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중러 연대 극도로 우려...가장 큰 도전"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현지시간 31일 중국과 러시아에 의한 위협을 강조하며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협력을 촉구했습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과 러시아 간 연대를 겨냥해 "이 시대의 가장 큰 도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100년간 본 적 없는 변화를 함께 이끌고 세계 안보 질서를 바꾸려고 할 때 우리는 극도로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되는 이중용도 품목(민간용·군용으로 모두 사용될 수 있는 품목) 80%가 중국산"이라며 중국이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방국들은 중국이 러시아에 드론을 포함한 핵심 기술을 공급하고 있다며 양국이 사이버 공격, 심해 케이블 등 주요 인프라와 관련된 위험한 행위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습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이날 오전 같은 회의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중국의 위협에 대해 경고한 것을 언급하며 "중국에 대해 우려한다면 러시아에 대해서도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협력해 '그림자 선단'을 추적하고 해양 안보 법률을 재검토하자고 요청했습니다.

그림자 선단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국제 제재를 피하기 위해 운용하는 것으로 지목된 유조선들입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미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에 대해서는 "유럽에는 여러 국가가 있으며, 그중 일부는 오래전부터 국방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역할을 더 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유럽과 태평양의 안보는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되고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번 회의에서 유럽과 아시아 연대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기조연설에서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의 분열이 현재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이라며 "세계 질서 붕괴 방지에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는 유럽과 인도·태평양 국가 간에 새로운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YTN 권영희 (kwonyh@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