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 톈안먼 망루에 선 북중러 정상

[2PM] 톈안먼 망루에 선 북중러 정상

2025.09.03. 오후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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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세나 앵커, 정지웅 앵커
■ 출연 : 김희준 YTN 해설위원(MCL),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특보]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과 관련해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김희준 YTN 해설위원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역대 최대 규모였다고 하고 역사적인 장면들도 많이 연출됐는데요. 열병식 총평부터 들어볼까요.

[차두현]
결국 우리가 중국몽이라고 하죠. 2040년 후반경이 되면 중국이 아마 세계 최강국으로 부각되게 될 것이고 세계적인 지도국 반열에 오르게 된다는 것인데요. 오늘 열병식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이 던진 메시지도 정확하게 그거죠. 아무리 중국을 견제하고 또 중국과의 경쟁을 가속화시키더라도 결국 중국몽은 이루어진다는 거고요. 반미, 반서방에 대한 연대의 중심세력으로서 중국은 앞으로 굳건히 자리 잡을 것이다라고 한 것인데 반미, 반서방이라는 것보다는 결국 평화 대 전쟁이라는 이중 구도를 얘기한 거죠. 세계가 전쟁이냐 평화냐의 기로에 서 있다. 그리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중국이 노력하겠다는 것은 결국은 지금 미국이라든가 서방세력들 자체가 전쟁을 획책하고 있고 중국이 추구하고 있는 노선은 지극히 평화적인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결국 많은 국가들은 중국과 연대할 수밖에 없을 거다. 그리고 중국 인민들에 대해서도 거기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져라, 이런 메시지였죠.

[앵커]
해설위원께서는 오늘 기념식에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김정은 위원장, 푸틴 대통령 이렇게 서 있는 모습을 보시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기자]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나란히 선 것은 냉전 종식 이후 처음인데 그야말로 역사적인 장면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겠습니다. 물론 66년 전에 북중러 3개국 정상이 망루에 같이 선 적은 있지만 나란히는 아니었습니다. 당시에 마우쩌둥 주석 좌우에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그리고 호치민 베트남 대표가 섰고 김일성 주석은 떨어져 앉았거든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권위주의 국가를 대표하는 정상 반열에 올랐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이렇게 보겠습니다. 이것은 최근 한일, 한미 정상회담에 따라서 한미일 정상의 관계가 강화되고 있는 것과 대비가 되고요. 또 2023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정상이 함께했던 것과 비견되는 그런 모습입니다. 시진핑 주석 입장에서는 북러 정상은 물론이고 권위주의 국가 지도자들을 한자리에 모으면서 이른바 반서장 진영의 수장으로서 자리매김한 그런 모습이었고 특히 미국과의 패권 경쟁,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 속에서 중국이야말로 국제 질서를 수호하는 좌장이다, 이런 모습을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이번이 첫 다자외교 무대였는데. 그동안 일대일 회담만 고집을 했었잖아요. 입장을 바꾼 이유는 어디 있다고 보세요?

[차두현]
그만큼 중국이 이번에 상당히 큰 외교적 선물을 줬다고 볼 수 있고요. 이걸 바탕으로 해서 이제는 북한 외교의 저변을 넓히겠다는 의지가 분명히 드러난 거라고 할 수가 있겠죠. 과거에 북한이 한번 고립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1980년대 후반에 이른바 얘기하면 공산권이죠, 동유럽 국가들이 자유화, 민주화를 시작하면서 그들과의 관계가 먼저 끊어지기 시작했고요. 1990년에 러시아죠, 한소 수교, 그리고 그 후에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면서 본격적인 고립이 시작됐거든요. 역순으로 가는 거예요. 중국과 러시와의 밀착을 다시 강화하고 그걸 바탕으로 해서 결국은 중국과 러시아와 가까운 관계에 있는 국가들과도 외교적인 저변을 넓혀나가게 되면 오히려 고립이 아니라 북한이 항상 그동안 얘기한 통미봉남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를 고립시킬 수 있다고 보는 거죠.

