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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와 함께 새로운 가자지구 구호 관리 계획을 만들고 유엔 산하 기구들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지원금을 끊겠다고 위협에 나섰습니다.
영국 BBC 방송과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스위스 제네바에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이라는 신생 법인을 세워 이런 계획을 만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와의 휴전 1단계가 협상 성과 없이 끝나 전쟁이 재개된 3월 초부터 2개월이 넘도록 가자 지구에 대한 구호 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 중입니다.
이로 인해 가자 지구에는 식량·연료·의약품 등이 사실상 바닥난 상태입니다.
이에 GHF는 가자 지구에 구호 물자 배포 센터 4곳을 만들어 인구 210만 명의 57%인 120만 명이 쓸 수 있는 분량의 식량과 물, 위생 키트를 공급한다는 구상을 세웠습니다.
센터 경비와 관리는 미국의 무장 민간 경비 업체들이 맡으며, 센터 외곽 경비는 이스라엘 군이 담당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는 하마스 측이 구호 물자를 탈취하거나 빼돌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7일 뉴욕에서, 측근인 아리예 라이트스톤이 그 다음날 제네바에서 이런 내용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참가국 대사들과 유엔 관계자들에게 각각 전달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가자 지구 구호 물자 배포를 맡아 온 유엔 산하 기구들이 새 계획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이들에게 제공해 온 지원금과 외교 보호 특권을 끊어버리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예산의 40%를 미국에서 지원받는 유엔 세계 식량 기구(WFP)의 신디 매케인 대표는 미국 정부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FT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OCHA) 대변인도 "우리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우리는 우리 원칙에 맞는 사업에만 참여한다"고 설명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유니세프(유엔 아동 기금·UNICEF) 역시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기구(UNRWA)와 유엔 프로젝트 조달 기구(UNOPS) 등에도 협조 요구와 함께 불응 시 받을 불이익을 전달했습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이 구호 계획은 이스라엘이 세운 것이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식량 배포에는 관여하지 않고 다만 외곽 경비만 담당할 것이라고 FT에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이런 요구와 위협을 받고 유엔과 산하 기구 관계자들은 고민에 빠졌다고 FT는 전했습니다.
유엔 고위 관계자는 "유엔이 굴복해서 요구를 받아들이면 인도주의적 원칙과 중립성을 훼손하게 되고, 유엔이 참여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다른 파트너들과 이런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계획에는 구호품 배포 센터가 4곳밖에 없고 도보 접근만 허용돼 노약자들이 가기 어려우며, 가자지구 남쪽에 몰려 있어 주민들을 유인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BBC는 지금까지 가자지구 현지에서 유엔 산하 기구들이 운영해온 구호품 배포 센터는 약 400곳이었고 지역적으로도 고르고 촘촘하게 분포돼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니세프 공보 담당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계획이 실행될 경우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배포 센터로 가기가 더 어려워져 더 많은 어린이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고 BBC에 설명했습니다.
UNOCHA 대변인은 이스라엘 측 제안이 "원칙 있는 인도적 지원이 충족해야 할 최소한의 요건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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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방송과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스위스 제네바에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이라는 신생 법인을 세워 이런 계획을 만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와의 휴전 1단계가 협상 성과 없이 끝나 전쟁이 재개된 3월 초부터 2개월이 넘도록 가자 지구에 대한 구호 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 중입니다.
이로 인해 가자 지구에는 식량·연료·의약품 등이 사실상 바닥난 상태입니다.
이에 GHF는 가자 지구에 구호 물자 배포 센터 4곳을 만들어 인구 210만 명의 57%인 120만 명이 쓸 수 있는 분량의 식량과 물, 위생 키트를 공급한다는 구상을 세웠습니다.
센터 경비와 관리는 미국의 무장 민간 경비 업체들이 맡으며, 센터 외곽 경비는 이스라엘 군이 담당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는 하마스 측이 구호 물자를 탈취하거나 빼돌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미국과 이스라엘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7일 뉴욕에서, 측근인 아리예 라이트스톤이 그 다음날 제네바에서 이런 내용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참가국 대사들과 유엔 관계자들에게 각각 전달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가자 지구 구호 물자 배포를 맡아 온 유엔 산하 기구들이 새 계획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이들에게 제공해 온 지원금과 외교 보호 특권을 끊어버리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예산의 40%를 미국에서 지원받는 유엔 세계 식량 기구(WFP)의 신디 매케인 대표는 미국 정부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FT가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UNOCHA) 대변인도 "우리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우리는 우리 원칙에 맞는 사업에만 참여한다"고 설명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유니세프(유엔 아동 기금·UNICEF) 역시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 기구(UNRWA)와 유엔 프로젝트 조달 기구(UNOPS) 등에도 협조 요구와 함께 불응 시 받을 불이익을 전달했습니다.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이 구호 계획은 이스라엘이 세운 것이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식량 배포에는 관여하지 않고 다만 외곽 경비만 담당할 것이라고 FT에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이런 요구와 위협을 받고 유엔과 산하 기구 관계자들은 고민에 빠졌다고 FT는 전했습니다.
유엔 고위 관계자는 "유엔이 굴복해서 요구를 받아들이면 인도주의적 원칙과 중립성을 훼손하게 되고, 유엔이 참여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다른 파트너들과 이런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계획에는 구호품 배포 센터가 4곳밖에 없고 도보 접근만 허용돼 노약자들이 가기 어려우며, 가자지구 남쪽에 몰려 있어 주민들을 유인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BBC는 지금까지 가자지구 현지에서 유엔 산하 기구들이 운영해온 구호품 배포 센터는 약 400곳이었고 지역적으로도 고르고 촘촘하게 분포돼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니세프 공보 담당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계획이 실행될 경우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배포 센터로 가기가 더 어려워져 더 많은 어린이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고 BBC에 설명했습니다.
UNOCHA 대변인은 이스라엘 측 제안이 "원칙 있는 인도적 지원이 충족해야 할 최소한의 요건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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