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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군의 공격을 피해 달아나는 사라예보 시민들 / AP보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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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밀라노 검찰이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당시 벌어진 '인간 사냥 관광'의 사실 여부를 규명하는 수사를 개시했다고 11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수사는 밀라노 검찰의 알렉산드로 고비 검사가 지휘에 나서며 수많은 증거가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2년부터 해당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수집해 온 밀라노의 작가 에지오 가바체니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으며, 사라예보 전 시장인 베냐미나 카르치도 밀라노 검찰에 관련 보고서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가바체니에 따르면, 1990년대에 일부 이탈리아 관광객들이 보스니아 세르비아군에 거액을 지불하고 사라예보 외곽 언덕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향해 총을 쏜 정황이 보스니아군 정보국 요원의 이메일에 남아 있었다. 또한 이들 이탈리아인은 최소 5명으로 토리노, 밀라노, 트리에스테 출신이었다는 목격자 진술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언론은 민간인 저격에 나선 관광객들은 현재 가치로 약 8만~10만 유로(1억 1,200만~1억 4,000만 원)를 지불했다. 어린이, 여성, 무장 군복 남성에 따라 가격이 달랐으며, 심지어 노인 저격 살해는 무료였다고 보도했다.
가바체니는 1990년대에 '인간 사냥 관광'에 대한 소문을 처음 접했지만, 2022년 슬로베니아 다큐멘터리 '사라예보 사파리'를 시청한 후 본격적으로 조사와 증거 수집에 나섰다. 이 다큐멘터리는 세르비아계 병사와 청부업자가 서방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사라예보 주변 언덕에서 민간인들을 저격하게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수많은 이탈리아인 외에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여러 서방 국가 출신 사람들이 인간 사냥 관광에 나섰다고 주장하며 "부유층이 정치적 이유도, 종교적 이유도 없이 단순 쾌락을 위해 사람을 사냥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라예보 포위전은 보스니아 세르비아군이 보스니아계 무슬림을 몰아내고자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수도 사라보위를 포위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정부군과 시민들을 공격한 전투다. 당시 이뤄진 포격과 저격으로 약 1만 1,000여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 기간 봉쇄된 사라예보에서는 세르비아계 병사들이 노약자를 포함한 시민들을 저격하는 상황이 무작위로 벌어져, 도심 곳곳에 '저격수 거리', '저격 주의' 등 경고 표지판이 내걸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사가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성의 붕괴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바체니의 사건 준비를 도운 변호사 니콜라 브리지다는 "확실한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으며, 가해자들을 특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지난 2022년부터 해당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수집해 온 밀라노의 작가 에지오 가바체니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됐으며, 사라예보 전 시장인 베냐미나 카르치도 밀라노 검찰에 관련 보고서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가바체니에 따르면, 1990년대에 일부 이탈리아 관광객들이 보스니아 세르비아군에 거액을 지불하고 사라예보 외곽 언덕에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향해 총을 쏜 정황이 보스니아군 정보국 요원의 이메일에 남아 있었다. 또한 이들 이탈리아인은 최소 5명으로 토리노, 밀라노, 트리에스테 출신이었다는 목격자 진술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라 레푸블리카 등 이탈리아 언론은 민간인 저격에 나선 관광객들은 현재 가치로 약 8만~10만 유로(1억 1,200만~1억 4,000만 원)를 지불했다. 어린이, 여성, 무장 군복 남성에 따라 가격이 달랐으며, 심지어 노인 저격 살해는 무료였다고 보도했다.
가바체니는 1990년대에 '인간 사냥 관광'에 대한 소문을 처음 접했지만, 2022년 슬로베니아 다큐멘터리 '사라예보 사파리'를 시청한 후 본격적으로 조사와 증거 수집에 나섰다. 이 다큐멘터리는 세르비아계 병사와 청부업자가 서방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사라예보 주변 언덕에서 민간인들을 저격하게 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수많은 이탈리아인 외에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여러 서방 국가 출신 사람들이 인간 사냥 관광에 나섰다고 주장하며 "부유층이 정치적 이유도, 종교적 이유도 없이 단순 쾌락을 위해 사람을 사냥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사라예보 포위전은 보스니아 세르비아군이 보스니아계 무슬림을 몰아내고자 1992년부터 1996년까지 수도 사라보위를 포위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정부군과 시민들을 공격한 전투다. 당시 이뤄진 포격과 저격으로 약 1만 1,000여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 기간 봉쇄된 사라예보에서는 세르비아계 병사들이 노약자를 포함한 시민들을 저격하는 상황이 무작위로 벌어져, 도심 곳곳에 '저격수 거리', '저격 주의' 등 경고 표지판이 내걸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사가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성의 붕괴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바체니의 사건 준비를 도운 변호사 니콜라 브리지다는 "확실한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으며, 가해자들을 특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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