[앵커]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뒤에 첫 번째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를 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결심을 하게 된 의미, 어떻게 보세요?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방문한 건 6년 8개월 만이죠. 이번이 다섯 번째이고 그동안 1,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러시아 두 번 방문한 것 치면 이번이 아홉 번째 해외방문인데 말씀하신 대로 다자외교는 처음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집권 14년차인데 북한을 명실공히 정상국가의 반열에 올려두고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겠다, 이런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관계 복원입니다. 오늘 전승절 기념식 과정에서 세 정상이 함께 나란히 자리한 것은 물론이고 이동도 함께했고 그리고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은밀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까지 포착됐어요. 왜냐하면 최근에 2022년 우크라이나전 발발 이후에 북한이 러시아과의 군사 동맹을 강화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병력 지원까지 하면서 중국과는 다소 소원해졌습니다. 그런 관계를 복원해야 될 필요가 있는 것이 최근에 우크라이나전 종전 논의가 시작되면서 러시아의 편향외교만으로는 어렵다는 그런 판단이 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특히 교역 규모를 보면 북한과 러시아과의 교역보다 중국과 어마어마한 규모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의 교역을 재개할 그런 필요성도 늘어났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또 하나 짚을 것은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아주 큰 행사입니다. 이 자리에 시진핑 주석 평양 답방을 이끌어서 주목도를 높이려 할 수도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북 대화 의지를 나타냈거든요. 이렇기 때문에 향후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비해서 든든한 북중 관계를 지렛대로 삼겠다, 이런 포석도 있어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그동안 4차례 중국을 방문하면서 모두 북리 정상회담 전후에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앵커]
앞서 중국 전승절 관련해서 얘기 나누고 있었는데요. 앞서 보도해 드린 대로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이 탑승할 벤츠 차량을 열차에 직접 싣고 왔습니다. 이 차량의 번호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화면 함께 보겠습니다. 김 위원장이 중국에 도착해 탑승한 벤츠 마이바흐의 번호판인데요. ‘7·271953’이라는 숫자가 선명합니다.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날짜를 의미합니다. 북한은 이날을 단순한 휴전일이 아닌 미국에 맞서 이겨낸 ‘전승절’로 기념해왔습니다. 북한 내부에서 ‘칠이칠’은 승리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대표 군가 ‘7·27 행진곡’ 역시 승리를 반복해 강조하는데요. 김 씨 일가의 정통성과 권력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핵심 상징이 됐습니다. 첫 다자외교 무대에 이 번호판을 달고 나오며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메시지로 풀이되는 부분인데요. ‘항미원조 전쟁’으로 규정해온 중국과의 반미 혈맹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차량의 번호판,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죠?

[차두현]
저 번호만 놓고 보면 분명히 북한이 얘기하는 전승절을 기념하는 번호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중국 전승절에 우리도 전승의 기록을 갖춰 왔다. 흔히 얘기하는 한국전쟁, 6. 25전쟁을 중국은 항미 원조라고 하지 않습니까, 미국에 대항해서. 북조선을 도왔다는 거죠. 그리고 바로 6. 25 전쟁을 조국 해방을 위한 항미 투쟁이었다고 북한은 규정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공통점이 너무 많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이 번호판을 채택했다고 볼 수 있고요. 제가 보기에는 원래 있던 번호판을 일부러 갈았던 걸 수도 있겠지만 저게 북한 내부에서 결국 미국의 어떤 압박이 있더라도 거기에 굴하지 않고 북한을 지켜내겠다는 의미에서 원래부터 저 번호판을 사용했을 수도 있죠.

[앵커]
김정은 위원장 차 번호에 숨겨진 의미까지 짚어봤는데. 기본적인 질문을 드릴게요. 전승절과 열병식 전 세계가 오늘 시선을 그쪽으로 모았는데 이게 어떤 의미이고 이런 행사는 왜 여는 건가요?

