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시스템 해킹 당해 고객 정보 도난...280억 원 요구"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해킹당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코인베이스가 미 규제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자사 시스템이 해킹당해 고객 데이터가 도난당했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해커가 지난 11일 고객 계정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알려왔다며 빼내 간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게시물에 "해커들이 회사에 2천만 달러(약 280억 원)를 요구했다"고 공개했습니다.

해킹당한 정보는 고객 이름, 우편,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이용자의 사회 보장 번호(SSN) 마지막 네 자리라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또 가려진 은행 계좌 번호와 일부 은행 식별 정보, 운전 면허증, 여권과 같은 고객의 정부 발행 신분증도 가져갔습니다.

도난당한 데이터에는 계정 잔액 데이터와 거래 내역도 포함됐습니다.

코인베이스는 내부 문서를 포함한 일부 회사 데이터도 도난당했다며 해커들이 요구한 돈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해커가 업무를 위해 우리 내부 시스템에 접근 권한이 있던 미국 외 지역의 여러 계약 업체 직원이나 지원 역할을 하는 직원을 매수해 이 정보를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지원 직원들은 더 이상 고용돼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는 "코인베이스 시스템이 지난 몇 달간 악의적인 활동을 감지했다"며 "해커가 정보를 빼내 갔을 수 있는 고객들에게 알려 유출된 정보의 오용을 방지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해킹으로 인한 복구, 고객 보상과 관련된 비용으로 약 1억 8천만 달러(2,517억 원)에서 4억 달러(5,594억 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코인베이스가 미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S&P 500) 지수 편입을 앞두고 발생했습니다.

S&P 500 지수를 운영하는 S&P 다우존스 인디시즈는 코인베이스가 오는 19일부터 S&P 500 지수에 편입된다고 밝혔고, 이에 지난 13일 코인베이스 주가는 24% 폭등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코인베이스가 과거 공시 자료에서 사용자 수 허위 기재 의혹에 대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조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돼 현재도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내용이라고 말했습니다.

코인베이스는 2021년 상장 당시 "1억 명 이상의 인증 사용자(verified users)가 있다"고 주장했는데, SEC는 이 숫자가 부풀려진 것이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