령하에서 몇 년간 매우 강하게 요구해온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한국이 유럽연합(EU)과 달리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실제로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해 합의의 세부 내용까지 확정해 문서에 담고자 했고, 그 때문에 오히려 불리해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U는 '미국과 무역 합의를 서명하겠지만 이건 사라지거나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한국 방식대로 모든 걸 문서화하려고 하고, 이걸 정말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좀 손해를 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U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미국의 관세 압박 때문에 체결한 불공정한 합의를 이행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해 합의를 두루뭉술하게 했지만, 한국은 명확한 합의 문구를 통해 스스로를 속박했을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YTN 신윤정 (yjshin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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