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열대화" 경고...키워드로 보는 기후 위기

"지구 열대화" 경고...키워드로 보는 기후 위기

2023.07.30.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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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선희 앵커, 박광렬 앵커
■ 출연 :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껏 본 적 없는 장마로 올해 충청과 남부 지방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여기에 각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UN은 지구 열대화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진단까지 내놓았습니다. 기후 위기, 어디까지 온 건지 키워드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후위기,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키워드로 일단 정리해보겠다고 저희가 말씀을 드렸는데 그래서 첫 번째 키워드로 준비한 게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지구열대화입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최근 UN 사무총장이 이런 경고를 했어요. 온난화 시대는 끝났고 열대화 시대가 시작이 됐다. 올 7월이 역대 가장 더운 달이 됐고 세계 곳곳에 폭염, 산불, 그런데 또 한쪽에서는 우박이 떨어지고 이런 것들이 다 열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인가요?

[손석우]
최근 UN 사무총장이 글로벌 워밍이라는 단어 대신에 글로벌 보일링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지구가 끓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세계기상기구 관측 기록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23일까지 전 지구 평년 기온은 16.95도로 기록이 됐습니다. 7월 말 관측 값이 포함 안 된 값인데요. 7월 말까지 포함된다면 전 지구 평균 기온이 17도 이상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값이 전례 없던 값이고요.

17도라고 하니까 많은 분들이 그게 무슨 더운 온도냐. 그 정도면 사실은 오히려 선선한 온도이지 않느냐라고 반문을 하시는데 이 값은 전 지구 평균 기온입니다. 지금 한겨울을 나고 있는 남반구, 특히 남극에 있는 값들을 다 포함한 값입니다. 그래서 매우 높은 값이고요. 참고로 관측기록이 잘 되어 있는 20세기 전 세계 평균 기온은 13.9도였습니다. 상당히 높은 값인 거죠.

[앵커]
13.9도와 비교해서 지금 17도면 무려 3도가 넘게 오른 것이죠? 최근에 남극에서 비가 왔다고 하더라고요.

[손석우]
네, 남극도 매우 따뜻하고요. 특히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게 지역적으로 봤을 때는 어느 지역은 더 많이 더워지고 있거든요. 최근에 유럽 산불이 많이 나고 있는데요. 이미 이탈리아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47도가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이탈리아에만 국한된 게 아니고 지중해 일대에서 거의 많은 나라에서 40도 이상의 폭염이 매일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가 뉴스로 보면 이탈리아, 그리스, 그리고 스페인. 이렇게 유럽 중에서도 방금 얘기하신 지중해 연안 남유럽 지역이 엄청나게 폭염 피해를 많이 받고 있는데 이게 어떤 지형적인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겁니까?

[손석우]
지형적인 이유도 있고요. 이 기후를 우리가 흔히 지중해성 기후라고 부르는데요. 지중해성 기후는 여름철에 건조하고 7~8월에 비가 많이 내리지 않습니다. 반면 기온은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폭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다고 이게 특별히 남유럽만의 문제냐? 사실은 지금 폭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유럽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요. 미국 같은 경우도 남부랑 중서부에서 역사상 유례없던 아주 강력한 폭염이 발생하고 있고요. 그리고 중국, 인도 일부에서도 폭염이 크게 발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분들이 유럽에 관심을 갖는 게 작년에 폭염 피해가 너무 심했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심지어 프랑스, 독일 이 지역에 7월에 이미 낮기온이 40도가 넘어섰고요. 심지어 영국에서도 40도가 넘어섰습니다. 유럽 전역에 폭염이 발생하면서 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는데요. 추정하고 있는 인명피해가 6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작년에. 올해만 하더라도 이미 1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을 했는데요. 이 추세가 이루어진다면 작년 기록을 갱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우려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7월 한 달밖에 안 됐는데 1만 명 정도가 육박했으면 8월도 여전히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또 피해가 나지 않을까 우려가 되는 부분입니다. 앞서 언급을 해 주셨습니다마는 미국도 지금 폭염인데 미국 같은 경우 보니까 땅만 뜨거운 게 아닌가 봐요. 플로리다 바닷가에 들어가서 온도를 재봤더니 38.4도, 그러면 사람 체온보다 높은 거거든요, 수온이. 목욕탕 우리가 온탕에 올라갔을 때의 그런 기온입니다. 이게 단순히 그냥 뜨거운 태양이나 이런 지열 때문에 수온이 높아진 걸까요?

