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논란에도 '1위'…中 뒤흔든 '꽃뱀 게임' 뭐길래

여성혐오 논란에도 '1위'…中 뒤흔든 '꽃뱀 게임' 뭐길래

2025.07.08. 오후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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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 논란에도 '1위'…中 뒤흔든 '꽃뱀 게임' 뭐길래
중국서 성차별 논란 일으킨 '꽃뱀 게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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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남성을 유혹해 금품을 뜯어내는 이른바 '꽃뱀 여성'을 소재로 한 온라인 게임이 등장해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출시되자마자 중국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한 '꽃뱀 게임'(라오뉘유시(撈女遊戲)/별칭 '꽃뱀들에 대한 복수')은 플레이어가 경제적 이득을 노리고 접근해 유혹하는 여성들을 상대하는 남성 주인공이 되어 게임을 진행한다.

현지시각 7일 BBC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설정에 대해 중국 내외에서는 "여성혐오적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 속 등장인물 중 꽃뱀 캐릭터는 모두 여성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남자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려면 돈을 얼마나 쓰는지 봐라"는 식의 대사가 포함돼 논란을 키웠다.

예술가로 활동하는 쉬이쿤은 "게임 제목 자체가 여성혐오적"이라며 "남성이 돈이 많거나 여성이 외모에 신경을 쓰기만 해도 '꽃뱀'이라는 낙인이 찍힌다"고 지적했다.

제작사 측은 비판이 확산되자 게임 제목을 '로맨스 사기 방지 시뮬레이션'으로 변경하고 "여성을 겨냥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연애의 회색지대에 대해 열린 대화를 유도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또 논란 이후 게임 디렉터(총괄 제작자)가 중국 내 소셜미디어에서 차단됐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한편, 해당 게임을 옹호하는 측은 "모든 여성을 꽃뱀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실제로 로맨스 사기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주장했다.

중국에서는 2023년 기준 로맨스 사기로 인한 범죄 피해액이 약 20억 위안(약 3,813억 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임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진 사건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해 21살 중국 남성이 여자친구에게 경제적으로 착취당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으나, 수사 결과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꽃뱀을 뜻하는 '라오뉘(撈女)'라는 신조어가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BBC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조하고 성평등 활동가에 대한 탄압이 이뤄지는 중국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차별적 요소가 있는 게임이 기존의 성별 규범을 더욱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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