[차두현]
전승이라는 건 말 그대로 적에 대해 승리했다는 건데 이번에 전승절 행사에 참가한 러시아, 북한, 중국 같은 경우 보면 러시아는 전승절이 5월이에요. 북한은 7월이에요. 중국은 9월이에요. 공교롭게 한 달씩 건너서 하는데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대독전 승리, 독일에 대한 승리 기념일. 그다음에 북한 같은 경우에는 미국에 대한 승리. 그리고 중국 같은 경우에는 일본에 대한 승리를 얘기하고 있지만 모두 이거를 확대해서 공통적으로 사용할 때는 반파시스트, 반제국주의 투쟁이라고 얘기합니다. 결국 아까 얘기했듯이 반미, 반서방 노선에 있어서 3개국이 공통점을 지닌다는 거고 그런 투쟁의 역사를 같이한다라는 의미에서 전승절을 함께한다는 의미가 있는 거고요. 열병식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힘을 보여주는 거예요.

결국 그런 자신들의 정책을 관철해나가기 위해서 단순한 외교수단뿐만 아니라 언제든 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내가 이만큼 진보된 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를 함부로 다루지 말라는 일종의 시위의 의미도 있는 거죠. 이런 열병식의 의미는 굳이 얘기하면 이번 전승절에만 국한된 것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들의 열병식이 바로 그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앵커]
열병식이 힘을 보여준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 말에 걸맞게 중국의 신무기들이 총망라가 됐습니다. 중국이 자신들이 초강대국이다, 이걸 강조하는 과시의 장이 됐다고 볼 수 있겠죠?

[기자]
맞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이번 전승절의 의미가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공식 명칭이. 그런 만큼 전 세계 전쟁 후에 중국이 이룬 경제적, 군사적 번영, 성과 이런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장인데요. 이번 전승절은 전승 80주년을 기념하는 만큼 모두 80발의 예포 발사로 시작됐고요. 시진핑 주석의 군대 사열, 군대 분열, 이런 것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이번 군대 분열식에서는 육해공군과 로켓군, 그리고 사이버 부대 등 각 군 병종에서 45개 부대에서 2만 10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것은 꼭 10년 전 열렸던 열병식의 2배 되는 규모입니다. 무기도 최첨단 무기를 총망라했는데요. 미국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최신예 대륙간탄도미사일 둥펑-61 그리고 신형 지대공미사일 훙치-29, 극초음속 미사일이 선을 보였고요. 또 하나 주목할 것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 그리고 AI 기반의 스텔스 무인공격기도 망라가 됐습니다. 이와 함께 초대형 무인 잠수정까지 처음 공개하면서 명실상부한 군사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렇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앵커]
드론에 로봇개까지 보이던데 열병식에서 공개된 무기들 부원장님께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나요?

[차두현]
일반인들의 입장에서는 무기들 자체의 세세한 제원까지를 파악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몇 가지 특징이 있어요. 중국의 전통적인, 특히 미국과의 군사적인 대결을 상정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얘기되는 것이 반접근 지역 거부입니다. 한마디로 얘기해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은 원정 세력이나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주요 거점이라든가 주요한 교통로상에 미국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거기에 대한 견제능력을 강화한다는 의미인데요. 가령 이번에 등장한 극초음속 대항 미사일 이건 미국의 항모단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고요. 둥펑 계열의 미사일들이에요. 그리고 또 대표적인 게 첨단 군사과학기술에 있어서 오히려 미국보다 우리가 선도해서 앞선다. 이게 AI 기반 항공기를 얘기하는 거고. 또 이번에 신형 ICBM도 선보였거든요. 결국은 지금은 굉장히 미국의 핵전력만 놓고 보면 밀리고 있지만 지금 증강하고 있는 전력으로 치면 2030년경이 되면 지금보다 1. 5배 정도 중국은 증강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ICBM은 바로 핵전력을 실어나을 수 있는 거고요. 결국은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태평양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본토까지 노리는 본토 대결이 돼도 우리는 결코 밀리지 않을 거다. 이걸 과시한다고 볼 수 있죠.