[손석우]
일조량이 많은 게 가장 큰 이유이기는 합니다. 그 지역의 폭염은 사실 지역적으로는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매우 고온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바닷물이 데워지고 있습니다. 더 위험한 것은 바닷물은 천천히 데워지는 대신에 또 식는 것도 천천히 식습니다. 그래서 지금 마이애미 근처에 38도가 넘는 고수온 현상은 일회성으로 국한될 것 같지 않고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물이 더워지면 물속에 사는 해양생물들한테는 영향이 없지 않을 것 같거든요.

[손석우]
매우 치명적입니다. 이게 일회성 이벤트는 그나마 생태가 적응을 할 수 있는데요. 이게 장기화된다면, 특히 올해같이 고수온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해양생태계에는 치명적인 피해를 끼칠 수밖에 없고요. 이미 그 지역의 산호 같은 경우는 집단폐사를 하고 있는 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당분간 더 유지될 것으로 보여서 아마 막대한 생태계에 피해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고수온 현상이 정말 지구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도 되는데 우리나라 상황도 보면 지난 100년 동안 기온이 1.8도 올랐습니다. 이게 지금 문제는 세계 평균보다 높다는 것인데 이게 우리가 급격한 산업화를 거쳤기 때문입니까? 아니면 기후적으로 우리나라가 뭔가 더 변화가 큰 건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봐야 될까요?

[손석우]
IPCC 보고서를 보면 2020년까지 전 지구의 기온은 1.09도 정도 상승을 했습니다. 거기에 비하면 대한민국의 기온은 훨씬 더 빨리, 2배 가까이 상승을 했는데요. 사실 정확한 이유는 아직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주요 원인 중의 하나로 도시화는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어떤 지역보다도 1950년 이후에 한반도의 도시화는 급격했고요. 이 도시화로 인한 온난화 가속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고요. 또 하나는 지정학적인 요인입니다. 한반도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바닷물도 계속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바다만 따뜻해지고 마는 게 아니라 따뜻한 바닷물로 인해서 그 위에 있는 공기도 더 더워집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정학적으로도 한반도는 온난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그런 위치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보면 사실 요즘은 예전에 아침에는 한여름에도 선선하다, 이런 느낌을 줬다면 요즘은 아침도 덥고 점심도 덥고 또 밤에도 덥고 다 덥습니다. 그러니까 낮밤이 아니라 아침, 낮, 밤 다 더운데 그러면 이런 현상이 한동안 계속 지속된다고 보십니까?

[손석우]
안타깝게도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작년부터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데요. 열대야, 새벽 시간에 더운 이런 것들이 과거에 없었던 기록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6월부터 열대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고요. 올해도 그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 열대야가 낮시간에 폭염, 밤시간에는 열대야, 이게 증가하는 게 지속되지 않을까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낮에 덥더라도 잘 때만더라도 기온이 떨어져야 수면의 질도 보장이 되고, 그래야 또 건강한 생활도 유지가 될 텐데 아침, 점심, 저녁 가릴 것 없이 이렇게 더우면 분명히 인체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다음 키워드 볼까요? 이번 폭우가 나왔을 때 정부에서 이런 표현을 공식적으로 썼습니다. 극한 호우. 집중적으로 너무나 많은 폭우가 내리면서 극한 호우라는 표현을 썼는데 극한 호우와 동시에 장마는 종료가 됐습니다. 지난 수요일 기상청이 올해 장마는 공식적으로 끝이 났다라고 밝혔어요. 장마 피해, 역대 최대였는데 올해 장마가 이전과 어떻게 차이가 있었을까요?

