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으로 살아온 40년"...스위스 입양동포의 뒤바뀐 운명

"타인으로 살아온 40년"...스위스 입양동포의 뒤바뀐 운명

2024.04.13. 오전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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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2022년부터 해외 입양동포들의 요청에 따라 과거 입양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와 서류 조작 등의 의혹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위원회에 제출된 사례 중에는 아예 입양 서류가 뒤바뀌는 등 황당한 사연도 적지 않은데요.

40년 넘는 세월 동안 다른 사람 이름으로 살아온 스위스 입양동포가 자신의 진짜 이름을 찾고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함께 보시죠.

[해설]
[김재형 스타자커 / 스위스 입양동포 : 제 이름은 김재형 스타자커입니다. 저는 4살 무렵 스위스에 왔습니다. 베른에서 일하고 있고 4명의 자녀를 둔 아빠입니다.]

[김재형 스타자커 / 스위스 입양동포 : 기본적으로 아름다운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행복하고 좋은 시간이었죠. 돌이켜보면 유일하게 부모님께 아쉬웠던 점은 한국과 관련한 모든 것을 막으셨다는 거예요. 한국과의 연결고리가 오랜 시간 억눌려있어 따로 생각할 겨를이 없었죠. 두 아들이 14~16세 정도 됐을 때 저한테 물어보더라고요. "아빠는 누구랑 닮았어? 우리는 누구랑 닮았고 우리의 뿌리는 어디에서 온 거야?]

"아이들은 한국인 피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정말 자랑스러워했어요. 정작 저에게 없던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있었던 거죠. 그렇게 저도 새로운 것에 눈을 뜨게 된 것 같아요."

[김재형 스타자커/ 스위스 입양동포 : 정말 멋진 경험이었고 감동적인 순간이 많았어요. 모르는 사람들이 저를 안아주면서 "다시 돌아와서 좋네요, 집에 온 걸 환영합니다."라고 말해줬어요. 그때 비로소 한국 사람들은 멋지고,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김재형 스타자커/ 스위스 입양동포 : 알고 보니 제 서류 속 '재형'이란 아이는 입양 보내려고 관련 기관에 맡겨졌다가 조부모가 다시 키우겠다고 데려간 아이였어요. (친모와의 만남을 앞두고) 기대감에 부풀었는데, 모든 것이 사라지게 돼 실망스러웠죠. 또 실망스러웠던 건 (해외 입양을 담당한) 복지기관과 입양기관이었습니다. 그들이 제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김재형 스타자커/ 스위스 입양동포 : 작년에 다시 한국에 가서 경찰서에 DNA를 등록했어요. DNA 정보를 10년마다 갱신해야 하거든요. 또, 한국 변호사를 선임해서 제 과거 행적을 알 만한 모든 기관을 조사해서 추가 자료가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도록 했습니다. 마지막 시도라고 볼 수 있겠죠. 성공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친어머니 입장에서는 저를 지금 만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당신께 모든 것이 괜찮다고, 저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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