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타머 총리, 당내 '사퇴론'..."나랏일에 집중"

지난해 7월 취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집권 노동당 내에서 사퇴론에 휩싸였습니다.

BBC 방송 등 현지 언론은 노동당 하원의원들 사이에서 오는 26일 예산안 발표 이후 당 대표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만큼 사실상 총리를 바꾸려는 시도인데,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의 20%가 찬성하면 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을 치를 수 있습니다.

일간 가디언은 당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만약 예산안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고 스타머 총리가 물러서지 않으면 집단행동에 나설 만한 하원의원 50명이 웨스 스트리팅 보건장관 뒤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은 405명이므로 81명 이상이 모이면 새 대표 후보를 내세워 당권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제1야당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 대표는 현지 시간 12일 의회 총리질의에서 "예산안 발표를 2주 앞두고 정부가 내전에 빠졌다"며 스타머 총리가 통제력을 잃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스타머 총리는 내각은 단결된 팀이고 나라를 위해 일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스트리팅 장관도 BBC 인터뷰에서 스타머 총리에게 도전할 것이라는 소문은 "자멸적인 헛소리"라고 일축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그동안 취약계층 복지를 삭감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당내에서 중도좌파 정당의 색깔을 잃었다는 거센 반발을 샀으며, 이런 정책을 대부분 철회한 이후에도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경제 성장 둔화, 공공재정 구멍 우려 속에 총선 공약을 깨고 예산안에서 근로자 증세를 발표할 경우 지지율은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YTN 조수현 (sj102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