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EU산 의약품·반도체 관세 15％ 상한 보장...와인 면제는 실패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달 27일 정상 간 무역 합의를 타결한 지 25일 만에 합의 내용을 문서화한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현지 시간 21일 발표된 공동성명은 "미국은 EU산 의약품, 반도체 목재에 부과되는 최혜국대우, MFN 관세와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에 따른 관세를 합산한 관세율이 15％를 초과하지 않도록 신속히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품목관세가 결정되더라도 EU산은 15％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미국의 모든 교역 상대국에 품목관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EU가 처음으로 상한선을 약속받은 것입니다.

공동성명은 또 미국 공산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철폐하는 등의 합의 내용을 이행하기 위한 입법안을 마련하면 유럽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도 15％가 적용될 것이라고 명시했습니다.

미국이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적용 중인 50％ 관세와 관련해서는 "각자의 국내 시장을 과잉 공급에서 보호하기 위한 협력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며 여기에는 관세할당, TRQ 해법도 포함된다"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철강 관세할당 도입 방안은 지난달 합의 타결 뒤 EU가 발표했으나 미국이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유럽 입장에서는 관세할당 물량까지는 일정 부분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공동성명에는 항공기와 부품,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복제약 등 유럽산 일부 상품에 대한 관세 면제 목록도 명시됐는데, 대미 주력 수출품인 와인·주류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불행히도 와인·주류 품목을 포함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지만, 미국 역시 이 산업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며 미국 측을 계속 설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동성명에 '면제 목록 추가 모색'이라는 표현이 포함된 것을 언급하면서 아직 문이 닫힌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YTN 조수현 (sj102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