[앵커]
오늘 열병식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의 하나였던 게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망루에 같이 오르는 모습이었거든요. 이걸 봤을 때 마치 미국에 대항해서 결속한다, 이런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죠?

[차두현]
그걸 과시하고 싶었는데 아마 제가 볼 때는 세 명이 머릿속에 그리는 건 서로 달랐을 거예요. 시진핑 주석 같은 경우는 당연히 반서방 세력에 이제는 당당한 중심국으로서의 중국의 모습을 꿈꿨을 거고요. 푸틴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중국과 전략적으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지만 어디까지나 러시아가 바라는 거는 미중 구도가 아니라 다극 구도입니다. 러시아도 한 자리를 차지하는. 그런 다극 구도의 발판이 되는 자리로 이번 전승절을 그렸을 거고. 김정은 입장에서는 결국은 북중러 얘기할 때 흔히 얘기하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2개의 후원자에 대해서 후원을 받는 주니어 파트너, 열등한 파트너로서 북한의 모습을 이번에 전승절 참가를 통해서 결국 북중러 연대의 하나의 도움을 받는 열등한 존재가 아니라 이제는 북중러 연대를 오히려 끌어나가는 동등한 참여자로서의 북한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싶어할 거고 앞으로 이 부분을 대내적인 프로파간다에서는 적극적으로 활용할 거예요.

[앵커]
앞서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대화를 잠깐 저희가 전해드렸는데 여기에서 이런 내용이 있었어요.

푸틴 대통령이 북한이 쿠르스크 해방을 도왔다고 했더니 김정은 위원장이 앞으로도 형제적인 의무로 러시아를 도울 용의가 있다라고 얘기했단 말이에요. 이 부분은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차두현]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과 관련된 얘기들이 오가고 있잖아요. 그런데 러시아가 바라는 거는 돈바스 지역에서 확대된 일부 영토를 원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일부 분석에 의하면 3만 명 정도의 북한군이 들어가 있지만 실제로 투입되지 않았단 말이에요. 겉으로는 관계가 좋아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열병식 참가의 또 하나의 의미는 북한이 러시아에 대해서 중간 정산해달라는 얘기나 마찬가지고 북러 대화에서 나온 얘기도 그 얘기예요. 땅 더 찾고 싶으면 내가 필요할 거니까 지금까지 주고 있는 것보다 군사적으로도 그렇고 경제적으로 더 많은 것을 좀 제공하라는 얘기겠죠.

[앵커]
그러면 앞으로 북중 정상회담이나 나아가서 북중러 정상회담의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조금 전에 열린 중러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우크라이나전 이후에 지속해온 협력관계를 다시 한 번 강조했는데. 아마 북중 정상회담도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열리면 6년 8개월 만이 될 것이고요. 이것은 아마 오늘 오찬 리셉션에이어서 만찬까지 이어지는데 그 사이에 회담이 열릴지는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중러 세 정상이 망루에 함께 올라서 연대를 과시한 만큼 세 정상의 회담도 열릴 것인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약간 미지수입니다. 왜냐하면 중국 입장에서는 북중러 연대를 강화하지만 이게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로 묶이는 것을 썩 좋아하지는 않아 왔습니다. 그동안 조금 조심스러워해온 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전 이후에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불릴 만큼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고 북한 역시 그런 상황에서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협력이나 이런 부분도 중요합니다. 국제사회 일원으로 자신들이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굳이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를 강화하면서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기 때문에 이번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는 보입니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중국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것, 그리고 미중 간에 벌어지는 패권경쟁과 관세전쟁이 중국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중국에 딸 주애를 데리고 가지 않았습니까? 이걸 보고 사실상 후계자 신고식이다, 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고 일각에서는 그냥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라는 분석도 있더라고요.

