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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일 혈통을 강조하며 러시아 압박을 요청했지만,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싸우는 아이들에 빗대며 냉랭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메르츠는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독일 태생인 트럼프의 할아버지 프레데릭 트럼프의 출생증명서 사본을 담은 금박 액자를 선물했습니다.
또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 날인 1944년 6월 6일이 "나치에서 해방된 날"이라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집안 내력과 양국 과거사로 분위기를 푼 뒤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압박을 구상 중"이라며 동의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확답을 피하며 오히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서로 싸우는 아이들에 빗대어 "가끔은 한동안 싸우도록 한 뒤에 떼어 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츠는 이에 직접 대꾸하는 대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고 에둘러 반박했습니다.
트럼프는 "석유와 가스가 아주 많다"면서 "여러분이 모두 사갈 수도 없을 것"이라며 에너지를 유럽연합(EU)과 무역협상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다만 기자들의 질문이 일론 머스크의 비판 등 미국 정치에 쏠려 메르츠의 발언 기회는 적었고, 메르츠도 회담에 앞서 "대단한 돌파구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독일 매체들은 미국 국내 문제로 대화가 쏠린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백악관 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곤욕을 치렀기 때문입니다.
극우 정당 독일 대안당(AfD)과 협력을 차단하는 독일 정치권의 '방화벽' 원칙, 자동차 무역 불균형, 독일의 디지털세 도입 추진 등 트럼프의 심기가 불편할 만한 사안은 대화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메르츠가 중도보수 기독 민주당(CDU)에서도 보수에 가깝고 자산운용사 블랙록 독일법인 이사회 의장을 지낸 친기업 성향 인사여서 트럼프와 거리감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는 오히려 독일의 국방비 확대 계획과 불법 이민 차단 정책을 칭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전 독일 정부의 난민 포용 정책을 두고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에게 말했다"며 앙숙이었던 메르켈을 비난했습니다.
취임한 지 한 달 된 메르츠로서는 별 탈 없이 대서양 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른 셈이 됐습니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메르츠의 발언은 적었지만, 주장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를 만난 다른 나라 정상들의 조언대로 트럼프의 짧은 집중력을 고려해 혼자 너무 오래 말하지도 않았다"고 논평했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집안의 이민 배경에 대해 "미국과 독일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데 좋은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트럼프를 조부의 고향으로 초청했고, 백악관 인근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전날 밤 묵게 해준 보답으로 19세기 미국으로 건너간 독일 출신 이민자들의 편지 모음집을 선물했습니다.
다만 트럼프는 조부의 출생증명서 선물을 딱히 반기는 기색은 없었다는 게 독일 매체들의 평가입니다.
트럼프의 조부는 1869년 3월 당시 바이에른 왕국인 독일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태어나 1885년 미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가 시절인 2014년 언론 인터뷰에서 "독일 피를 가진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한 메르켈 전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쥐트 도이체 차이퉁(SZ)은 "트럼프는 메르츠에게 아무런 반대도 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메르켈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함께 메르켈을 험담하기 좋은 동지로 보는 듯하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메르츠는 2000년대 초반 당내 권력 투쟁에서 자신을 밀어낸 메르켈 전 총리와 오랫동안 정적 관계였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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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츠는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독일 태생인 트럼프의 할아버지 프레데릭 트럼프의 출생증명서 사본을 담은 금박 액자를 선물했습니다.
또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 작전 날인 1944년 6월 6일이 "나치에서 해방된 날"이라면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강력한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집안 내력과 양국 과거사로 분위기를 푼 뒤 "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추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압박을 구상 중"이라며 동의를 구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는 확답을 피하며 오히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서로 싸우는 아이들에 빗대어 "가끔은 한동안 싸우도록 한 뒤에 떼어 놓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츠는 이에 직접 대꾸하는 대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는다"고 에둘러 반박했습니다.
트럼프는 "석유와 가스가 아주 많다"면서 "여러분이 모두 사갈 수도 없을 것"이라며 에너지를 유럽연합(EU)과 무역협상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다만 기자들의 질문이 일론 머스크의 비판 등 미국 정치에 쏠려 메르츠의 발언 기회는 적었고, 메르츠도 회담에 앞서 "대단한 돌파구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독일 매체들은 미국 국내 문제로 대화가 쏠린 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백악관 정상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에 곤욕을 치렀기 때문입니다.
극우 정당 독일 대안당(AfD)과 협력을 차단하는 독일 정치권의 '방화벽' 원칙, 자동차 무역 불균형, 독일의 디지털세 도입 추진 등 트럼프의 심기가 불편할 만한 사안은 대화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메르츠가 중도보수 기독 민주당(CDU)에서도 보수에 가깝고 자산운용사 블랙록 독일법인 이사회 의장을 지낸 친기업 성향 인사여서 트럼프와 거리감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는 오히려 독일의 국방비 확대 계획과 불법 이민 차단 정책을 칭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전 독일 정부의 난민 포용 정책을 두고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그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앙겔라 메르켈 당시 독일 총리에게 말했다"며 앙숙이었던 메르켈을 비난했습니다.
취임한 지 한 달 된 메르츠로서는 별 탈 없이 대서양 외교 무대 데뷔전을 치른 셈이 됐습니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메르츠의 발언은 적었지만, 주장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를 만난 다른 나라 정상들의 조언대로 트럼프의 짧은 집중력을 고려해 혼자 너무 오래 말하지도 않았다"고 논평했습니다.
메르츠 총리는 트럼프 집안의 이민 배경에 대해 "미국과 독일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데 좋은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트럼프를 조부의 고향으로 초청했고, 백악관 인근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전날 밤 묵게 해준 보답으로 19세기 미국으로 건너간 독일 출신 이민자들의 편지 모음집을 선물했습니다.
다만 트럼프는 조부의 출생증명서 선물을 딱히 반기는 기색은 없었다는 게 독일 매체들의 평가입니다.
트럼프의 조부는 1869년 3월 당시 바이에른 왕국인 독일 남서부 라인란트팔츠주에서 태어나 1885년 미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는 부동산 사업가 시절인 2014년 언론 인터뷰에서 "독일 피를 가진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한 메르켈 전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쥐트 도이체 차이퉁(SZ)은 "트럼프는 메르츠에게 아무런 반대도 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메르켈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함께 메르켈을 험담하기 좋은 동지로 보는 듯하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메르츠는 2000년대 초반 당내 권력 투쟁에서 자신을 밀어낸 메르켈 전 총리와 오랫동안 정적 관계였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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