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지친 한국인들, '반려 돌멩이' 키우며 고요함 찾아" 조명

WSJ "지친 한국인들, '반려 돌멩이' 키우며 고요함 찾아" 조명

2024.03.19. 오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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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지친 한국인들, '반려 돌멩이' 키우며 고요함 찾아" 조명
그룹 세븐틴 멤버 정한의 반려돌 = 위버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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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한국에서 '반려 돌멩이'가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7일(현지시간) WSJ는 "과로한 한국인들이 '펫락'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반려돌'이 앞서 한국에서 유행한 '가상 장례식 체험'이나 '멍때리기 대회'처럼 바쁜 한국인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찾은 또 하나의 특이한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한국인들이 "산업화 국가 중 가장 긴 노동시간을 견디고 있다"면서 이들이 변하지 않는 고요함을 찾아 돌을 키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에 사는 30세 이 모 씨는 WSJ에 "종종 직장에서의 힘든 일을 내 돌에 털어놓곤 한다"며 "물론 무생물인 돌이 내 말을 이해할 순 없겠지만, 마치 반려견에게 말하는 것처럼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WSJ는 한국에서 2021년부터 세븐틴·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자신이 기르는 반려돌을 직접 공개하면서 큰 인기를 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려돌을 취급하는 한 국내 업체의 대표는 한 달에 반려돌 주문이 150∼200개 들어온다고 전했다. 조경용 돌을 판매하던 한 업체도 최근 작은 반려용 돌을 함께 팔고 있다는 설명이다.

돌을 반려동물처럼 키우는 개념은 1975년대 후반 미국에서 먼저 등장했다. 한 광고회사에서 작은 돌을 상자에 담아 선물처럼 판매하는 '펫락'(Pet Rock)을 선보여 유행시켰다.

당시 미국에서는 펫락이 일종의 장난처럼 유행했던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고요함과 정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WSJ는 짚었다.

고려대 한국학 연구소의 김진국 교수는 WSJ에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자연물을 닮은 장식용 돌 '수석'이 수 세기 동안 사랑받아 왔다며 "돌들은 변하지 않으며, 이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YTN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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