[차두현]
하나는 분명해요. 여러 가지 행사에서의 동참 사실로 볼 때 김정은이 가장 총애하고 가장 신뢰하는 것은 바로 딸 주애라는 거고. 두 번째는 이번 행사 참여를 통해서 당이나 내각의 주요 인사들만 대동을 하고 오는데 직접 딸을 데리고 온 거 아니에요. 그러면 국제 무대에 데뷔시키고 싶은 희망도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그동안 각종 참가했던 행사들을 보면 상당 부분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김정은 다음의 권력에 가장 근접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이게 후계자 지명을 위한 전단계냐, 이거는 유보적일 수 있는 게 후계자라는 게 어떤 의미죠? 후계자라는 게 지명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김정은이 어떤 변고를 당했을 때 즉각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모든 당과 정과 군의 권력을 장악할 수 있는데 과연 현재 그런 위치냐에 대한 의문이 하나 있는 거고요. 두 번째는 북한 매체예요. 만약에 후계자로 지명이 임박하면 10월에 노동당 대회에서도 구체적인 지위가 주어지겠지만 이미 이번 김정은의 방중 사실을 보도를 할 때도 일단 당 지도부로 묶어서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경애하는 자제분과 동행했다든가 이런 얘기가 분명히 나왔을 겁니다. 그런데 어제, 오늘의 보도에서는 나오지 않아요. 내일 보도까지는 봐야 되겠지만. 그런 유보적인 상황이 남아 있다고 봐야 되겠고. 또 하나 더 예로 들 수 있는 것들이 너무 어린 나이기도 하고 김정은이 이번에 양복 입고 나온 것도 흔히 얘기하는 게 국제사회에 정상체제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에요. 그런데 과거에도 열병식에 자기 자식을 데려온 사람이 또 하나가 있었어요. 이번에 북한이 지평을 높인 벨라루스의 루카센코 대통령입니다. 셋째 아들을 데리고 왔었어요. 그런데 정작 외신이 물어보면 우리 막내아들은 공식적인 후계자가 아니다. 벨라루스에서 내 후임자는 선거에 의해서 대통령으로 당선될 거다라고 얘기했거든요.

그런 무슨 얘기냐면 벨라루스나 권위주의 체제들 자체도 자기 자식한테 직접 물려준다는 게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지금 던지는 메시지가 서로 상충된다라는 거죠. 과연 그걸 어떻게 해결할까. 이런 과제가 앞으로 남아 있는 거예요.

[앵커]
김주애의 동행, 해설위원께서는 이걸 어떤 의미로 보십니까?

[기자]
김주애의 존재가 세계에 알려진 것은 미국의 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북한을 방문해서 내가 김정은의 딸 주애를 봤다고 한 것이고요. 공식적으로 확인이 된 것은 2022년 김정은 위원장이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김주애를 데리고 가서입니다. 이후에 각종 군사시설 탐방이나 원산 시설 방문할 때도 같이 데리고 다녔고 최근에는 러시아 대사관을 방문할 때 가면서 외교 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는데 이번에 해외 방문은 처음이에요. 그래서 과연 김주애를 후계자로 공식 지명한 것 아니냐 이런 관측이 나오는데. 선대를 돌아보면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집권하기 20년 전에 1974년에 후계자로 지명됐고 그리고 1983년 김일성 주석과 함께 중국을 방문하면서 후계자로 거의 공식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 또한 2009년에 후계자로 내정됐는데 그 이듬해에 김정일의 중국 방문에 동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김주애의 중국 방문을 예사롭게 보지는 못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요. 다만 여전히 김주애가 과연 후계자가 될 것이냐 하는 부분은 차 부원장님도 지적해 주셨는데 또 하나 지적할 것은 북한은 아직도 당군 내각의 대부분이 주요 요직을 남성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아주 가부장적인 사회고 그렇기 때문에 여성을 지도자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김주애는 여전히 백두혈통을 잇는 그런 후계자 후보라는 점에서는 여전히 주목을 해 봐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열병식에서는 함께 동행을 하지 않았는데 남은 행사에서 어느 정도 주애가 역할을 할지, 모습을 드러낼지도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국을 방문했잖아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과 특별히 만남의 자리는 아직까지 없는 걸로 보입니다.