[손석우]
여러 가지가 있는데 두 가지만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과거에 장마는 제주, 남부, 중부 이렇게 순차적으로 발생을 했었습니다. 정체전선이 북상을 하면서 비가 내리기 때문에요. 그런데 올해 6월 25일 장마가 시작됐었는데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그냥 비가 내린 게 아니고요. 집중호우가 6일 동안 연속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매우 강력한 장마가 시작이 됐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끝나는 것도 거의 동시에 끝났습니다.
7월 25일, 26일 이렇게 해서 끝났고요.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해서 거의 동시에 끝났다. 그런데 이 기간이 31일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이 기간에 내린 비가 꽤 많았었습니다. 강수량 자체만 본다면 올 장마철 강수량은 역대 3위 정도 수준입니다. 오히려 특히 2020년 그때 비가 많이 왔습니다. 2020년은 저희 관측 이래 가장 장기간의 장마로 기록이 됐는데요. 중부지방 기준으로. 그때 오히려 더 비가 많이 오기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기간이 더 길었거든요. 그래서 기간을 대비해서 일평균 강수량을 보면 올해 장마 기간에는 하루에 보통 30mm 정도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이 됐습니다. 이 값은 역대 1위에 해당하는 값입니다. 그래서 장마 기간 내내 상당히 강한 비가 내렸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방금 말씀에서도 제주, 남부, 중부, 기존에는 순차적으로 왔는데 이번에는 동시다발적으로 내렸다고 했는데 보통 보면 그동안 중부지방이 폭우 그러면 남부지방은 그때 가뭄으로 고통을 받고 이런 경우였는데 올해는 특히 충청 이남 지역이 폭우로 꽤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이 지역에 올해 특별히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진 점, 어떤 게 이유로 볼 수 있을까요?

[손석우]
작년 같은 경우는 중부지방은 평소보다 훨씬 비가 많이 왔고요. 남부지방은 여름철인데도 가물었습니다. 남부지방에 비가 오는 게 작년 여름부터 사실 올 여름까지 계속됐습니다. 그래서 올 6월만 하더라도 남부지방 일부 지역에서는 제한 급수를 실시했었습니다. 장마 시작한 뒤에 해갈이 됐는데요. 안타깝게도 해갈할 정도였으면 다행일 텐데 그것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예를 들어서 광주 지역 같은 경우는 평소보다도 350% 비가 더 내렸습니다. 그리고 청주, 대전 이런 지역도 250%, 270%. 조금 많이 온 게 아니고 2배 이상 비가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저희 학자들도 왜 작년에는 중부지방, 그런데 올해는 충청 이남에 비가 많이 내렸을까, 연구를 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명확한 이유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좀 더 데이터가 쌓여야.

[손석우]
워낙 변동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올해 언론에 많이 논의가 됐었는데요. 대기의 강이라는 현상이 충청 지역으로 크게 발달을 했었습니다. 저희가 올 여름 가장 안타까운 사건으로 보고 있는 게 오송 궁평지하차도 참사인데요. 그 지역에 비가 몇 시간 온 게 아니고요. 3일 내내 왔었습니다. 7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 내내 비가 왔고요. 청원 지역에서는 이틀 강수량이 500mm를 넘어섰습니다. 이 값은 저희 관측 기록 사상 유례 없는 값이었습니다. 그 값을 갱신했는데요. 이 지역에 왜 이렇게 비가 많이 왔느냐? 공교롭게도 한 지역으로 2~3일 동안 아주 강하게 수증기가 유입이 됐습니다. 전혀 변화 없이 3일 내내 똑같은 자료로. 수증기는 서해 상에서 온 단거리 수송은 아니었고요. 중국 내륙에서부터 장거리로 꾸준히 수송이 됐습니다. 이렇게 좁은 지역에 다량의 수증기가 아주 집중해서 들어오는 이런 사례를 대기의 강이라고 그러는데요. 올해 매우 뚜렷하게 크게 발달을 했었습니다.

[앵커]
왜 대기의 강이 그렇게 형성이 됐는지는 차차 분석해 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장마는 끝났는데 2차 우기라는 말이 또 나오거든요. 그러면 또 비가 온다는 건가요?

[손석우]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 많은 분들이 강남 홍수로 생각하시는, 저희는 수도권 집중호우라고 부르는데 작년 8월 8일과 8월 9일에 수도권 지역에 엄청난 집중호우가 발생을 했고요. 사실은 이 집중호우가 시간을 가지고 내려와서 8월 10일, 8월 11일에는 충청, 전북에도 집중호우가 발생을 했습니다. 4일간 집중호우가 발생했는데요. 이 집중호우는 장마가 끝나고 나서 발생을 했었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올해 없을 거라고 단언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늘도 폭염경보가 내려지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집중호우는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대비를 해야 된다는 측면에서 그런 논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뭐든지 원인을 알고 예측을 하고 이렇게 해서 대비하는 게 중요할 텐데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이번에는 거시적인 주제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다음 키워드 띄워주시죠. 한반도 기후위기 시대에 진입했다. 정부가 이런 진단을 내렸습니다. 일단은 먼저 어떤 점에 근거를 해서 이렇게 진단이 나오게 된 겁니까?

