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경주서 트럼프에 '관세비판 광고' 대면 사과

캐나다 총리, 경주서 트럼프에 '관세비판 광고' 대면 사과

2025.11.01. 오후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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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분노하게 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반(反) 관세 광고'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습니다.

관세 문제를 해결하라는 자국 내 압박 속에 광고로 중단된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대면 사과'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오늘(1일) 한국 경주에서 기자들에게 "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대통령은 불쾌해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총리로서 미국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면서 "이런 일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함께 받아들인다. 나는 사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니 총리는 문제의 광고를 방영 전에 확인하고는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에게 광고를 내보내지 말 것을 요청했다며 나라면 하지 않았을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준비될 때 무역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니 총리의 사과는 사흘 전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에서 주최한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잠시 만났을 때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전에 출국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의에 참석하는 다수 국가 정상을 위한 특별만찬을 지난달 29일 주최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산 '관세 반대' TV 광고는 관세가 장기적으로 미국인들의 삶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을 담았습니다.

광고 중간에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7년에 한 라디오 연설 영상 중 일부가 들어갔습니다.

이 광고가 방영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캐나다가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발언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가짜 광고'를 만들었다면서, 이 광고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합법성을 검토 중인 미 대법원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캐나다와의 협상을 이로써 모두 끝낸다"고 선언하고, 캐나다에 관세를 추가로 10% 더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광고 한 편으로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협상이 중단되자 온타리오주는 광고를 중단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APEC 참석 등을 위한 아시아 순방 기간 내내 캐나다와의 협상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순방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기내에서도 기자들에게 카니 총리에게서 사과받은 사실을 언급했지만, 무역 협상이 재개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협상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뒤 "하지만 나는 카니 총리와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그를 매우 좋아하지만, 그들이 한 일은 잘못됐다"고 말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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