[차두현]
저는 아마 만날 기회가 없을 가능성이 더 큰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미 북한 쪽에서 중국 측에 동선이라든가 시간 예정 자체를 그렇게 마주치지 않게 짜달라고 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큰데요. 왜냐하면 7월 이후에 북한이 던지는 메시지는 미국과는 정상 간 관계가 나쁘지 않지만 지금은 아니다. 특히 비핵화 가지고 얘기는 안 한다고 얘기하는 단계고. 우리하고의 관계가 철저하게 적대적인 관계라는 게 계속 증명되고 있다고 얘기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적대하는 상대방의 지도자와 지금 전승절 열병식을 계기로 해서 만난다? 제가 볼 때는 우연히 우리 쪽에서 접촉을 시도한다고 해도 오히려 피해야 될 입장이란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중국 측에 이미 그런 요청을 했을 가능성이 있고. 아마 제가 보기에는 중국 측에서 우리 쪽에 귀띔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앵커]
어떤 귀띔 말씀하시는 거죠?

[차두현]
별로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시도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이런.

[앵커]
그러면 해설위원께서는 두 사람이 우리나라 측과 북한 측의 조우나 이런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이번 정상회담에는 26개국 정상과 함께 의회 대표나 부총리급도 참석을 했지만 아까 화면 보셨지만 입장할 때나 그리고 성루에 올랐을 때 동선이 철저히 분리가 돼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 의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의미 있는, 유의미한 조우는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오찬과 리셉션, 만찬 공연 같은 게 있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상황을 봐야겠습니다마는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차 부원장님 말씀하신 대로 이미 북한은 2022년도에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면서 남측과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고 특히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한국은 외교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천명한 바가 있습니다. 때문에 의식적으로 만나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요. 다만 이번에 대표단 중에 박지원 의원도 함께 동행을 했는데. 북한과 인연이 깊지 않습니까? 그런 면에서 어떤 식으로든 접촉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협력 의지, 평화 의지 이런 것을 전달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는 끝까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북중러 정상이 모이는 것을 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는 편하지 않을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떤 행보, 특별한 행보가 있을까요?

[차두현]
제가 볼 때는 입장을 바꾼 것처럼 얘기되는데 입장 바꾼 거 없어요. 제가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첫 번째 메시지는 그겁니다. 아무리 북중러 셋이 뭉쳐봐야 미국이 제일 강하다. 여기에 대한 자신감의 표명이고요. 두 번째는 셋이 굳은 연대를 과시하더라도 내가 얼마든지 각개격파할 수 있다. 왜?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특징이 강대국 간 거래예요. 그럼 푸틴 대통령하고는 어차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서로 갈등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만 종전을 가지고 얼마든지 거래를 할 수가 있는 거고요. 또 중국과도 무역 문제로 계속 보복관세 얘기가 나오지만 유예돼 있는 상황이잖아요. 거래할 수 있다고 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 연대는 얼마든지 각개격파할 수 있다고 보는 거고요. 마지막으로 아까 얘기한 게 그거 아니겠습니까? 안부 전해 달라. 내가 지켜보고 있다라는 거예요.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내가 먼저 급해서 손을 안 내밀어도 어차피 그쪽에서 급해서 손 내밀게 될 거고, 양자협상, 특히 미국 협상 같은 경우에 내가 먼저 양보해서 기존의 허들을 낮추는 일은 없을 테니까 그 준비하고 있어라. 그리고 러시아하고 중국에 매달려봐야 생존에 도움이 안 될 거다라는 메시지이기도 한 거예요.

[앵커]
북중러 정상 간의 만남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일단 연출되기는 했는데 북중러 정상회담까지 이어질지도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김희준 YTN 해설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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