[손석우]
위기라고 할 수 있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먼 과거는 굳이 이야기 안 하겠고요. 2020년에만 들어서더라도 2020년 장마, 54일간 중부지방에 장마가 있었거든요. 과거에 전례 없었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2022년, 작년에 수도권 집중호우, 시간당 141mm가 기록됐는데요. 이런 값은 과거에 산악지역에서나 아주 예외적으로 기록됐던 값인데 이게 산악 지역도 아니고 인구밀집지역, 사실 저희가 비가 많이 오는 게 사람이 안 사는 데 비가 많이 온다, 바다에서 비가 많이 온다든지 사람이 안 사는 산 중에 비가 내린다. 그게 큰 의미가 없거든요. 오히려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서 비가 내렸을 때 큰 의미가 있는데요. 이런 현상들이 최근에 발생을 했고요. 또 작년 9월에 한반도에 접근했던 태풍 힌남노. 이 태풍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이미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청주 오송 지역에 참사가 있었는데 그 지역에 내렸던 비는 과거 전례 없던 비였습니다. 이런 극값들이 계속 갱신이 되고 있습니다. 그것도 조금 갱신이 되는 게 아니고 점프를 하면서 갱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기후위기 시대가 본격화됐다라고 말하는데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앵커]
아까 교수님이 IPCC 언급해 주셨는데, UN 산하에 있는 기후변화협의체잖아요. 거기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기후위기 골든타임을 앞으로 10년으로 본다. 그러니까 10년 안에 전 인류가 어떤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면서 기준을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도까지로 잡았거든요. 이건 지금보다 지구의 온도가, 아까 말씀하신 평균 17.9도라고 하셨는데 그것보다 1.5도가 올라가면 전 인류에 정말 기후로 인한 재앙이 올 수도 있다, 이렇게 받아들여야 되는 걸까요?

[손석우]
1.5도는 임계값이라기보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전문가들은 이미 막을 수 없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가 지금 당장 탄소 중립을 달성을 했다. 그러면 내년부터 기온이 내려갈 것이냐? 그렇지 않을 거고요. 그거랑 비슷합니다. 저희가 자동차를 달리고 있는데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아무리 급제동을 하더라도 바로 서지 않거든요. 어느 정도 시간, 거리가 있는 거죠. 그래서 이미 기후위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라고 판단하고 있는데,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노력을 해야 된다라고 선언하는 게 1.5도입니다. 앞서 제가 이미 2020년에 1.09도 올랐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게 2020년 값이거든요. 올해 값을 갱신한다면 이미 1.1도를 넘어섰을 겁니다. 그래서 1.5도라는 값이 먼 미래가 아니라 10년 혹은 아무리 늦게 잡아도 20년 안에 도달할 수 있는 값입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요. 예를 들어서 폭염만 보더라도 IPCC 보고서는 1.5도 상승했을 때 폭염은 과거 대비 4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인구밀집지역에는 비가 많이 오고 또 1시간에 140mm면 거의 1년 강수량의 10분의 1이 1시간에 왔다, 이런 수준인데 그렇다면 지금 가장 중요한 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떤 노력과 장치를 해서 앞으로 데이터를 확보하고 또 정부 차원에서 조치를 할 것이냐, 이런 부분일 텐데 뭐가 제일 지금 시급하고 절실할까요?

[손석우]
이번에 궁평지하차도 참사를 보면서 되게 안타까웠는데요. 예보가 됐었습니다. 그 지역에 다량의 비가 올 것이라는, 심지어 하루에 400mm도 올 수 있다라고 예보가 되어 있었는데 안일하게 대처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사실 인명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이 청주 지하차도하고 경북 예천에 산사태. 그게 하루이틀 사이에 다 발생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예보가 어느 정도 됐었거든요. 그래서 좀 더 적극적인, 조금 더 과장해서 말씀드리면 과잉 대응을 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대한민국 재난안전시스템은 아직도 피해를 대비하는 것보다도 복구하는 예산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복구보다는 미리 대비하는 데 좀 더 많은 관심과 그리고 예산 투자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뒤늦은 대처, 부족한 경고보다는 적극적인 예방에 좀 더 힘을 써야 된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지구가 열대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심각한 경고가 나오면서 지구위기에 대해서 세계 각국이 어떻게 한마음으로 대응을 할 수 있을지 저희가 고민을 해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함께 기후 위기에 대해서 얘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김정회 (jungh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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