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빌리 엘리어트] 배경 된 광부파업 강경진압 진상조사

영화 [빌리 엘리어트] 배경 된 광부파업 강경진압 진상조사

2025.07.21.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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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노동당 정부가 보수당 마거릿 대처 정권의 1984년 광부 파업 강경 진압에 대해 진상조사 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현지시각 21일 보도했습니다.

'오그리브 전투'(Battle of Orgreave)로 불리는 이 사건은 영국 역사상 가장 격렬한 노사분규 충돌 중 하나로 꼽힙니다.

강력한 민영화 드라이브를 걸던 대처 정권의 탄광 폐쇄 방침에 맞서 싸우다가 노동자 측 패배로 끝난 1984∼1985년 영국 광부 파업을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1984년 6월 18일 영국 곳곳에서 모여든 파업 참여 광산노동자 5천여 명이 영국 곳곳에서 차출돼 투입된 비슷한 수의 진압경찰관들과 잉글랜드 북부 사우스요크셔주 로더햄 근방의 오그리브 마을 소재 코크스 공장에서 거세게 충돌했습니다.

진압 과정에서 120여 명이 다쳤고 파업 참여 광산노동자 95명이 폭동 혐의로 구속돼 기소됐습니다.

이들의 형사재판은 나중에 수사당국이 내세운 현장 경찰관 진술 등이 조작됐다는 이유 등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공소취소로 종결됐습니다.

시위 진압 작전 당시 현장 경찰이 대규모로 동원돼 잔혹하고 폭력적인 수법을 썼으며 이는 우발적인 일이 아니라 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이 그간 제기돼 왔습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당시 TV 카메라로 촬영된 화면에는 기마 경찰관들이 돌격하는 모습과 한 광부의 머리를 곤봉으로 계속 내려치는 모습 등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은 영국 성공회 셰필드 주교인 피트 윌콕스 상원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사위원회가 이 사건 자체와 그 후 상황에 대해 진상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베트 장관은 40년이 넘도록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는데 당시 폭력 사태와 진압, 그리고 광부들에 대한 사법처리 추진 등의 경위를 위원회가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1984∼1985년 영국 광부 파업은 1984년 3월 영국 전역의 탄광을 관리하던 공기업이 수익성이 없는 20개 탄광을 폐쇄하면서 2만여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된 것을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당시 조치에 반발해 영국의 광부 18만7천 명 중 4분의 3이 넘는 수가 파업에 참여했으나, 결국 탄광 폐쇄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이 파업은 2000년 개봉된 영화 [빌리 엘리어트]의 시대적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YTN 한상옥 (hanso@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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